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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다녔던 무속인 점(신점) 썰 - 2

 
10년간 다녔던 무속인 점(신점) 썰 - 1 https://todayhumor.com/?humorbest_1489760
 
 
 
 
전 글에 반응이 좋아서 이어 달려봅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달려있던 리플 몇개에 피드백을 드리자면
 
신점 복채는 보통 지역이나 봐주시는 무속인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 10년전에는 3만원 정도였고 요즘은 기본 5만원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직도 3만원으로 신점 봐주시는 분도 있으시구요^^ 근데 정말 무속인분마다 틀립니다. 평균 5만원!
 
 
 
무속인 소개시켜달라고 하시는 댓글이 종종 있었는데요..
 
여기에다가 말씀 드리면 광고로 비추어 질까봐 + 그리고 전 글에서 말씀드렸다 시피
 
제가 수없이 다녀보고.. 지인들에게도 추천해줘봤는데,
 
는걸 느꼈어요.
 
괜히 소개시켜 드렸다가 맞니 안맞니 돈날렸니 하시면...... 제가 너무 슬플거 같아요 ㅠㅠ
 
그래도 상관없다 진짜 내가 너무 답답해서 그런다..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어떻게 알려드려야하지...ㅠㅠ
 
 
 
 
 
 
 
 
 
1. TV에도 많이 출연하셨던 무속인분과 상담.
 
 
TV에도 많이 출연하셨던던 무속인분과 상담한 적이 있어요.
 
TV 방송 내용을 보고 수소문해서 간 거였는데.. 방송 내용이 그냥 일반적으로 점을 봐주거나,
 
귀신이 어디에서 뭐 하고있네요, 저기에 귀신이 있네요 등 이런 평범한(?) 내용이 아니여서 끌리더라구요.
 
내용만 봐서는 완전 대박. 마침 그분이 제가 살고있는 지역에 살고 계시길래 후다닥 알아내서 가봤습니다.
 
 
아파트에 법당을 차려놓고 있으신 분이셨는데, 아파트 현관이 비밀번호 입력하거나 호출해야하는 형식이더라구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해서, 평소 같으면 바로 호수를 누르고 호출했을건데
 
저~ 멀리서 어떤 아가씨가 걸어오더라구요.
 
무속인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왠지 나처럼 점집에 볼일이 있어서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분이 호출을 하시도록 자리를 비켜줬어요.
 
 
그런데 그분은 호출이 아닌,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시더라구요 ㅡㅡ;
 
"아~ 내 촉 많이 죽었네 ㅋㅋㅋㅋ" 라며, 이왕 열린 문을 따라 들어가는데
 
네.... 그분도 점집으로 들어가십니다. (1층이라 E/V 타지 않았어요.)
 
손님인데 비밀번호를 알고있나? 단골인가보네~ 라고 생각하며 저는 예약한 제 이름을 대고 상담을 시작했었구요..
 
한 5년전 이야기인데 특별하게 생각나거나, 소름돋게 들어맞거나 한 건 없었어요.
 
오히려 저보고 자꾸 마지막 신제자(신딸) 들어오라고... 저는 신가물(무속인이 되어야 할 몸)은 아닌데..;
 
이 썰은 신기하거나 소름돋았던 기억보다는, TV에 나오고 유명하고 잘본다고 줄서서 점보는 집이라도
 
나랑 안맞으면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정도로 그냥 평범한 결과를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2. 손님과 무속인 사이에도 인연이 따로 있나 봅니다.
 
 
작년 3월, 제 인생에서 중대한 결정을 할 일이 생겼습니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고, 웨딩사진과 모바일 청첩장까지 나온 상태에서
 
그사람과 저는 복합적인 문제들로 인해 진지하게 파혼을 고민하게 됩니다.
 
성격상 힘들어도 힘든 티를 안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그사람이나 저나 하루에도 수십번 파혼과 결혼,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거렸지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신점이라도 보고싶어 열심히 폭풍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광고 걸러내고(실제로 다녀온것처럼 적어놓은 블로그 글이라도, 거의 광고로 보이는 글이 더 많다는..)
 
