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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이 써보는 괴리감

그냥 일기형식으로 써봅니다 건방지지않게 봐주세요
 난 삼형제중 둘째다 
부모님 두분은 학벌이 좋다 유명대학을 졸업하고 두분 다 박사까지 하셨다
어렸을때는 꽤나 부유하게 살았다 하지만 IMF이후 집은 급격하게 기울었다
항상 돈없이 다녔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교육엔 관심이 많으셔서
고3 때는 과외를 3과목이나 받았다 하지만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했다
재수를 할 때는 인터넷강의 라는 것을 들었다
유명강사의 강의를 싼값에 실컷 들을 수 있다니 가성비 킹왕짱이라고 생각했다
형제들은 모두 좋은 대학에 갔다
나이 터울이 많지 않은 덕에 3형제가 모두 대학생인 시기가 있었고
등록금은 사실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되지만 쉬고싶어서
등록금을 핑계로 휴학을 하고 알바를 했다
형은 학부만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했고
나도 역시 그러려고 했지만 대학원을 오면 학비를 모두 내주겠다는
교수의 말에 대학원에가서 석사과정까지만 밟고 졸업했다
그리고 취준중이다
대학 동기들은 대부분 취업을 했다
대학생일 시절 돈이 없어 편의점에서 컵라면하나 사놓고
안주삼아 소주를 몇병이나 마셨지만
취업 후 만나니 동기들은 돈을 쓰는 스케일이 달라졌다
버스비가 아까워 걸어다녔던 동기는 이젠 어떤 차를 사야하나 고민한다
점심 때 같이 삼각김밥으로 배를 채웠던 동기는 회가 아니면 소주를 마시지 않는다 
자취방 월세를 고민하던 동기는 아파트를 살지말지 고민한다 
술자리가 끝나면 서로 계산하겠다며 카드를 내민다
나도 가만히 있기가 뻘쭘해 학생증을 같이 내민다
동기들은 웃고 나도 같이 웃는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슬하다 
취업을 한 친형은 1억을 모았다며 좋아한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속으로 부러워한다
나만 아직 그대로인것 같다
버스비를 고민하고 밥값을 고민한다
이력서에 낼 증명사진을 찍는데 3만원이다  3만원이 너무 아깝다
나도 얼른 취업하고 여유로워지고 싶다
취준생과 직장인은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레벨1 이었다가 갑자기 만렙이 되는 느낌이다
취업을 해서도 고민이 많고 힘들겠지만 백수보다는 직장인이 훨씬 나아보인다
친구들은 취준생일 시절을 즐기라고 하지만..
나는 도저히 지금을 즐길 수가 없다
 
 이상 백수의 푸념이었습니다 ㅜㅜ
졸업하고 계속 원서를 쓰고있지만 취업하기가 만만치않네요
모든 취준생들 화이팅입니다!! 
댓글
  • OmegaGo 2017/09/15 12:56

    일에 치이다 보면 그때 쉴 수 있을 때 왜 맘껏 쉬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들 때가 있습니다.
    인생은 깁니다.
    아무쪼록 너무 조급해마시고 걸음걸음 걷다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oYy9Fu)

  • 베베앙또 2017/09/15 13:03

    잘하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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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rises 2017/09/15 21:24

    대학원을 오면 학비를 모두 내주겠다ㄷㄷㄷ 인재이신가봐요!!! 다 잘되실거에요 사실 시기의 차이지 모두 취직 하고 돈 모으고 그렇게 살더라구용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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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내니건스 2017/09/15 21:28

    글 읽으면서 연구실에서 쪽잠자고 돈아낀다고 삼시세끼 3분카레랑 햇반 먹으면서 연구하던 생각이 나네요. 돈 없는 설움 이해합니다. 그래도 돈에 너무 연연하지 마시고 가진 시간 최대한 유용하게 쓰시고 하고 싶은 것에 더 집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돈에 쫒기다 버린 꿈과 기회들이 쭉 마음에 짐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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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뜨기꾼 2017/09/15 21:34

