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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나의 절친이 우리 누나의 스토커라면

세상에 둘도 없을 나의 절친 김남우는, 우리 누나의 스토커였다.

그동안은 애써 모른 척 해왔지만, 지난밤에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 때문에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어젯밤. 거실의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는데, 누나의 남자친구인 재준이 형에게서 카톡이 도착했다.

[ 치열아 너희 누나 또 술 먹고 뻗었다 ]

" 아~ 이 돌아이가 또? "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니었다. 누나는 술을 정말 좋아했고,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시는 버릇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엄마에게 몇 번을 혼나면서도 고치질 못하는 병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던 형은,

[ 어머님 지금 주무시니? 나 곧 도착하니까 어머님 몰래 문 좀 열어줄래 ]

사실, 매형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우리 집안 사정을 다 알던 재준이 형은, 누나가 엄마한테 혼날까 봐 걱정이 되어 내게 카톡을 보낸 것이었다.

" 허이구 참.. "

이렇게까지 누나를 생각해주는 형이, 솔직히 아까웠다. 저렇게 술에 미친 누나를 이해해줄 남자는 이 세상에 형뿐일 것 같았다.

[ 오늘 엄마 지금 집에 없어. 이모 집 갔다가 아침에 온데. ]
[ 아 그래? 다행이네. ]

누나도 오늘 밤 엄마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 놓고 달렸으리라. 나도 오랜만에 게임으로 밤을 새울 작정이었으니 말이다. 
한 20분쯤 뒤. 현관 번호키를 누른 형이 누나를 업고 들어왔다. 누나는 완전히 기절 상태였다.

" 어휴~ 이 돌아이가.. 무슨 술을 진짜..어휴! "
" 오랜만에 동창들 만났다잖아. 이해해야지. "
" 이해는 무슨.. 형도 진짜 고생이다 고생이야. "

형은 곧장 누나 방으로 직행했고, 내가 방문을 열어주었다. 
애물단지를 보물단지처럼 침대에 눕힌 형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주저앉았다.

" 휴우~ 너희 누나 살은 좀 빼야겠다 흐하하 "
" 형 장가오면 더 찔걸? "
" 으아아악~! 으하하하. 찬물 좀 있니.. "

야밤에 전화 받고 나가서, 술집에서 침대까지 다이렉트로 모셔다드린 기사의 요금이 고작 냉수 한 컵이었다. 
불쌍한 형을 보내고 난 뒤, 나는 절대 저런 여자를 만나지 말아야겠단 다짐을 하며 거실 컴퓨터로 돌아갔다.
그때 곧바로,

[ 치열아 뭐해? ]

김남우에게서 카톡이 도착했다. 뜬금없이 이 시간에 웬 카톡일까?

[ 게임. 왜? ]
[ 시간이 몇 신데 게임 질이냐. 안 자냐 ]
[ 내일 일요일이잖아. ]
[ ㅇㅇ ]

" ... "

솔직히 찜찜했다. 이 타이밍에 카톡이라니? 혹시, 형이 누나를 업고 가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보기라도 한 걸까?
난 그런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1년 전, 우연히 녀석의 핸드폰 속 사진첩을 발견했을 때, 나는 경악했다. 온통 우리 누나의 사진으로 가득했다. SNS에서 가져온 사진부터 몰래 찍은 사진들까지.
충격을 먹은 나는 너무나 당황했고,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우리 누나의 스토커라니?

그때 고민만 하고 망설이다가 결국, 지금까지도 말을 꺼내지 못하는 상태였다. 혹 누나가 스토커 일로 괴로워했다면 달랐겠지만, 그건 아니었으니까.

이때도 잠깐, 카톡으로 그 일을 말해볼까 고민했지만, 여태 못한 걸 갑자기 할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나는 다시 게임에 집중했고, 이후 녀석의 카톡은 없었다.

시간이 흘러 새벽 5시쯤. 엄마는 예상보다 일찍 들어왔는데, 내 꼴을 보자마자 뒤통수를 쳤다.

" 여태 안 자고 뭐 해! "
" 아니 뭐..자다 깼어.. "
" 네 누나는? 네 누나 언제 들어왔니? 또 술 먹고 왔니? "
" 아니. 일찍 들어와서 지금 방에서 자. "
" 그래? "

이후 엄마는 주방에서 들고온 봉지를 좀 정리하다가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날이 밝을 때까지 나 홀로 거실을 지킨 상황이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침에 누나가 깨어났을 때 벌어졌다.

" 꺄아아악-!! "
" 뭐, 뭐야?! "

누나의 비명에 달려간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글쎄, 누나의 머리가 반삭으로 밀려있는 게 아닌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던 누나는, 당장 엄마 방으로 쳐들어갔다.

