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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방관입니다...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저는 119종합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소방관입니다...
자유게시판이라는 명목하에..답답하고 씁쓸한 맘을
짧게나마 하소연 합니다...
여러분..
119는 부른다고 무조건 가야하는 머슴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 소방관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고
국민께서 주신 사랑으로
"국민 신뢰도 1위" 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저희는 관련법에 근거하여 출동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 온 황금연휴..기간..
평소보다 곱절 많은 신고전화가 접수됩니다..
소방의 본연에 임무인 화재,구조,구급출동부터
당직약국, 병원 안내 및 응급처치 안내까지...
상기가 같이 저희가 도와 드려야 할 당연한 업무로
신고를 주시는 분들의 다수께서는
긴급을 요하여 경황이 없으실때를 제외하고
"감사합니다""수고하십니다" 라는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시고 그 말 한마디에 저희는
보람과 미소를 짓게 됩니다...
그러나 일부의 국민들은
우리 119를 소위 국민의 머슴이라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어제 받은 전화 중 몇가지 에피소드 입니다...
# 휴대폰을 산에서 잊어버렸다. 상당히 중요한 문서가 저장
되어 있다. 찾아줘라
# 다리가 아프다. 집까지 데려다 줘라
# 김치냉장고 동작이 잘 않된다 와서 봐줘라
나 세금 꼬박꼬박내고 국민이 필요해서 부르면 와야지
무슨 말이 그리 많냐
어제 받은 전화내용 입니다...
여러분 저희는 개인비서도 아니고,
택시나 버스처럼 여러분을 목적지에 모셔다 드리는
일도 하고 있지 않으며
가전제품을 점검하는 as기사도 아닙니다...
그럼 저희는 상기 전화를 받으면 어떻게 할까요?
관련법에 따라 못가요~하고 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에 내용보다 정말 말도 않되는 신고내용이야 충분히
설명 후 웃고 넘어가지만 다수의 건은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아..우리가 도와주지 못해서 더 큰 사고가 나는건 아닌지..
하고요...
그러나 현실은 이런 단순민원까지 도와 드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실예로 이러한 단순출동으로 관할 소방력이 투입되고
그 관할에 분초를 다투는 긴급을 요하는 출동이 간혹
터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때는 가장 가까운 인근 소방력을 투입하여 처리하지만
인근 소방력이 도착하여 안전조치를 할때까지 상황실에서는
발만동동 굴리며 초조해 합니다...
예전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119를 불러본 저로써도
긴급한 상황에서
그 들에겐 마치 1분1초가 1시간 같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어줍잖은 필력으로 모든걸 말하긴 어려우나
부탁드립니다..
119 신고전화는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신고를 하는
긴급전화입니다..
신고 시 다시 한 번 생각하여 주시고 취지에 맞다면
신고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한다면 조금 더 안전하고 편안한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요??^^;
회원님들 모두 추석연휴
안전사고 없이 가족과 함께하는 연휴되시기 바랄게요~^^
저도 잠깐 눈좀 붙이고 처가댁에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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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Bh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