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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에 대한 긴글

근래 들어 반지성주의라는 단어를 보게 된다. 인문학이나, 언론학, 사회학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세계정치사에서 이슈가 되는 트럼프, 두테르테 같은 비주류 혹은 비정치인 출신 국가원수가 탄생하는 것을 반지성주의의 결과물로 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세계정치사의 결과물들을 무작정 반지성주의의 결과물로 보는 것은 환원주의적 함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반지성주의가 작용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주의’라는 말에서 착각하기 쉽지만, 반지성주의는 어떠한 학문적, 사상적 사조는 아니다. 따지자면 사조라기보다는 모종의 현상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반지성주의는 단어가 보여주는 이미지는 무식하거나, 지능적이지 않은 것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반지성주의는 단순히 무식하거나 지능적이지 않을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반지성주의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하고, 논리를 만들어낸다. 이게 무슨 뜻인지 실례를 통해 살펴보자.

 

 

반지성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는 각종 음모론이다. 지구평면설의 예를 들어보자. 언뜻 들으면 ‘저게 뭔 개소리야?’싶은 주장이지만, 그들의 주장을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주장을 위해 꽤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그들의 주장에 논거를 만들기 위해 몇 달에 걸쳐 항공기 운항 경로를 탐색하거나, 직접 평평한 지구의 모습을 찍겠다면서 마당에서 로켓을 쏴 올린다. 기존 지리학, 천문학 이론을 뒤지면서 논리적 허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분명 이런 시도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지능을 활용하는 행동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주장이 '옳은 주장'이라거나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들은 자신들과 반대되는 주장이나 학설, 새로 생산된 정보, 상호 검증 등, 학문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커뮤니케이션이 없다. 오로지 자신이 신봉하는 신념에 대한 무책임한 탐구 뿐이다. 

 

 

지구평면설과 같은 뜬구름 잡는 사례 말고도, 유게이들이 더 체감하기 쉬운 사례를 들 수도 있다. 1베의 광주 북한개입설, 여혐/남혐, 일본의 혐한론 등도 반지성주의이다.

 

 

반지성주의의 원인은 모 학자에 따르면 계급 간에서 발생한 분노 때문이라고 한다. 재산의 차이, 계급은 차이는 곧 지식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차이는 하층 계급으로 하여금 '엘리트적인 것'에 대한 분노를 만들어 낸다. 실제로도 엘리트적인 것에 하층 계급이 다가가기도 쉽지 않다. 대표적인 엘리트인 법률가들의 영역에 일반 서민들은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일상에선 잘 쓰지도 않은 한자어가 범벅이 되고 있고, 설령 한자어를 안다고 하더라도 서민들은 법률이 실제로 적용되는 판례들까지 일일이 찾아볼 수는 없다. 이러한 지점에서 하층 계급의 분노가 발생하고, 인류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학문들에 분노를 쏟아낸다, 라고 한다.

 

 

정말로 반지성주의의 원인은 계급 간 대립으로 전부 설명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납득은 되는 설명이긴 하다. 

 

 

여튼 간에 현대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세대 갈등, 성별 갈등, 계층 갈등 속에는 반지성주의가 숨어 있는 것은 틀림 없다. 유게에서 종종 보이는 혐오에도 적용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유게의 돌고래 물타기는, 반지성주의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노의 감정을 돌고래를 통해 풀어내는 해학의 문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모두 돌고래를 좀 더 아끼도록 하자.


추탭갈

댓글
  • 새해첫날 2024/05/28 02:37

    이제 문단이 나뉘는 글은 읽을 수가 없다
    나는 문맹이다


  • 새해첫날
    2024/05/28 02:37

    이제 문단이 나뉘는 글은 읽을 수가 없다
    나는 문맹이다

    (NyE074)


  • 밈스테이지
    2024/05/28 02:37

    으악 너무 길잖아

    (NyE074)


  • 밈스테이지
    2024/05/28 02:39

    반지성주의가 교조적이고 가르치려 드는 지식인층에 대한 피로감 때문에 인기있어졌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NyE074)


  • .rar
    2024/05/28 02:40

    본문에도 쓰였다시피 엘리트적인 것, 서민적인 것의 계급적 갈등이 반지성주의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게 대답이 될 수도 있겠네요

    (NyE074)


  • 정안군
    2024/05/28 02:38

    한 줄 요약 : 혐오 보다는 돌고래를 사랑하자

    (NyE074)


  • 커피성애자
    2024/05/28 02:38

    근데 왜 두번 복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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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r
    2024/05/28 02:39

    쏴리

    (NyE074)


  • 루리웹-0160429816
    2024/05/28 02:40

    아저씨 글 콩진호 됬어요

    (NyE074)


  • .rar
    2024/05/28 02:41

    고쳤어요

    (NyE074)


  • 루리웹-0160429816
    2024/05/28 02:41

    좋은 글 굳굳

    (NyE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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