" 엄마 미쳤어?! 이게 뭐야 진짜! 아씨! 진짜 뭐냐고오-! "
" 너, 너너? 너 머리가 왜 그래?? "
" 엄마가 잘랐잖아! 내 머리! 아 씨 진짜! 뭐야 진짜! 아 어떡하라고오-! 미쳤어 진짜?! "

누나는 엉엉 울며 난리를 쳤다. 당황한 엄마가 절대 아니라며 소리쳤지만,

" 엄마 아니면 누가 내 머릴 잘라! 엄마가 그때 나 술 먹고 새벽에 들어오면 삭발한다고 했잖아! 안 그랬어?! 어! "
" 아니라니까 얘가! 너 도대체 어디 가서 머리를 그 꼴로 만들어먹은 거야?! "
" 엄마가 그랬잖아-아! 책임져! 책임지라고 내 머리! 내 머리 어쩔 거야! 아 진짜 어떡하라고!! "

한바탕 난리가 지나고, 겨우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진정이 됐을 때 내가 나서야 했다.

" 너 똑똑히 말해! 어?! "
" 그러니까... "

나는 어젯밤의 기억을 더듬어서 정확히 설명했다. 엄마가 그러지 않았다는 건, 밤새도록 거실에 있었던 내가 증인이었다.
그러자 문제가 생겼다.

" 그럼 뭐야?! 너야?! 네가 그랬어?! "
" 뭐? 아, 아니야! 내가 왜 그래! 내가 미친것도 아니고 무슨! 절대 죽어도 아니야! "
" 그럼 누가이랬냐고-! "
" 그건... "

나는 어젯밤의 일을 차근차근 생각해봤다. 

혹시, 술집에서부터 삭발이었을까?
그건 아니다. 그랬다면 형이 누나를 업고 왔을 때 내가 놀랐어야 했다.

그럼 내가 게임을 하느라, 엄마가 누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놓쳤을까?
음...아마 아닐 것 같다. 모니터를 바라볼 때 누나 방문이 내 시야각에 잡힌다. 엄마든 누구든, 들어갔다면 내가 못 봤을 리가 없다. 아무리 게임에 집중했기로서니 설마.

아! 혹시 재준이 형이? 
어제 누나 방에서 내가 먼저 물을 떠다 주러 나갔고, 재준이 형이 뒤에 나왔으니까...아니지. 불과 10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 저런 삭발은 불가능하다.

그럼 혹시, 누나가 스스로 자작극을...?
설마 아니다. 지금 누나의 저 모습이 자작극이라면 여우주연상 감이다. 무엇보다 그럴 이유도 없지 않은가?

" 아 누가 그랬냐고-! "
" ... "

나는 갑자기 녀석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누나의 스토커 김남우. 녀석은 그때 왜 내게 카톡을 한 걸까?
나는 나도 모르게 어떤 장면을 떠올리며,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누나 방 창문을 넘어 들어와 머리카락만 잘라 나가는 녀석의 모습 말이다.
우리 집은 1층이었고, 예전에 번호키가 아니던 시절에 열쇠가 없을 땐, 나도 누나 방 창문으로 들어갔던 적이 몇 번 있었다. 

나는 일단 누나와 엄마에게는 말하지 않고, 남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 남우야. "

[ 어. ]

" 솔직하게 대답해줘. 너 어제 우리 집 왔었냐? "

[ ...무슨 소리야? ]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 너...우리 누나 좋아하잖아. 아니야? "

[ ... ]

녀석은 대답이 없었고, 나는 1년 만에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고백했다.

" 네가 우리 누나 스토커 짓 하는 거 알고 있다. 너 어제 우리 집에 왔었냐? "

[ ... ]

녀석은 한참 말이 없다가, 작게 떨리는 목소리로 인정했다.

[ ...어떻게 알았어? ]

" 그건 됐고. 너 어제 우리집에 왔었냐고. 새벽에 나한테 카톡은 왜 한 거야?! "

나는 내 목소리가 조금 격앙된 것을 느꼈다. 오랫동안 못 본 척한 문제에 대한 죄책감도 있었고, 가장 친한 친구를 잃게 될까 봐 겁이 나기도 했다.
녀석은 죄지은 사람마냥 주눅 든 목소리로 속삭였다.

[ 어제...너희 누나가 그 남자랑 집에 들어가는 걸 봤어. 그래서 네가 자나 안 자나 카톡해봤어.. ]

" ...그리고? "

[ 그게 다야. 그러고 집에 갔지. ]

" ...정말 그게 다냐? "

난 믿을 수 없었다. 어제 누나를 봤다면 우리 집 근처에 있었다는 말이 아닌가?

