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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어머니, 내 시어머니


이따끔씩 생긴 임시공휴일이 이번만큼 반갑지 않기도 어려운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출근을 해야하는 남편 덕분에
시댁,친가 통틀어서 10월 2일~6일까지 4박5일의 명절을 보내고 남은 휴일은 친정도 시가도 아닌 우리 집에서 둘이서 보내기로 했다.
평소에도 자식사랑이 남다르셨던 시어머니라 늦게 내려가는 것에 대해 서운해하진 않으시던지 넌지시 물어보았다.
나 : 어머님이 2일날 간다니까 별말 없으시드나?
남 : 당연히 있지.
나 : 뭐라시던데?
남 : 2일날 내려오믄 뒤로 연휴 기니까 추석날까지 있다가 6일에 처가 가라든데?
나 : 그래? 그래서 뭐라고 했어?
남 : "아이고~ 어무이~ 엄마 살던 시대랑 내가 살던 시대랑 다릅니더. 요즘 시대에 그런소리하면 큰일난데이~
아들 이혼남 만들꺼 아니면 그런소리 하지마이소~" 라고 했지.
하며 뿌듯해 하는 남편.
쉽지 않았을텐데 고맙다고 칭찬을 와방많이 해줬다.
결혼 전 남편은, 우리엄마는 절대 그런사람이 아니라며 호언장담을 했었다.
맞벌이하는 남편과 나에게 둘다 부재중이 찍혀있을때면 당연히 남편은 내가 전화를 안받으니 며느리인 너에게 하는거라고 우리엄마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일요일 오후,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빨래를 개고 있는데 내 폰 벨소리와 함께 시어머니라는 안내문구가 떴다.
남편은 의아해했다 "이상하다? 내 폰 벨소리가 고장났나?"하며 본인의 폰을 확인했다.
- 부재중 없음 -
냉큼 내 폰을 낚아채더니 베란다로 나간다.
"엄마!! 내 마누라한테 무슨 볼일이고~ 내 허락 받지말고 마누라한테 전화하지 마이소!"
하며 투닥투닥하더니 전화를 끊고 들어왔다.
남편에게 웃으며 얘기했다.
'우리 시어머니는 그런 사람 맞지?'
그 다음부터는 남편은 더 이상 우리엄마는 그런사람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다.
댓글
  • 간츠프리마 2017/09/29 15:35

    제가 퀴지 하나 낼께요.
    며느리랑 그녀의 시어머니랑은 무슨 관계인지 아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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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남"
    그냥 남입니다.
    우린 이걸 잊으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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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이는동동 2017/09/29 17:31

    당신에게는 다정한 어머니이지만 내게는 아닐 수도 있다는걸 왜들 그렇게 인정하기가 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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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키니야미안 2017/09/29 17:47

    남편분이 멋진분이셔서 현명하게 해결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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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_소나기 2017/09/29 17:50

    와이프 외국인이라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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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흐흐 2017/09/29 18:04

    시부모가 며느리한테 전화하면 안되나봅니다 ㅎ
    며느리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하고 그걸 잘했다고 칭찬하고 이게 정상적이에요?? 그걸 자랑이라고...
    남이라서 전화하지말고 아들 통해서 말하라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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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쇠고기 2017/09/29 19:08

    저는 전화를 걸고 받는거 자체가 이상하게 싫다보니..
    걸지도...받지도 않음...
    그래서 마누라가 가끔 그런소리해요...
    어머니테 전화오면..
    반갑데요 ㄷㄷ;;
    이렇게 누구라도 나에게 전화걸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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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바라기.. 2017/09/29 21:45

