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의 카메라 기종들은 기본적으로 올림푸스-파나소닉이 포서드에서부터 사용하던 TTL규격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풀프레임 기종에서도 오래된 포서드-마이크로포서드용 플래시들도 대개는 사용 가능합니다. 타사의 플래시들도 소니처럼 독자적인 슈를 사용하는 것만 아니면 발광 신호는 전달되어서 매뉴얼 플래시로 사용 가능합니다. 플래시 뿐만이 아니라 플래시 트리거(동조기) 역시 매뉴얼 모드로 사용 가능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대개는'이라고 표현한 것인데, 과거에 잘 쓰던 것이라도 풀프레임 S 시리즈에서는 제대로 되는지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잘 되던 장비들이 작동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동조기의 경우 엘린크롬의 구형 동조기나 프로포토의 타 기종용 동조기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타사에서도 있었던 일인데, 2010년대 중후반에 니콘의 신형 DSLR 기종들인 D5/D500에서 프로포토의 니콘용 에어리모트 II가 작동되지 않았고, 단순히 작동만 안 된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벽돌로 만들기까지 했던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 펌웨어가 나오기까지 1년이 훨씬 넘게 걸려서 아주 곤란했던 적이 있었죠. 후지필름도 X-T4까지 타사 플래시나 동조기가 매뉴얼로는 잘 작동되던 것이 X-H2부터는 먹통이 되었습니다. 프로포토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호환성이 달라진 것입니다.
국내에서 파나소닉 풀프레임 기종을 사용하면서 조명을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답답함이 많으실 것입니다.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프로포토의 경우에도 동조기를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현재 바로 구매가능한 동조기는 대당 가격이 60만원이 넘는 고가의 커넥트 프로 뿐인데 이것은 올림푸스/파나소닉 TTL용이 아닌 범용 동조기입니다. TTL이나 고속동조 기능 자체가 없죠. 간략형이라 할 수 있는 커넥트의 경우 가격은 20만원대로 저렴하지만 이 동조기는 실사용해보면 조정 기능 자체가 없어서 굉장히 불편하므로 아무리 휴대성이 좋아도 개인적으로 돈 값 못하는 쓰레기라고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국내 총판이 재고를 갖춰두지 않아서 주문해도 최소 한 달에서 잘못하면 두 달도 걸립니다.
핫슈에 사용하는 온클립 플래시도 국내 뿐만이 아니라 해외 구매로도 올림푸스/파나소닉 TTL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동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결국 가장 쉽게 선택가능한 옵션은 중국 제조사인 고독스의 것들인데, 고독스의 장비들은 성능이나 내구성에서 늘 어딘가 못 미더운 부분들이 있는데다 장기간 사용하면서 수리 지원등을 제대로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전문 조명 장비는 기본적으로 고가품인데다 한 번 사면 충분히 10년 이상 제조사 지원을 받아가며 쓰는 물건인데다 빛 조절 장치들의 가격, 호환성 문제 등으로 한 번 살 때 제대로 사지 않으면 손실이 매우 크죠. 이런 관점에서 봤을때 고독스의 장비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가 굉장히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근래 고독스 장비들도 가격이 많이 올라서 이제 마냥 저렴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느낌도 아니구요. (물론 프로포토 장비들의 가격 상승은 매우 놀라운 수준입니다)
저는 주력 장비로 프로포토를 사용하는데 참 운 좋게도 구형이지만 신형 커넥트 프로 대비 오히려 더 편한 점도 많은 에어리모트 II 올림푸스/파나소닉용을 보유하는 데 성공해서 과거 니콘이나 후지필름의 장비에서 전용 동조기로 쓰던 것과 동일하게 조명들의 모든 성능을 사용할 수 있는 중입니다. 다만 프로포토는 카메라 기종별 전용 모델이 따로 있는 A1을 출시했던 2010년대 후반부터 사실상 올림푸스/파나소닉 TTL에 대한 지원이 오직 하나, 상술했듯 불편하기 짝이 없는 커넥트 동조기 하나뿐으로 그야말로 최소한만 남기고 중단한 상태입니다. 즉, 동조기를 고장내거나 분실하면 끝이라는 거죠. (그래서 더더욱 어렵게 예비를 하나 더 구해 두었습니다) 사실 다른 고급 조명 제조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고 마찬가지입니다. 굉장히 아쉬운 일이고 이 문제로 인해 카메라의 잠재력을 활용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파나소닉의 기종들은 기록 퀄리티 자체는 최상급이지만 쉬운 사용이라는 관점에서의 편의성에서만큼은 여전히 소니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죠. 