[ 어. 미안하다.. ]

" ... "

나는 일단 녀석을 만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 점심에 PC방으로 나와라. "

[ ...어. ]

그리고 화장실을 나오니, 통화중인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 재중이 형인 듯했는데, 어느순간 또 울고불고 난리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한숨이 나왔다. 김남우...
나는 곧 누나 방으로 들어갔다. 혹시라도 창문이 잠겨있나 볼 생각이었다. 한데,

" ?! "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

누나 방 창문에 창살이 언제부터 쳐져 있었던 거지??

나는 엄마에게 가서 물었다.

" 엄마! 누나 방 창문에 창살 언제부터 있었던 거야? 나 어릴 땐 없었잖아? "
" 무슨 뚱딴지같은..몇 년 전 얘기를 하는 거야! 달아놓은 지가 언젠데! "
" ... "

뭐야? 그럼 남우의 짓이 아니라고?
나는 누나 방으로 돌아가 창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봤다. 아무리 봐도 사람이 통과할 수 없었고, 뜯어낸 흔적도 없었다.
미스터리,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내가 밤새도록 거실을 지키고 있었는데, 누가 어떻게 누나의 머리카락을 잘라갔단 말인가?

나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다시 김남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 ?! "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 어... ]

" ... "

나는 전화를 끊고, 다시 남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귀를 기울였다.

' 위이잉- 위이잉- '

어디선가 들려오는 작은 진동 소리에 말이다.

[ ...어. ]

" 너...지금 어디야...? "

[ ... ]

녀석은 말이 없었고, 나는 다시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걸었다. 이번에 녀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신, 내 눈이 누나의 옷장으로 향했을 뿐이다.

" ... "

분노보다는 허탈함이 더 컸다. 나는 왜 1년 전에 말을 하지 않았던 걸까. 내가 알던 김남우라는 인간이 이런 인간이었단 말인가.

나는 차마 옷장을 열어보지 못했다. 그래도 친구인 내가 먼저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난 밖으로 나가 엄마를 설득했고, 누나를 데리고 미용실에 가도록 했다.
그리고 집이 비워졌을 때, 옷장 문을 열었다.

" ... "

녀석은 나를 보지 못하고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 ...나와라. "
" ... "

나는 한동안 말없이 녀석과 마주하다가, 어렵게 물었다.

" ...왜 그랬냐. 말이나 들어보자. "
" 미안하다.. "
" 뭐가 미안한데? 알면서 미안하냐? "
" ... "
" 왜 그랬냐고! "

주눅 든 녀석은 곧, 변명했다.

" 어제.. 너희 엄마가 집을 비워서 집에 아무도 없다는 얘기를 듣고..너희 누나 물건 하나만 가져가려고 몰래 들어왔다. 네 비밀번호 아니까...근데 갑자기 네가 들어와서 숨었고, 나갈 타이밍을 못 잡아서 계속 거기 있었어. 정말 그게 다야. 미안하다.. "
" 하아..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
" 정말이야. 정말 그게 다야 치열아. "
" ... "

나는 애써 이성의 끈을 붙잡고 낮게 물었다.

" 그럼 우리 누나 머리카락은 왜 잘랐어 이 미친 새끼야. "
" 아니야! 나, 난 그런 적 없어! 저 옷장 안에 들어간 뒤로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정말이야! 믿어줘! "
" 이 미친 새끼가 진짜!! "

나는 녀석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녀석은 계속 고개를 흔들었다.

" 정말이야! 정말로 난 저 옷장 안에서 한 발짝도 나온 적 없어! 새벽에 너한테 카톡 했던 것도, 네가 방에 들어가면 몰래 빠져나갈 생각으로 그랬던 거야! 네가 거실에 계속 있어서, 난 그냥 옷장 안에서 꼼짝도 안 하고 있었어! 정말이야! 믿어줘! "
" 이 새끼가 진짜! "
" 난 정말 모르는 일이라고! "

정말로 억울한 것처럼 말하던 녀석은 곧,

" 그럼! 머리카락은 어딨는데?! 없어! 나 정말 그런 거 절대 없어! 내가 네 누나 머리를 삭발했으면, 그 머리카락은 어딨겠냐고! 어?! "
" 이...! 이...! "

녀석은 주머니를 뒤집고, 옷을 까뒤집었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다가, 

" 어디 숨겨놓고 이 새끼가! "
" 아, 진짜 없다니까?! 찾아봐! 찾아서 나오면 진짜 내가 다 인정할게! 어? 정말이라니까 진짜! "
" 이...! 그래, 어디 한번 찾아보자! 나오나 안 나오나! "
 
나는 당장 옷장을 뒤졌다. 녀석은 억울한 표정으로 계속 아니라고 말했지만, 믿지 않았다.
한데, 아무리 뒤져도 머리카락 뭉치가 나오질 않았다. 누나의 머리를 그렇게 삭발했을 정도라면 쉽게 숨길만 한 부피가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나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누나 방 곳곳을 헤집었다. 옷 주머니까지 모두 싹싹 뒤지고, 책장, 침대 틈, 옷장 틈까지 죄다 뒤졌다. 