제 나름의 기준? 방법으로 한 5시간 검색하고나니 3군데의 점집이 추려졌습니다.
 
 
1번집에 전화를 겁니다. 안받습니다. 상담중이면 보통 다시 전화가 오거나 하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2번집에 전화를 겁니다. 폰이 꺼져있습니다. 보통 기도를 가면 폰을 끄시는 분도 있으시고..
 
3번집에 전화를 겁... 응? 핸드폰 뒷자리가 같은 사람들은 많이 봤어도... 핸드폰 중간번호가 저랑 같습니다.
 
 
아.. 여기 가라는 뜻인가보다, 하고 전화를 해서 예약을 잡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안된다고 합니다.
 
다음날 오전으로 잡았다가 다시 한번 전화합니다. 늦게라도 괜찮으니 오늘 봐달라고 합니다.
 
본의아니게 이쯤에서 제가 "급하다" 라는 뉘앙스를 무속인분에게 드린 모양이 된것이지요.
 
 
가는 길에 생각합니다. 내가 밤이라도 괜찮다고, 급하게 예약을 잡은 모양을 보고
 
"언니야 요즘 많이 급하지?" 혹은 "걱정되서 잠도 안오지?" 이런 뻔한 이야기 하면 그냥 나와야겠다... 라구요.
 
 
도착하니 마침 다른손님이 상담을 끝마치고 나가시고, 무속인 언니에게(이하 무당언니)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제 얼굴을 보더니 한숨을 푹 쉬시면서 꺼낸 무당언니의 첫마디.
 
"언니, 혹시 담배 펴요?" .............? 네?? 갑자기 왠 담배......
 
"진짜 미안한데, 내가 담배를 한대 태우고 와서 상담합시다." 네.
 
 
 
담배를 태우고 오신 무당언니가 법당으로 들어가자고 하여 들어가서 앉으려는 찰나,
 
엉덩이 붙이기도 전에 꺼낸 무당언니의 말.
 
"언니, 뭐 결정해놓은거 엎으려고 왔죠? 언니 얼굴 보자마자 굿이 엎어지는게 보이는데..
 
우리쪽에서는 굿을 결혼이라고도 보거든요. 혹시 결혼 엎으려고 왔어요?" 라고.... 소오름.
 
 
상담 하는 와중에도 신기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잘 보시더라구요.
 
보통 일반.. 잘 못보는 점집에서는 예를들어 "이 남자분 부모님 두분 모두 살아계시나요?" 라고 물어보는데
 
정확히 "이 남자분은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네요."   "이 남자분은 어떤 직종에서 일하시네요" 등등..
 
그리고 그 사람과 제가 파혼을 고민하게 된 복합적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를 먼저 말하셨구요.
 
 
결론은 이 결혼은 안하는것이 좋겠다, 였고
 
그 말을 신봉하고 미친듯이 믿고 내린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사람과 저는 합의하에 파혼을 했습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서로를 위해서 그때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구요.
 
이를 계기로 가끔 무당언니네 신당에 놀러가기 시작하며 인연이 됩니다.
 
 
파혼한 그사람은 직업 특성상 귀신 무당 이런것 절/대/로 믿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귀신이란것이 있구나,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하는게 있구나 인정하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3. 파혼, 그 후.
 
 
헤어짐을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난시간과 세월, 그리고 좋든 나쁘든 추억이 있는 한
 
칼로 두부 자르듯 숭덩 연락을 끊고 모든걸 정리하기란 힘들지요.
 
그사람과 저 역시 술을 마시면 서로 울며 전화를 하고, 힘들어했습니다.
 
파혼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면 원인이.. 저에게 있었기에
 
미안함과 죄스러움에 저는 되려 냉정을 유지하려고 무던히 노력했었구요.
 
