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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4) - 소들의 나라 ^^^^^^^^^^^^

인도에는 제2의 국민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소'다.
어디를 가나 소들이 모로코의 길고양처럼 드러누워 있거나 걸어 다닌다.


전용 버스를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 정차했다.
인도의 휴게소는 우리나라에 있는 그런 휴게소는 아니다.
식당 겸해서 기념품도 판매하는 상점이 하나 있을 뿐이다.
현지가이드인 반디님이 소액을 상점 주인에게 지불하고 우리는 화장실을 이용한다.
(화장실 이야기는 다음에..)
인도에서 아무 것도 사 오지 않았다.
쇼핑이 없는 패키지이기는 하지만 간간히 들른 휴게소나 상점이 있었지만 살 만한 물건이 없었다.

바라나시는 실크가 유명한데 스커프가 많음에도 맨날 편한 거 한두 개만 쓰고 있으니 패스~
히말라야 소금과 풍경(바람에 흔들리면 소리 내는 종)이 있나 눈여겨 보았지만
히말라야 소금은 내 눈에 띄이지 않았고 풍경은 웹마켓에서 구입한 것이 더 괜찮은 것 같았다.



일행 중에 쇼핑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니, 모로코처럼 재미있는 절차가 아니다.
모로코에서는 밀당도 하고 흥정도 재미있게 웃으면서 손님을 대한다.
그리고 꼭 팔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어 보여서 부담없이 사게 된다.


그렇다고 딱히 인도 상품이 저렴하지도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웹마켓을 통해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은 물건도 더 비싸고 조악했다.
관광객에게는 당연히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속셈이 읽혀졌고 잘 깎아주지도 않는다.




결국, 400달러를 환전해 갔는데
현지 가이드 팁 80불과 매너팁과 집시와 노숙자에게 건넨 1불짜리들이 쓴 비용의 전부다.


팁 문화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는 나는 호텔 객실과 캐리어 운반 등의 매너팁은 무조건 1불이다.
받을 돈 다 받고도 팁을 얹어 달라니.. 그리고 호텔에서 근무할 정도면 중간층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먹는 것 조차도 해결이 안 되는 집시와 걸인에게 주는 것이 더 낫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모로코처럼 아이들에게 돈 주면 학교도 가지 않고 관광객만 쫓아다니는 상황도 아니다.


포인트에 도착하면 주머니에 1달러 짜리를 몇 장 챙겨 넣고 카메라를 메고 버스에서 내린다.
1달러 씩 건네다가.. 아.. 이건 끝이 없겠구나.. 싶었다. 걸인, 노숙자, 집시가 너무 많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더니.. 결국 1달러 건네는 걸 접었다.
WIDE 화면으로 보세요. (자유게시판은 화면이 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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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이용한 후 밖으로 나오니,
뜬금없이 소떼가 편도 1차선을 점유하며 지나간다.
소 울음 소리도 들리지 않고 장엄한 대열을 유지한 채 유유히 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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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날뛰지 말고 대열과 발걸음을 맞추라고 앞발과 뒷발을 줄로 묶어 놨다.
소가 아니라 당나귀 같다.
인도에는 길에 돌아다니는 소가 정말 많다.
큰 도시에는 어쩌다 가끔 눈에 띄이지만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소 천지다.
도시에 있는 소들은 정부에서 별도로 농장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단다.


힌두교에서는 윤회할 때 사람 바로 아래 단계가 '소'라고 여긴다.
소는 풀만 먹고 사람을 해치지 않고 우유로 아이들을 키워 주고
분변은 태워서 모기도 쫓고 연료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이런 이유로 인도에서 소는 귀하게 여기기에 살생을 하면 안 되는 동물이다.


그런데 유기된 소가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농업이 기계화 되면서 소가 쓸모 없어졌다.
밥만 먹고 일도 못하고 우유를 내지 못하는 황소는 집에서 내쫓긴다.
키우던 소가 늙고 병이 들어도 유기한다.
길에 돌아다니는 소는 모두 수컷이거나 늙고 병든 소들이다.





