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그라 역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렸다.
일행 중 화장실 가도 되냐고 묻는 분이 계셨는데 현지 가이드께서 안 된다고.
기차가 언제 올 지도 모르고 아주 잠깐 정차한다고.
체면불구하고 우르르 몰려가서 승차해야 한다고.
현지 가이드이신 반디님이 짐꾼들에게 우리의 캐리어를 의뢰했다.
캐리어를 각자 들고 타서 짐칸에 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긴 하다.
의뢰 받은 짐을 잔시역까지 갖고 가서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전용 버스 짐칸에 실어준다.
역내의 짐꾼들은 조합(?)이 결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모두 빨간색 상의를 입고 있었고 팔뚝에 표식이 달려 있는 팔찌를 둘렀다.
짐꾼들도 상하 직급이 있는 것 같았다.
여자 짐꾼도 있다.
단체팀이 아닌 개인 짐은 여자 짐꾼이 맡는 것 같다.
짐을 지어 나르는 아이들도 있다.
자기네 짐 같지는 않고 조합에서 다루지 않는 소소한 짐을 들어주고 소액의 대가를 받는 것 같다.
작은 키가 더 작아 보인다.
짐의 상태로 보아 비싼 물건도 아니니 푼돈 쥐어주고 착취하는 아동 노동의 현장이 아닌가 걱정스럽지만,
그나마 그거라도 벌어야하는 형편일 것이니.. 마음이 짠했다.
우리 일행 곁에서 열차를 기다리시던 할아버지시다.
구도자(?)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주변에서 맴 도시니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구도자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셨다.
먼저 온 열차를 타고 가셨는데
가실 때 웃음으로 인사를 주셨고 나 또한 미소로 송별 인사를 했다 .
사진 찍다 정 들었따~~~ ㅎ
이상하게도..
나는 여행을 하면.. 그곳 사람들에게 우호적인 감정과 애정이 생긴다.
살면서 좋은 면을 많이 보려고 하는 나의 성향이 작동 되는 측면도 있다.
나는 모로코 여행 전까지는 이슬람교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었다.
모로코를 여행하면서 마주했던 모로코인들의 미소와 친절.
우리나라 사람처럼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지 않는 종교적 관용이 느껴졌다.
이내 가슴 한 켠이 따뜻해졌고 '이슬람 국가인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하는 동질감과 인간애랄까..
이런 느낌과 후기야말로 진정 여행의 묘미이고 취지이고 순기능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한 5년(별 일 없다면) 쯤 여행을 한 후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아주 조금은 관대한 사람이 되어 있을까..?
철저하게 보호 받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자유여행을 하다가 현지인에게 호되게 당했다면..?
이렇게 좋은 감정이 생기지는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여행을 하면 그곳 사람들과 단어 몇 개로도 손짓이나 표정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신기하다.
미소만으로도 우리는 서로 많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
역사와 종교와 풍습이 달라도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어디나 비슷한 면이 있는 법이고
마음을 열고 넓게 보면.. 모두 인지상정이고 역지사지고 이하동문이다. ㅎㅎㅎ
인도.. 하면 나는 '보통 사람들 모델'이 떠오른다.
당연히 미소와 함께 떠올려진다.
10일 간의 인도 여행으로 인도를 알 수는 없겠지만 (애시당초 인도는 알 수 없는 나라라고들 말한다)
사람들이 살짝 수줍어하면서도 기꺼이 사진 모델이 되어 주었던 그 장면은
오래도록~ 나의 마음에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https://cohabe.com/sisa/3660963
인도 (38) - 아그라역의 열차 짐꾼.. 그리고 나의 여행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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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안스럽습니다.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인데..
네..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뭐라도 주고 싶었는데 그럴 상황도 아니고.. 또 주는 게 좋은 일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른들은 춥다고 모두 담요 뒤집어 쓰고 있는데 아이들은 맨발이었어요.
아마도.. 짐작이긴 하지만
어른은 짐꾼 조합원 외에는 일을 못하게 하는데 아이들의 소소한 짐 나르기는 봐 주니까
아이들이 일을 하게 된 것 아닌가 싶더라구요.
기차역 분위기가 참 이국적이네요.
구도자 분위기의 할아버지가 참 인상적입니다.
기차역에서 찐 생활인인 인도인들을 촬영하면서,
외국인에게 관대한 것 같기도 하고 천성이 푸근한 것 같기도 하고
인심이 넉넉한 것 같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인도는 사진 여행지로써는 정말 좋은 곳이었어요.
남인도도 가고 싶어집니다.
아 ~ 삼등 ~ ㅎ
음.. 청산님. 분발하셔야겠.. 아, 아닙니다.
꼴등이라도 반갑습니다. ㅎㅎㅎ
오늘 야시카 DENTAL-EYE II 필름카메라 하고 ~
올림푸스 E-420 하고 ~ 하나 들였습니다 ~
고래공주님의 텔레파시를 못 들었습니다 ~ ㅋ
내가 카메라하고 사랑에 빠지면 ~ 고래공주님의 텔레파시를 못듯나 봅니다 ~ ㅋ
아, 청산님은 카메라 수집가시죠~
나중에 카메라 박물관 만드셔도 될 것 같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