 
어느날 새벽, 평소와는 조금 다른 그사람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너무 힘들다고, 헤어지고 힘든것도 힘든거지만 사람이 미쳐버릴것 같다고. 죽을것 같다고.
 
무슨이야기인지 들어보니...
 
그사람은 저와 헤어진 후 직장 문제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구한 집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청소를 하고 바닥을 박박 닦아도 개기름 같은.. 미끈미끈한 기름기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자려고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눈앞에서 뭔가 휙휙 지나다니고..
 
화장실에 환풍구가 없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계속해서 심각한 악취가 올라오고..
 
머리가 너무 아프고 환청도 들리고 미쳐버릴것 같다는 겁니다.
 
참다참다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고, 그것때문에 주민신고 들어가서 관리실에서 찾아오기도 할 정도로.
 
너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렇다, 몸도 마음도 힘들어서 그렇다,
 
밥 잘 챙겨먹고 술 먹지말고 지내라. 귀신따위 없다고 너가 그랬지 않느냐라며
 
걱정은 되지만 그 이상 제가 손을 쓰게되면, 정말 힘들게 파혼을 결정한 의미가 없어지는것 같아
 
그정도의 충고? 조언만 해주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전화가 와서 잠깐 만나자고 합니다.
 
무슨 내용이든 무슨 의도이든 만나지 않겠다고 딱 잘라 말했더니
 
다시 만나자는것도 아니고 내가 이대로는 정말 미쳐버릴것 같으니까
 
너(글쓴이)가 이쪽으로는 그래도 잘 아니까 이야기 들어보고 내가 미친건지 판단좀 해달라고 합니다.
 
내가 무당이냐고.................ㅡㅡ
 
 
사람 정이 뭔지.. 그래도 결혼까지 약속했었던 사이다 보니
 
마음 굳게먹고 새벽에 잠시 만났습니다.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더라구요..
 
들어보니 심각합니다. 제 기준에서는 보통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돌아가신지 10년이 넘은 아버님께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꿈에 나오신적이 없었는데
 
제 추정으로는 저승사자? 저승차사? 같은 사람과 아버님이 꿈에 나와 문제의 그 집에서
 
어딘가를 향해 쌍욕과 호통을 치셨다는 내용.(살아생전 욕설하지 않으셨던 분이라고..)
 
 
안되겠다 싶어 2번의 무당언니에게 상담하러 갔습니다.
 
"아이그.. 헤어진 마당에 또 챙겨주고 앉았네.. 부적 써줄테니 전해줘요."
 
 
그 이상한 집에서 나오라고 하고싶은데, 집이 빨리 빠질 수 있는 부적? 이 있으면 그것도 부탁드렸지요.
 
부적값은 본인이 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남이 내주면 안되고... 전화했습니다.
 
"OO은행 OOO-OOO-OOOOO. 이쪽으로 얼마얼마 입금해라."
 
"응 입금은 지금 할게. 근데 왜?"
 
"부적쓸거다. 지금 쓰고있고. 내가 내일 택배로 보낼게. 받으면 연락해라."
 
 
직업 특성상 이런거 1도 안믿는 사람이 오죽 힘들었나봅니다.
 
부적 받아서 어떻게어떻게 쓰고 집에다 뭘 하라고 일러주고.. 한 며칠 연락 없더라구요.
 
며칠 뒤 전화와서는 그나마 살만은 하답니다. 빨리 방 빼고 이사준비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있는 지역이.. 한참 경기가 안좋은 지역이라 주거용 부동산 자체가 공실천국 이었고
 
계약한지도 1-2달밖에 되지 않았다보니.. 빨리 방을 빼야 할텐데.. 걱정이 되긴 하더라구요.
 
중개수수료 웃돈주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빨리 방 빼고 이사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걸려온 전화.
 
