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도초도에 명씨 성을 가진 남자 한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나이 오십이 넘도록 장가를 못 들고 홀로 짚신을 팔아 그날그날 연명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명씨가 부둣가를 지나가고 있는데 부두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가 보니 배에서 인어 한 마리를 잡아와서 이걸 팔 것인지 회를 쳐서 먹을 것인지 논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인어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었다. 바다 속에 사는 미물이라 해도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자 가엾어진 명씨는 짚신을 팔아 푼푼이 모은 돈을 꺼냈다.
"이 인어를 나에게 파시구려."
사람들은 열 냥에 인어를 잡아먹자고 이야기하고 있었으나 명씨가 닷 냥을 얹어 열닷 냥을 내밀자 선주는 두말하지 않고 팔았다. 명씨는 인어를 업고 집으로 데려와서 며칠간 몸조리를 시킨 다음 몸이 나아지자 바다에 띄워 보내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명씨가 바닷가를 지나가고 있는데 인어가 물속에서 나오더니 그에게 옥동자를 안기고 사라졌다. 명씨는 아이를 데려와서 애지중지 소중하게 키웠다. 아이는 얼굴도 잘생기고 머리도 영리해서 주위 사람들의 감탄을 샀다.
세월이 흘러 몇 년이 지났다. 어느 날, 명씨의 집안 선산에 마을에서 권위 있는 집안이 함부로 들어가 땅을 파고 묘를 세우려고 하는 일이 생겼다. 명씨가 가서 보니 자기 조상 묘 위에 다시 묘를 세우고 있는 형편인데도 세도가라 감히 나서서 막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누웠다.
"아버지,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아들은 아버지가 자리에 누운 것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명씨는 "아직 어린 네가 알 일이 아니다." 하고서 돌아누웠으나 아들은 고집스러웠다.
"제가 해결할 수도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말씀을 해 주십시오."
"실은 우리 조상님 묘 위에 세도가들이 토장을 하고 있는데 도저히 말릴 수가 없어서 이러고 있는 거다."
" 아, 그런 일이라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거뜬히 해결하고 오겠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두고 곧장 산으로 향했다. 산에서는 세도가 집안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소를 잡고 자기들의 조상 묘를 다 파헤쳐 그 위에 새로 무덤을 쓰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는 버럭 화가 나서 그 집안의 문장을 집어들고 대체 누가 이러한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너 같은 어린애가 알 일이 아니다. 당장 여기서 꺼지지 못할까!"
"어째서 남의 조상 묘에다가 토장을 합니까? 당신들이야말로 여기서 나가십시오."
" 어린애가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사람들이 아이를 토끼 몰듯 내쫓으려 하자 아이가 그 자리에 서서 뭐라고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거센 바람이 불어와 천막이 무너지고 사람들까지 죄다 이리저리 날아갔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잘못했다고 빌자 그제야 아이는 주문을 멈추고 호통을 쳤다.
"너희들이 아무리 권력이 있고 돈이 있다 해도, 남의 조상 묏자리에 토장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잘못을 깨달았거든 다시는 그러지 말아라!"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아이 앞에서 잘못을 빌고는 산에서 도망을 쳤다.
그 후 아이는 훌륭하게 자라서 도승지 자리까지 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명씨 집안 자손들은 인어의 후손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 바다기담 1. 옛날 옛적에
https://cohabe.com/sisa/369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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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인어의 후손이었군요.
우리 명씨 집안에 인어를 모시자고
건읠 해봐야겠어요~
음..우리 조상님은 잉어였다던데....한끝차이네..
결국 명씨는 평생 솔로...
선행은 복이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ㅋㅋㅋㅋㅋ 반만이라지만 사람모습을 하고 있는 인어를 회쳐먹자고 하고 있엇다니 ㄷㄷㄷ
명씨 : 아니... 부인을 줘... 왜 애를 맡겨...양육비는?...아오 진짜...
오진 인어네요
=오징어
댓글이 제각각 이유로 아수라장 ㅋㅋㅋㅋ
제가 인어의 후손이였군요.. 그나저나 명씨할아버지처럼 저도 솔로네요 저도 인어를 구해주면 옥동자를 득템하겠군요 ㅅㅅ
명씨는 매일 밤 지느러미 끝이 찌릿하도록 구석구석 정성을 다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어지는 그의 섬세하고도 정성스런 손놀림은 다시 바다로 간다해도 절대 잊을 수 없는 날들이었다.
그러다 옥동자가 들어선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서 업둥이를 던져주고 간건지
몸조리를 시켜준다는 핑계로 거시기를 한건지.....
실제로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있습니다 게다가 제작하신분도 오유인
떽뚜도 못 했는데 애아빠 됨 ㅜ ㅜ
"명씨는 인어를 업고 집으로 데려와서 며칠간 몸조리를 시킨 다음 몸이 나아지자 바다에 띄워 보내 주었다."
이 상황과 옥동자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읍니까?(진지)
옛다 옥동자
옥!똔자 식이 이걸 떨어뜨렸지?
이 오징어양반들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구만
생선은 체외수정함
인어는 아랫도리 생선임
인어가 배란하면 그 위에서 손장난 쳐야함
결국 한건 아님
나이 오십먹은 명씨는 동정임
동정남 애비 마리아
음. 현실적으로 풀이해보자면
해외의 문물에 밝았던 이민족 여인이 어쩌다 바다 건너 조선에 표류해왔는데 당시 조선 사회상에선 매우 이질적인 존재여서(예를 들어, 매우 서구적이거나 중동적인 외모를 가졌고 기초적인 언어조차 통하지 않았다든지요.) 조선인들이 신기하게 혹은 괴이하게 여기다가 마침 명씨의 눈에 띄어 살아난 뒤, 훗날 차츰차츰 사이가 진전되어 그들 사이에 교통하여 자식도 낳고 살다가 그 점을 빌미삼은 부당한 핍박을 받게 되었을 때 자식이 어머니에게 전승받은 해외 문물로 하여금 굴복시켰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