힌두교도인 모디 총리는 힌두사상을 정책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 동안 소를 이슬람 국가에 수출했으나 이마저 금지시켰다.
축산업 종사자들의 불만도 많을 뿐더러 유기되는 소가 늘어나면서 골칫거리가 되었다.


나렌드라 모디는 2014년 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인도의 총리다.
반독재에 가까운 강력한 리더쉽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70년대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을 떠오르게 한다.
현지 가이드인 반디님의 의중도 '지금의 인도에서는 시대적으로 필요한 독재'라고 말한다.


모디 총리는 어느 지역에서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분쟁이 잦자
이슬람 사원을 부숴버리고 그 자리에 힌두교 사원을 짓는 식이다.
힌두교도가 70%인 인도이니 당연히 지지할 수 밖에 없겠다.


중국과의 영토 분쟁지역의 외교적 판단도 단호하다.
영유권 분쟁지역인 아루나찰츠라데시 주를 방문하고
그 지역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쏟는다.
중국이 당연히 반발하지만 인도는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인도는 중국인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는다.
중국인 관광객이 없으니 관광지가 쾌적해서 좋다.







도처에 유기된 소.
주민들이 남은 음식물을 주기도 하지만 대개는 쓰레기를 뒤지며 산다.

(1) 암베르성 앞을 흐르는 강의 강변을 돌아다니는 소
(2)(3)카주라호 동부 사원으로 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촬영.
유기소들이 모로코의 길고양이처럼 주민과 자연스럽게 섞여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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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인 오르차 성을 돌아다니는 유기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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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변에 위치한 카페 안으로까지 들어와 산책하는 소
(2)(3) 카주라호 서부사원으로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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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로 가던 길에 버스 안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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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트랜지스터 2024/03/15 17:02

    우리나라의 유기된 고양이와 인도의 유기된 소를 비교해 생각해봤더니,
    고양이는 작기라도 하지, 소는 유기되면 덩치가 커서 곤란하겠네요 ㅜ

    (yjWgd5)

  • 고래공주 2024/03/15 17:08

    맞아요.
    덩치 큰 소들이 어슬렁거리니 거리과 꽉 차더란. ㅎㅎ
    다행히 소들은 엄청 순했어요.
    가는 곳마다 쓰레기 천지인데 그 소들이 쓰레기를 뒤지고 있으니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yjWgd5)

  • 트랜지스터 2024/03/15 17:19

    팁문화에 대해서 댓글 달면,
    우리나라가 팁문화가 없어서 저도 해외에 나가면 팁에 대해 어색한데,
    팁문화가 있는 곳은 고용주나 고용된 사람이나 팁을 아예 정식 수입으로 생각하더군요.
    고용주는 팁을 고려해서 (적은) 급여를 주고, 고용된 사람은 팁은 정식 수입이고, 팁을 안 받으면 생활이 안 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팁은 국룰로 몇 % 가 있고,
    팁을 안 주면 경찰까지 부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즉, 팁이 팁이 아니고 정식으로 지불해야 하는 돈이라고 인식하고 있더군요.

    (yjWgd5)

  • 고래공주 2024/03/15 17:37

    아.. 그렇군요.
    인도는 호텔에서 자율적으로 주는 매너팁 외에 식당 등에서는 팁이 없었어요.
    일행 중에는 호텔 매너팁을 3~5달러는 준다고 자랑 삼아 말하는 분도 계셨는데 괜히 관례적 팁 금액만 올려놓는 것 같아서리.. 저는 동의가 안 되더라구요.
    모로코도 그렇고 인도도 그렇고 호텔에서만 팁이 있었습니다.
    베개 위에 올려 놓는 팁, 캐리어 갖다 줄 때 팁 외에는 팁문화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yjWgd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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