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 입문기

시그마동 동민분들의 여러 조언을 참고하여 고심 끝에 얼마 전 fp를 운 좋게 구매하였습니다.
전문적인 리뷰는 아니고요 그냥 3주 정도 사용하고 난 후 간단한 소회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고 혹시 fp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작은 참고사항이 되었음 하는 바람입니다. 첨부한 이미지는 모두 무보정이고 바디 내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미천한 실력이니 대충 이렇게 나올 수 있구나 정도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왜 이런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는가 다행과 후회가 뒤섞인 감정이랄까요?
정말 색감, 만듦새, 디자인 등등 감탄과 만족감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재밌는 카메라네요.
개인적으로 후지 x-pro1이 처음 출시된 이후 10년을 넘게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사용할 줄은 정말 몰랐고요. 기계에 대한 관심이 없다기보단 그만큼 이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정말 컸었고 참 많은 추억들 아름답게 남겨주었기에 딱히 기변 욕심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x100vi를 구입하려다 실패했고 이번 계기로 후지에 오만정이 다 떨어지던 찰나에 우연히 fp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x100vi 구매의 실패는 일종의 새옹지마였는지 소니, 캐논 , 니콘 기종들을 두루 고민하다 그 금액을 결국 fp 구매에 사용하였고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사진세계로의 입문이 되기에 이르렀네요.
뭐 카메라 회사마다 나름의 철학이 있을테지만 fp를 만지면서 시그마라는 회사의 철학이 너무나도 인상적이더군요. 한마디로 설명은 안 되지만 이 작은 사이즈에 풀프레임을 구현했다는 것, 모듈화,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 표현, 조작의 직관화, 모던한 디자인에 집약된 카메라 본연의 기본기 등등
특히 무선통신도 없고 액정도 고정인 점은 현 세대에서는 큰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 있겠으나 저는 역설적이게도 이런 선택과 집중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게 시그마동 분들께서 말씀하시는 '변태적 성향'이라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fp를 선택하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af와 전자셔터가 아닐까 합니다.
솔직히 af는 그 악명높은 x-pro1을 10년을 써서인지 개인적으로 af는 신세계가 아닐 수 없네요.ㅋㅋㅋ
전자셔터 역시 저는 개인적으로 실내에서도 플리커를 아직까지 잘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요즘 웬만한 환경은 형광등이 좋아서 그런지 불편함을 잘 체감하지 못하겠더군요. 젤로 현상 역시 뭐 이걸로 스포츠사진을 찍을 것도 아니어서 아직까지는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저처럼 스트리트 스냅이나 취미용으로는 손색이 없다고 보고요. 전문가영역에서도 소니 정도의 퍼포먼스는 어불성설이겠으나 개인의 내공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하는 분들 있으시다면 일단 한번 넘어오시죠.ㅋㅋㅋ 소니, 캐논, 니콘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경험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기회에 시그마라는 회사에 완전 반해서 예전 dp시리즈도 경험해보고 싶지만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네요. fp도 이 정도인데 포베온은 과연 어땠을지... 시그마를 그저 마이너로만 치부하고 무시했던 제 편협했던 과거 사진인생이 참으로 후회스럽네요. 오래 카메라를 만들어줬음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