    공감백배
    거기에 노력없이 인맥으로 대기업들어가는 친구들이 있으면 자괴감까지 들더라구요
    노력해봐야 뭐할까 싶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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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kei-47 2017/09/15 21:49

    저는 취준생의 입장에서 서울 집값 5억, 6억 강남은 10억 이런거 볼때마다 다른 세계 이야기같은걸 느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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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스 2017/09/15 22:01

    소름돋는 제이야기 ㅠㅠㅠㅠㅠㅠㅠ
    추천을 안누를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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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라깡 2017/09/15 22:18

    취준할때 남들 다 잘나가고 부러워보이죠..자존감도 떨어질때로 떨어지고..이해합니다.
    그치만 남들 뭐했다 뭐했다 뭐 산다
    집안환경이 어땠다라고 주변환경 부러워해봐야
    크게 변하는건 없더군요;;
    시작이 조금 늦을뿐입니다.. 몇년 늦다고 지각인생이지 실패인생은 아닙니다;; 남들 뭐 하는거에 신경쓰지마시고 내가 이룬것을 정리해보고 스스로 칭찬해보세ㅛ..
    저도 몇살먹지는 않았지만 제 글이 꼰대스러운 답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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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큐큐v 2017/09/15 22:20

    저도 얼마전까지는 같은 입장이었어요.
    그래도 제 속을 잘 이해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힘내서 생활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에 생기는 자격지심은 어쩔수가 없더라고요..
    그치만 언젠가는 끝나는 때가 올겁니다. 너무 자책하지마시고 조금만 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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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뱅후사람 2017/09/15 22:40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세상이 ㅈ 같은거죠. 그러니 버텨주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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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잘해봅세 2017/09/15 22:43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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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바캉스 2017/09/15 22:53

    지금 글쓴이가 얼마나 힘들고 고달픈지는 글쓴이만 알죠
    잘 버티시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원하는 것을 이루시면 그 때 또 다른 어려움이 닥칠 수 있거든요
    너무 고민 마시고 간간이 스트레스도 푸시고
    사람들도 만나시고 하면서 버텨보세요.
    해는 꼭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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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멧 2017/09/15 22:55

    직장인입장으로보면
    차사겠다, 집사겠다 = 노예가 되겠다..(돈이 많다x)
    증명사진비가 아깝다 = 현 상황에 맞춰 욕심을 조절하며 살줄 안다..
    입장차이지만 작성자님이 이성적으로 잘 살고 있는걸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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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칼렛오함마 2017/09/15 22:56

    인디언 기우제는 지내면 꼭 비가옵니다.
    왜냐면 비가 올때까지 지내거든요.
    될때까지 해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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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또다시 2017/09/15 22:57

    1억? 흠...
    취준생 앞에서 좋다고 '말'할일은 아닌듯... 그냥  제 입장이었다면 기분이 별로,.. ㅎ
    쓸데없는곳에 에너지 낭비하지마세요 ~~ 안그래도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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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호쨔응 2017/09/15 22:58

    대학원 다니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세살 터울의 원수같던 오빠가 오랜 대학생활 끝에
    회계사가 되었습니다.
    초봉이 제 주변 친구들의 두배더군요.
    이럴줄 알았으면 공부 좀 더 열심히해서 좋은학교가고
    나도 자격증이나 딸거나 취업할걸하는 후회가 밀려오는데 그래도 이 길 끝에
    회계사보다 돈은 못벌어도.
    이미 사회생활 시작해서 연차 생긴 친구들보다 연봉은 낮아도.
    애초에 대학원가자고 생각한 이유 하나.
    내가 행복하게 살 길 있지 않을까 싶어 끝은 보려합니다.
    우리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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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MR 2017/09/15 23:06

    뭔가 되게 아련하고
    먹먹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ㅎ
    응원합니다!!ㅎㅎ

    (oYy9Fu)

  • 배터지리안 2017/09/15 23:20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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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라777 2017/09/15 23:43

    어느덧 41세. 이젠 슬슬 나가야할 준비를 해야하나... 걱정인 요즘인데, 시작하려는 님과 마무리하려는 나.. 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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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멸 2017/09/15 23:55

    잘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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