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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날 한시에 죽으면 어떨까?

이제 갓 결혼한지 2년이 되어가는 부부입니다. 

금요일 저녁
저는 약속이 있어서, 아내는 오늘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tv를 보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고 있어요.

그러다가 tv를 보니 "부부 클리닉"에 대해서 VJ특공대를 하고 있더라구요.
부부 클릭이라는 게 뭔고 하니, 현재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가 2박 3일 정도
캠프에 참여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면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더라구요.

그래서 서로에게 그 동안 못 했던 이야기를 한다건가,
부부간에 발을 씻겨 주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캠프 초반에 사이가 좋지 못 했던 부부도 여러가지를 함께 겪으면서
서로간의 오해를 풀면서 사이가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니 뭔가 찡하더라구요.

그러다가 3일차 코스에 "유언장"을 쓰는 코너가 있더라구요.
상대방을 두고 내가 떠나기 전에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뭐 예를 들어서 "당신에게 평소에 더 잘 웃어줄껄" "평소에 더 잘할껄"이라는 걸 말하면서
서로 우는데 저희 부부도 보면서 마음이 찡하더라구요.

"에구 우리도 평소에 서로 오해하지 말고 이야기 많이 하자"
"그러게. 우리는 뭔가 서운한게 있으면 바로 풀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보고 있는데 저 유언장 코너를 보면서 제 아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우리도 한날 한시에 죽으면..."

오. 유언장 쓰는 걸 보면서 서로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슬프다고 생각해서
한날 한시에 죽자고 하다니.. 흑 ㅠㅠㅠㅠ 감동이야 ㅠㅠㅠㅠ 이럴려고 했는데

"우리도 한날 한시에 죽으면...그건 사고사구나... 안 되겠다.."

라고 하더라구요. ㅠㅠㅠㅠㅠ

TV를 보면서 감동했던 둘 다 그 말을 듣고 울던 눈물이 쏙 들어갔습니다.

감동 파괴자 우리 아내!!! ㅠㅠㅠㅠ
우린 한날 한시에 죽지는 않더라도 서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댓글
  • 常識大韓民國 2017/08/26 01:56

    한날 한시 죽어도 될 때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책임지지 않아도 될 때 인거 같아요.
    자식 부모, 혹은 은인...인연이 허락하는 한, 할 일은 하고 떠났으면 하네요.
    그게 우리나라에서는 '한' 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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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nebwbxksk 2017/08/26 04:50

    저희 부모님도 한날한시에 같이 가고싶다는 말씀을 종종하십니다 곧 환갑을 바라보시는데 .. 그러면 전 마음이 좋다가도 침울해지기도 합니다. 가끔 병원 가실 때가 되면 많이 염려되시나 봅니다. 아직 취직도 못했는데 효도하고 싶은데 ...오늘 설거지 하나조차 못 도와드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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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머니 2017/08/26 06:47

    남편하고 자기 전에 누우면 그런 얘기 하게 되더라구요 ㅎㅎ
    한날 한시에 죽자 이랬는데 남편이 그러면 안된다고 나는 너 장례식 다 치뤄주고 가야한다고 그랬던가... 조금 감동했어요
    실제로는 남편이 나이가 저보다 많구 건강도 안 좋으니 제가 더 오래살게 되긴 하겠죠? 그땐 가는 길 제가 잘 보내주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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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긴붕어빵 2017/08/26 11:08

    나중에 우리도 죽을날이 오면. . .난 당신이 나보다 더 일찍 죽었음 좋겠에. . .원래 떠나가는 사람 보단 남겨진 사람이 훨씬 더 아프다던데. . .아픈 건 내가 할테니까. . . 당신은 그냥 그동안 나 만나 힘들었던 거 홀가분이 털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돼. . .어짜피 당신 죽으면 나도 곧 따라갈 거니까. . .
    우리 아부지가 엄니한테 했던 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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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트만두 2017/08/26 11:31


    우리는 비록 서로 다른 날에 태어났지만, 이 오이 아래 한날 한시에 가게 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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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에이브이vy 2017/08/26 11:45

    와이프보고 이렇게 말했더니 점수 엄청 벌었던 기억이..
    "나보다 딱 열흘만 먼저 가
    내가 뒤처리 다하고 따라갈께..
    혼자서 내 뒤처리 할려면 힘들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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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가을여름 2017/08/26 12:36

    부부라면 한 번쯤 이야기를 하셨을 주제이군요! ㅎㅎ
    소소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베오베까지 진출하다니! 감사합니다!!
    이 영광을 현재 친구들과 4박 5일 해외여행 나가기 위해 미용실에서 머리 하고 있는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에게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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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데스2528 2017/08/26 12:48

    저도 어제 이제 코앞에 돌을둔 애기를 데리고, 마트 장보러 갔습니다.
    주차장을 올라가던중 갑자기 와이프가 "이 주차장 무너지면, 어떻게 되지?"
    저는 "뭐 어떻게 되냐.. 다 죽는거지..." 했더니.. "그래? 그럼 우리셋다 한날 한시에 죽는거네~ 나쁘찌 않은데??"
    이러길래 "개똥같은 소리하지말고, 내리기나 해!!" 라고 했습니다.
    어찌보면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죠..
    저희 부부도 이런주제로 가끔 대화를 합니다..
    "오빠 먼저 죽으면, 나 재혼할꺼야............. 그러니 몸관리 잘해", "근데 나먼저 죽으면 오빠는 재혼하면 안돼!!"
    매번 저러고 끝납니다.. 어찌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인데...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면 가슴한구석이 아련해 옵니다..
    죽는순간의 두려움 보다.. 남아있는 자의 슬픔이 더욱 괴로울꺼다 라고 생각하는 모양 입니다.
    물론 상상조차 하기 힘든일이지만, 저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남아있을때의 아픔이 얼마나 힘들까 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와이프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네요...
    "이봐 죽네 어쩌네 걱정하던 사람이... 뭔 장을 20만원어치를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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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똘이스머프 2017/08/26 13:16

    10억을 받았다는 광고가 생각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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