편의성이 낮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스킬로 하드캐리하면서 사용해야 하는 부분이 크지만 결과물 퀄리티가 매우 좋아서 그럴 만한 가치는 충분히 되고도 남습니다. 동영상 사용자가 훨씬 더 많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하건대 파나소닉의 기종들은 아직 동영상보다는 스틸사진에서 타사 대비 더 잠재력을 살리기가 쉬운데, 조명 사용에 제한이 많다 보니 고급 사용자가 늘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파나소닉의 기종들이 주로 동영상 사용자들이 많아서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제조사의 관심이 애초에 매우 적은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포서드 시대 이후로 플래시 시스템에 전혀 새로운 게 없죠. 2010년대 중후반만 되어도 프로포토같은 메이저 조명 제조사들이 제품을 내놓을 때 소니 TTL 버전이 니콘/캐논 버전이 나온 후 1년에서 1년 반 후에 나왔거나 혹은 아예 안 나왔거나 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캐논/소니 버전이 니콘 버전보다 먼저 나오고 니콘용은 안 나오기도 해서 니콘과 소니는 입장이 완전히 역전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완전히 니콘의 자업자득이라 뭐 할 말이 없긴 합니다. 다만 예나 지금이나 올림푸스/파나소닉은 전반적으로 잘 나오지 않는 것은 같죠. 아.. 그러고보니 예나 지금이나 이쪽의 사정이 지금의 파나소닉보다도 더욱 사정이 안 좋은 펜탁스도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네요.
장비도 별로 없는 파나소닉을 왜 굳이 스튜디오용으로 쓰려고 하느냐 할 수도 있지만, 제가 실사용해보니 과거 제가 잘 사용했던 니콘과 대등하거나 더 좋다는 느낌이라서 그렇습니다. 무슨 반골 기질이나 마이너 지향 성향이 있어 그런 게 아니지요. 그리고 작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 쪽 작업은 필드 작업과 달리 렌즈들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파나소닉에 렌즈들이 적지만 그래서 불만도 적습니다.
니콘이 DSLR이나 미러리스에서 전반적으로 컬러와 컨트라스트를 정직하게 보수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면 파나소닉은 사용하기에 따라 그와는 크게 다른 유연한 느낌으로 사용이 가능해서 JPG를 더 다채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후지필름과 비교해도 일단 풀프레임이라 기술적 퀄리티가 좋고, 후지필름에는 없는 뉴트럴 스타일이 있어서 색감 설정시 베이스가 훨씬 편리합니다. 바디 기능도 니콘만큼 매우 충실하고 안정적이며 로우파일의 표현 잠재력도 매우 좋습니다. 소니의 경우 자연광에서는 굉장히 스마트하지만 추가적인 순간광 조명을 사용하는 스튜디오 환경에서의 사용성은 생각보다 아쉬운 점이 있고, 이 문제 때문에 소니 기종을 사용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자연스러운 촬영=플래시 사용 안함이라는 다소 왜곡된 감각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 눈의 실시간 자동 보정 능력은 생각보다 매우 큽니다.) 로우파일의 표현력도 니콘이나 파나소닉과 비교해 다소 뒤지는 느낌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프로포토가 비록 파나소닉용 동조기를 만들지는 않지만 라이카용은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라이카용은 파나소닉과 프로토콜이 달라서 파나소닉에서 TTL/HSS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https://cohabe.com/sisa/3648014
파나소닉 기종을 사용하면서 조명장비 사용하기가 참 까다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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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 s5m2로 작은 스튜디오 운영중입니다.
저는 고독스 시스템이용하는데 혹시... 파나소닉은 원래 동조기를 끼우면 연사금지가 뜨는게 맞을까요?... ㅎㅎ AFC든 AFS든 조명시스템을 쓰면 초점이 잘 나가네요
제가 그 이야기를 깜박했네요. 네 맞습니다. 조명이나 동조기를 끼우면 연사가 비활성화되죠. 파나소닉의 플래시를 끼우면 괜찮다는데, 제가 예전에 해보니 같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설명서에서 본 건 아닌데, 그게 원래 그렇다고 합니다. 근데... 희한하게 프로포토 동조기를 끼우면 비활성화 표시가 안 뜹니다. 그리고 잘됩니다. 제가 프로포토를 어떻게든 쓰고있는 이유이죠.
아이고 그렇군요 고독스는 타사 브랜드 동조기 끼우고 쓰면 연사가 막히지않습니다 ㅠ.ㅠ 저는 AFS 쓰고 반셔터 누른상태로 조명 터트리면 초점나가고 AFC로 찍어도 초점나가고해서 매번찍을때마다 단사처럼 초점 잡고 찍는게 제일 불편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