그 건물 주인이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거주하던 그 건물이 갑자기 경매로 넘어갈 예정이라
 
입주하고 있던 분들 모두 보증금 100% 돌려받고 계약기간 안채우고 나오게 되었답니다;;;
 
만약 계속 방이 안나갔으면 보증금, 월세 이중으로 들어가며 다른 집을 구해 나올 정도로 심각했던 상황인데
 
정말 신기하게도.. 갑자기 경매로 넘어가다니..;;
 
"진짜 과학적으로 설명 안되는게 있긴 있는가보네.." 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그 사람은 지금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반응이 좋으면 또 3번째 글 올려볼게요~
 
3번째 글에도, 본문의 2번 무당 언니 이야기가 나올거 같습니다.
 
이런일도 있구나~ 라는 정도로만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 핵펠레 2017/09/04 01:15

    얼른 다음편을!!!!!

    (MrAtI9)

  • 진하늘 2017/09/04 01:30

    작성자님 고생하시고 힘든애기인데 ㅠㅠ
    또 다음 애기를 보고 싶네요... 제가 못된건가 ㅠㅠ

    (MrAtI9)

  • 사모님이뻐 2017/09/04 02:37

    너무재밌어요!!!

    (MrAtI9)

  • 만성과제피로 2017/09/04 03:20

    보통 이런 신점은 어떻게 수소문하시는건가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찾을 수 있나요??ㅠㅠ 홍보랑 진짜를 구별하는 팁이라도 알려주세요~

    (MrAtI9)

  • 니메리아 2017/09/04 03:38

    전편에 이어소 재밌게 잘 봤어요!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용한 점집 알려주실수있을까요? 요새많이답답한데 아는데도 없고 주변에 추천받을만한데도 없어서요! 답글주시면 이메일 남겨드릴게요

    (MrAtI9)

  • 김행복 2017/09/04 04:26

    1편도재밌는데 2편도 재밌어요
    다음편도 기대!

    (MrAtI9)

  • 앨리슨 2017/09/04 05:27

    죄송한데 거기가 어딘지 좀 알려주세요 답글주시면 저도 이멜주소 알려드릴께요

    (MrAtI9)

  • js27k 2017/09/04 06:03

    이런 질문 첨 써보는데 혹시 태어난 날이나 시간 같은거 잘 모르는 사람도 점 볼 수 있나요? 그냥 고아원에서 이름이나 생일 같은거 막 지어준 사람..

    (MrAtI9)

  • 녹는중 2017/09/04 07:53

    부적같은거는 금액이 어느정도 하나요? 통상적인 금액이 정해져 있는건가요??

    (MrAtI9)

  • 맨날머하노 2017/09/04 10:11

    다음거요~~~

    (MrAtI9)

  • RoboKicK 2017/09/04 10:17

    작성자님 실례지만 2번 언니 점집 소개 가능하실까요?
    장기적으로 너무 괴로운 일이 있어서 몇 달째 고민 중이거든요
    [email protected]
    댓글 부담되신다면 삭제할게요
    부탁드립니다

    (MrAtI9)

  • 까마귀군 2017/09/04 10:43

    잘 읽었습니다. 저도 요새 정신적으로 고민도 많고 힘이 들다보니...나름 버텼는데 지침이 너무 다가오더군요...
    혹시 괜찮으시다면...저도 소개 혹은 점집에 대해 알아보는 팁이라도 알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email protected]
    역시 부담되신다면 삭제하겠습니다.

    (MrAtI9)

  • dieorbebad 2017/09/04 10:56

    믿고보는 핵꿀잼

    (MrAtI9)

  • 푸슉 2017/09/04 11:03

    ..나도 중간 번호 똑같은 분을 찾아봐야하나..ㅎㅎㅎㅎ..

    (MrAtI9)

  • 슈가포인트 2017/09/04 11:59

    저도 그분 소개좀 부탁드립니다.
    [email protected]
    그리고. 서울 거주중 입니다만
    혹시 그분이 안되시면 다른분이라도 가능 할런지요??
    감사합니다...

    (MrAtI9)

  • 둘리여친 2017/09/04 12:13

    저도 소개 부탁드립니당.. 부담되시면 안보내주셔도되여
    [email protected]

    (MrAtI9)

(MrAtI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