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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43)(44) - 오르차 고성의 벽화와 무희 이야기 ^^^^^^^^^

디와니 암의 천정 벽화, 라자 마할과 자하기르 마할의 벽화와 천정화.
당시에는 오르차 성의 벽과 천정은 온갖 보석으로 장식 되어 있었다.
오랜 기간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벽화의 보존 상태는 양호했다.




현대의 물감은 화학적 성분이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산화와 변색이 되지만
16세기에는 안료와 회화 물감은 천연에서 가져온 재료였다.
준보석, 광물, 흙, 곤충, 식물..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안료를 만들어 그림을 그렸다.


예를 들자면,
표준색인 '번트 시에나' 라는 갈색은 이탈리아 시에나 지방의 붉은 흙을 구운 후에
가루로 빻아서 아교와 섞어 물감으로 사용한 것에서 유래한다.
주홍색 천연 안료 '버밀리온'은 수은이 주원료로 유독성 안료이다.
현재는 칼륨이나 나트륨을 이용해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때문에 독성은 없다.
합성 안료가 나오기 전까지 푸른색 안료는 준보석을 갈아서 만드는 귀한 회화 재료였다.
이렇게 귀한 고가의 안료였기에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망토에만 푸른색을 칠했다.
고가의 천연 안료 중에는 고추잠자리 꼬리로 만든 붉은색도 있다.
해인사 입구에 있는 팔만대장경 박물관 벽화를 할 때 고추잠자리 붉은색을 쓴 적이 있다.
해인사 박물관 벽화 프로젝트는 나의 논문 담당교수셨던 대학원 교수님이 총감독이셨다.
아껴쓰라며 손을 떠시며 고추잠자리 붉은색 안료를 아주 조금 건네 주셨던 기억이 난다.
프레스코 벽화는 안료를 섞어서 쓰지 않고 얇게 여러 번 겹쳐 칠해서 조색을 한다.
고추잠자리 붉은색은 브라운색 위에 얇게 겹쳐 칠하면 투명한 듯한 붉은 갈색이 된다.
대학원 시절에 작업했던 해인사 프레스코 벽화입니다.
해인사에 가시면 성보유물 박물관에 들러 보세요~ ^^
https://www.kimsart.co.kr/haeintemple.html
(1) 접견소인 디와니 암의 천정 벽화
나부벽화2.jpg
나부벽화1.jpg
나부벽화3.jpg
나부벽화4.jpg
라자 마할과 자하기르 마할의 벽화와 천정화들.
인도의 역사와 힌두교 신화를 담기도 하고 왕실의 생활과 치적을 이야기 형식으로 이미지화했다.
내부벽화5.jpg
내부벽화6.jpg
내부벽화7.jpg
인도의 유적지는 대부분 볼펜이나 뾰족한 물건의 반입이 안 된다.
벽에 다녀 간 흔적을 남겨 유적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한 번 손상되면 복구는 불가능하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오르차 고성의 안 쪽으로는 무굴제국의 황제를 위한 자하기르 마할이 있다.
뒤 쪽 조금 낮은 곳에 현지왕 마하라자의 후궁 라즈 프라빈을 위한 별궁이 있다.

라즈 프라빈은 궁정 무희이자 음악가이고 시인이다.
그녀에 대한 소문을 듣고 악바르 황제는 그녀를 불러 들였다.
황제는 그녀의 재능과 미모에 반해 황제의 여인이 되기를 명했다.
시인이었던 라즈 프라빈은 황제에게 한 편의 시를 올렸다.
"새의 왕 독수리는 까마귀처럼 남의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내용의 시.

시 한 편으로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온 그녀가 얼마나 어였뻤는지 현지왕은 그녀를 위한 라즈 프라빈 마할을 지어 주었다.




(1) 아래 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건물이 라즈 프라빈 마할이다.
(2) 오른쪽이 마구간이고, 왼쪽이 화장장이다.
유해를 강물에 띄어 보내야 하기에 인도의 화장터는 강 근처에 있어야 한다.
(3) 오르차 고성을 나와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가는 중.
왕궁식사1.jpg
카메라만 들이대면 웃어 주시는 인도인들.
촬영자도 웃고~ 모델도 웃고~
이런 경험 처음이다. ㅎㅎㅎ
왕궁식사2.jpg
오르차에 있는 아마르 마할 궁전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아마르 마할 궁전은 16세기 건물로 레스토랑으로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도착하자 '부우우...웅 부우우우..웅..'하는 나팔 소리가 손님을 반긴다.
황소 뿔 같은 나팔에서 나오는 소리는 단순한 음율인데도 울림이 느껴진다.
인도의 왕궁 식당은 뭔가.. 북을 치거나 나팔을 불거나.. 환영 세레모니가 있어서 좋았다.
왕궁식사3.jpg
우리는 워싱룸(화장실)으로 들어가 볼 일도 보고 머리도 매만지고 손도 씻었다.
테이블로 돌아가려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멜로디가 들려 왔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노스텔지어 비스무리한 감정이 늑골 사이사이로 스멀스멀 스며 든다.
아리랑은 외국에서 들어야 제맛이다~~ ㅎㅎㅎ

댓글
  • 녹두호빵맨 2024/05/30 11:05

    세월이 오래 흘렀어도 선명한 색이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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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5/30 11:44

    준보석이나 광물.. 등 모두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사용했으니
    그만큼 귀하고 비용도 많이 들었을 겁니다.
    왕권시대여서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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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영승영]아빵 2024/05/30 11:24

    자세한 설명과 사진 덕분에 이해가 쏙쏙 되네요 + +
    참 물감색 하나 만드는 과정도 저리 힘들던 시기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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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5/30 11:42

    지금은 물감은 거의 화학적인 방법이거나 합성해서 만들지요.
    이탈리아, 인도.. 등의 벽화가 자연 재료를 사용하였기에 변색과 산화가 덜 일어나서 보존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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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5/30 11:46

    [의영승영]아빵님의 지난 사진 봤는데
    오. 느낌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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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산 2024/05/30 12:45

    와 ~ 해인사 작업을 하셨군요 ~
    다른 곳도 아닌 해인사에 고래공주님의 흔적을 남겼군요~
    존경의 마음이 폭포수처럼 쏟아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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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공주 2024/05/30 14:40

    아. 왜 또 이러세요~~~
    험험,,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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