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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님 자랑?

뭐 대단한건 아닌데요.
제 마나님 맴이 참 착합니다.
그래서 저 같은 아프고 나이 먹은 사람하고도 살아주겠죠.
마나님과 저는 5살 차이납니다.
가끔은 맹하고 철없는 행동으로 저를 당황시키기도 하지만..
집이 힘들어도 소액 기부해서 아프리카 소녀 둘을 학교 보내고 중등과정까지 졸업도 시켰었습니다.
지금 또 한 소녀를 지구 반대에서 키우고 있습죠..
오늘 지방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넘나들며 막히는 도로 타고 올라오는데 5시간 걸리데유..
저희 순둥이 딸애가 몇시간째 카시트에 묶여서 오다가..
도저히 못 참았는지 풀어달라 칭얼거리다 잠이 들어서 미안한 마음에..터질듯한 기저귀도 갈겸 마지막 휴게소인 의왕휴게소 들렀습니다.
저녁 싸늘하더군요.
편의점 들어가서 딸아이 뽀로로 쥬스하나 사서 물려주고 마나님 포키과자 하나 사서 주고 나오는데..
늦게까지 쓰레기통 청소해주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여기저기 떨어진 담배 꽁초들 정리해주시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하시고요. 등치도 좀 작으신데 큰 쓰레기 봉투도 정리하시더군요.
저는 아이고 늦은시간까지 애쓰시는구나 라고 말만하는데..
마나님은 제 소매를 잡네요.
오빠 저분 고생하시는데 음료수하나 사드리면 어떠냐구..
마나님 눈을 보는데..참 기특하고 고맙더라구요.
그래서 애기 마나님께 인계하고 편의점가서 바카*하나사서 나오는데 아저씨가 사라지셔서 어쩌지했는데 마나님께서 뒤쪽으로 가셨다고 하셔서 뒤켯에 가보니 쓰레기 재활용 정리해서 담은 봉투들 정리 하시데요.
그래서 아저씨하고 부르니..
아저씨께서 저를 크래임 거는 사람으로 오해하셨는지 긴장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웃으면서 아저씨 오늘 명절인데도 고생 많으십니다 하면서 바카*드리니 머슥해하시며 됐다고 하시는데..
오히려 별 것도 아닌데 죄송해서 병뚜껑 까서..
제 와이프가 드리고 싶답니다 하면서 건강하세요.
하며 드렸더니 아저씨께서 고맙다며 흔쾌히 드시더라구요.
선물세트도 아니고 돈 천원도 안가는 음료수인데..
제 손이 죄송하더라구요.
저도 전에는 여기저기 배풀며 살았는데..사기 당하고 소송하다가 스트레스에 암 걸리고 세상 참 힘들게 살아가면서 마음이 많이 식어버렸는데..
제 마나님이 제 가슴에 작은 씨를 뿌려주네요.
넘 피곤해서 잠도 안오는데..
자게에다 팔불출 같이 제 마나님 자랑좀 했습니다유.
자게 식구 여러분..
기온은 추워지지만..가슴 따시고..여운이 남는 한가위 되시길 소망해봅니다.
몸도 맘도 건강하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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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txz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