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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징병에 찬성하면서 한편으론 씁쓸합니다

일단 전 남자가 아니며 여성징병에 찬성하는 바임을 밝히고 글을 쓰는부분이니 오해 마시길 바랍니다.
30대의 나이에 지금의 상황을 보면 참 부끄럽기도 하고 씁쓸함과 동시에 이만큼이나 집단적으로 이성의 성별을 분노캐 한 상황이 마음이 아프네요..
불과 저 20때만 해도 남자들도 군대 가는걸 당연히 여기고 여성은 신체적약자이니 이해 해줘야한다고 말하는 대부분은 남자분들이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지켜짐을 받는걸 또 지켜주는걸 당연히 여기는 그 때.. 한 해 두 해가 넘어가면 갈수록 남자들을 예비군이니 복학생이니 하면 아저씨 취급하고 복학생이라고 놀리고 소개팅하면 군대 이야기, 축구이야기, 군대+축구이야기하면 안되는게 당연시마냥 우스개소리로 이야길했었죠. 남자들 사이에서도 그저 개그로 넘기고 여자들 앞에서 군대이야기 끄내면 자기들끼리 못하게하고.. 그땐 그랬었습니다.
네 그랬었습니다.
군대 나왔다고 복학생이라며 아재취급해도 소개팅에서 군대이야길 해도 그걸로 무시해도 그냥 웃으며 넘어가는 아니, 이해해주는 사람들이었어요.. 당연한게 아니었어요 사회적으로 그런 분위기라해도 이성이라는, 상대의 성별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도 그 사회적으로 참고 이해해주었던 그때였습니다.
여성인권 위해 운동하는 일부 여성분들, 남성분들은 이미 지칠대로 지쳤습니다. 저는 그 양성징병이 비단 남녀 평등뿐만 아니라 지친 남자들의 분노로 느껴져서 씁쓸합니다.
내나라, 나의 부모님, 나의 여동생,누나 나의 여자사람 친구들, 내 여자친구..이사람들을 지키겠다고 2년동안 열심히 훈련하고 시간을 낭비하는동안 우리는 뭘했습니까..군대 가산점 없애고 군대 다녀오는걸 당연시 여기며 무시하고 결혼해선 돈줄로 전화번호 이름 저장하고 이제는 군대다녀오는 시간동안 자기계발 할 수있다고..이걸 아무렇지 않게 웃는것 또한 남녀 차별임을 모르시나요..?
지금 양성징병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비단 20대의 어린 남성분들만일거라 생각치 말아주십시오. 이미 다녀온 분들도 지금의 상황을 찬성 하고 있단 말입니다. 그만큼 특혜를 누려왔으면 고마워 할줄도 알아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꼭 필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명한 10만명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그중에는 여성분들도 있겠지요..
부디 남녀차별은 남녀차별을 하는 상대에게
성폭력은 성폭력을 하는 상대에게
미러링은 너죽고 너를 포함한 무리들 다죽자밖에 안된다는걸
조금은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한남은 한남충이아니라 우리인생을 함께 살아갈 동반자인 한국 남자입니다..일반화 하여 비하하는 발언으로 사용치 말아주세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낙덕 2017/09/05 23:14

    지금의 양성징병제 논의는 더이상 '여자는 지켜줘야 하는 존재', '여자들은 안보에 무임승차 한다'같은 성대결 논리가 핵심이 아닙니다.
    이제는 '인구절벽'이라는 현실에 어떻게 대응을 할것인가를 논하게 된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 하는 정치권에서 쉬쉬하며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으니, 국민들이 스스로 양성징병을 청원하게 된것이죠.
    양성징병이 실현 될 확률은 솔직히 약간 낮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간에 이 청원으로 인구절벽으로 생길 국방 문제를 대비하는 논의가 이뤄질 수는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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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앤기네스 2017/09/05 23:32

    지쳤다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예전 학교다닐 때 친구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말씀하신대로 여성이 안가는건 신체적으로 약하니 이해해줘야 된다고 말을 하더군요.
    그런데 자세히 듣다 보면 그게 아니었어요.
    여자친구들이 신체적으로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동기 여자애들은 안갔으면 좋겠는데 그런 마음이 생기는 이유를 스스로도 몰라서 그냥 눈에 보이는 신체 이야길 한거더군요.
    그 알지 못할 이유가 안좋은 감정일지, 좀 멋진 축에 끼는 감정 때문일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부턴가 더는 그런 마음이 안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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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수 2017/09/06 00:00

    군대는 내가족 지키러 가는 길이었죠.
    그동안 내 어머니, 내 여동생, 내 와이프, 내 아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러 가는 길에 내가 손해보면 더욱 행복하던 시절도 있었구요.
    그러나 이젠 내 가족이라 생각되지 않는 것 같아요.
    손해보면 호구라는 생각만 남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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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히힝 2017/09/06 00:48

    에초에 함께 징병되어야 했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많이 늦었기도 하고요 ㅠㅠ
    적어도 내 가족, 내 주변 사람은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앞으로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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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기니 2017/09/06 00:58

    감사합니다
    여성분들의 자발적인 글들은
    군게를 행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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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고등어 2017/09/06 02:23

    고맙습니다. 이 변방을 이해해주시는 한분 한분이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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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gecom 2017/09/06 03:38

    최근 ㅁㄱ이란 친구들의 활동을 알고서
    70대 노모에게 얘기해줬더니
    요즘 여자들도 군대가야한다고 주장하시네요 ㅎㅎ
    물론 당신 세대의 불평등함에 비해 과(?)하게 누리는
    젊은 여성에 대한 부러움도 있으셨겠지만
    ㅁㄱ 그네들의 행태가 너무 지나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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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달린다 2017/09/06 06:39

    "미러링은 너죽고 너를 포함한 무리들 다죽자밖에 안된다는걸"
    굉장히 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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