    어..음...제가 남자라서 이해를 못하는걸수도잇는데..ㅠㅠ;;(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시어머니가 불편한점이있거나 또는 전화하시는 목적이 불편한 이유인거때문인거죠???ㅠㅠ (이해가 안가서요 아직 미혼이라)
    제가 이해를 못하는건지 멍청한건지(둘다 일수도.) 모르겟지만 가끔 이런글 올라오면 내막을 모르니까
    이런생각부터 들어요
    내 아내가 내 부모를 불편해 하는만큼 나도 친정부모님을 불편해한다면 서로가 행복할까 라고..
    언제나 시월드 시월드 . 시부모가 이상한 경우는 많이봤는대
    친정부모님들 않좋은 소리는 잘안보여서요.
    그냥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는 시부모들만 잘못하고잇는건가 싶기도하고..ㅠ;;
    정말 궁금해서 묻는거에요 저희집이 3형제입니다. 어떤부분이 잇으면 불편한거고 거리낌이 드는건지 알고잇다면
    나중에라도 도움이 되지않을까 하는마음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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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Slump 2017/09/29 21:54

    저희 집안은(돌아가신 조부모님, 큰아버지, 작은아버지1,2,3, 고모1,2) 모두 포항에 살고 계십니다. 할아버지 생전에는 모두 한 집에 모였고, 사후엔 그 집을 큰아버지께서 물려 받으셔서 또 그 집으로 모입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들 모두 포항에서 나고 자라 포항에서 자리 잡았고, 사촌들도 다 포항에서 나고 자라 그곳에 자리 잡았죠. 그러다보니 며느리 들이고 첫 명절에만 전날 인사드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모입니다. 그마저도 서울사는 며느리는 전날 밤 12시에 도착해서 제가 동생네 처갓집에 데려다줬죠. 물론 아침에 태우러도 갔고요(동생도 서울에서 일해서 차가 있는 사람이 저 뿐이라). 그리고 명절날 점심 전에 처가에 보냅니다. 먼데 사는 집부터 먼저 가죠. 제일 큰 사촌동생이 차례 지내고 밥 먹자말자 갑니다. 그 뒤 먼 순서대로 가죠. 딱 하루, 명절에만 모입니다. 아버지 형제만 5명에 사촌들과 와이프까지 모이면 앉아있을 자리도 없거든요. 사람이 많다보니 누구 하나 안와도 표시가 안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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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숭아C 2017/09/29 22:10

    남편의 어머니가
    시어머니가 그렇게 불편한가?
    장모가 그렇게 불편한 존재인가?
    주변이 온통 불편한데 세상이 편하던가?
    시어머니가 장모가 우리 며느리 우리 사위한테
    편하게 전화 못하는 그런 사람인가?
    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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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모해서하이모 2017/09/29 22:29

    원글만 보면 명절 지내는 얘기야 흔한 여느 집들 얘기려니 짐작한다쳐도 전화에 대한 얘기는 아들이 전화를 안받는 게 아닌데도 며느리에게 직접 연락을 하는 '그런 사람'이란 것을 남편 분이 깨달았고 그 부분을 차단했다라고 읽히는데요.
    댓글에 쓰신 맥락이 없기 때문에 톤과 매너를 떠나 연락하는 거 자체가 이상한 거라고 얘기하시는 건가 느끼는 것을 무조건 난독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관계는 서로 만들어 나가는 것인지라 집집마다 사람마다 다른데 각자 자기들의 일반화가 당연한 진리인 양 그걸 말로 해야 아냐며 비아냥 대는 것 같네요.  시집이건 처가건 형제건 남일 수도 남보다 못할 수도 가족일 수도 있지요.
    결게의 기본 가정이 시집 식구들은 배려와 매너 없는 것이 기본 가정이라면 제가 뭘 몰랐던 거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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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에게 2017/09/29 22:46

    며느리가 시부모님 전화 불편한 이유가 좋은 말씀 안하시니까요. 자식들은 버럭하고 안받아주니 못하시고 상대적으로 네네 해야하는 며느리한테 하시더라구요.
    좋은말 해주고 이쁘다 이쁘다 해야 전화하고 싶고 찾아뵙고 싶어지는데.. 잘하려고 자식들도 안하는 부분까지 노력했는데 상처주고 차별하시니 자기도 모르게 선이 그어지더라구요.
    시부모님과 관계가 나쁘지않고 할도리 다 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론 어느정도 선이 그어졌다고 해야할까요. 하신 말과 행동이 그럴수도 있겠지 하고 머리로는 이해 하려고 해도 마음으론 안되는 안잊혀지고 오래가는 그런게 생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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