없었다. 어디에도 없었고, 혹시나 해서 창밖을 살펴보았지만, 전혀 없었다.

" 그것 봐! 내가 안 그랬다니까 진짜?! "
" ... "

어떻게 된 걸까? 녀석의 말이 진짜일까? 

나는 1시간 가까이 뒤져보다가 결국 손을 놓고는, 녀석과 가만히 마주 앉았다. 
그렇게 말없이 한참을 보다가,

" 앞으로 우리 누나 주변에 얼씬도 하지 마라. 걸리면 죽여버린다. 그리고...이제 나한테도 연락하지 마라. "
" ... "

녀석은 내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가 나갔다.
최후의 하나, 머리카락을 자른 건 정말 자신이 아니라는 말을 남기고서.

나는 힘없이 누나의 방을 정리했다. 

그 순간 나도 이해할 수 없었던 내 마음은, 그래도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내 마음이었다.

.
.
.
.
.
.

10년 뒤.

매형과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그날의 이야기가 나왔다.

" 어우 술 너무 많이 먹었네. 정신이 없다. 이러다 삭발당할라 흐흐흐. 매형, 10년 전에 우리 누나 삭발 됐던 날 기억해? "
" 기억하지! 그날 이후로 너희 누나 술버릇도 완전히 고쳤잖아. 아~ 원래 결혼 안 하려고 했는데, 하필 술버릇을 고치는 바람에..! 으하하하 "

술기운이 오른 나는, 충동적으로 10년 전의 일을 털어놓기로 했다.

" 매형 진짜 우리 누나한테 잘해야 해! 우리 누나가 얼마나 인기 있었는데! 스토커도 있었다고! 10년 전에 무슨 일까지 있었는지 알아?! "

나는 남우의 일까지 다 털어놓았다.

" 난 지금까지도 그날 일이 이해가 안 돼. 도대체 누나 머리는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진짜 그 방을 이 잡듯이 뒤졌었거든. 그날 이후로도 나온 적이 없어. 10년이 지나도 이해가 안 가 이해가 안 가! "
" 흠... "

나는 괜스레 김남우는 요즘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해졌다.

한데 그때, 매형이 말했다.


" 어디에서도 안 나왔다고 했지...? 그 당시 너희 누나가 단발이었는데 말이야... 그거, 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옷장 안에 밤새도록 있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

" ...... "

나는 술이 확 깰 정도로 한기가 돌았다. 옷장 문을 열었을 때, 쭈그린 채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던 녀석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
.
.
.
.
.


그는 항상 여자친구의 술버릇 때문에 다퉜다. 그녀는 절대 말을 듣지 않았고, 남자들도 있는 술자리에서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기 일쑤였다. 
참지 못한 그는 그녀의 술버릇을 고쳐줄 계획을 세웠다. 

그녀가 다시 인사불성이 되었을 때,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모두 잘라버렸다.

이윽고 그녀에게 '가발'을 씌운 그는, 직접 그녀를 방 침대까지 데려다주었다. 증인이 되어줄 처남에게 물 한잔을 부탁하고, 불과 10초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 그는 가발을 벗겨 가방 속에 숨긴 뒤 방문을 닫고 나섰다. 

항상 말뿐인 장모님 대신, 자신의 손으로 그녀를 교육했다는 뿌듯함을 가지고서 말이다.
댓글
  • 복날은간다 2017/08/15 22:50

    이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내 절친이 우리 가족의 스토커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시작해봤는데, 살릴만한 방법이 잘 안 떠오르더라고요; 돌머리!
    결말은 두 가지 정도를 고민하다가, 질척거리는 느낌으로 둘 다 꾸겨넣었네요; 요즘 유행하는 바다 거북이에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 으하하하
    항상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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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억냥 2017/08/15 23:04

    항상 재밌는 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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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죠니뎁 2017/08/15 23:36

    헐 매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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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Z 2017/08/16 00:14

    오늘거는 좀 밋밋합니다만, 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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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부르신분? 2017/08/16 00:22

    매형 진짜 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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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다미아 2017/08/16 00:38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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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둡장수 2017/08/16 00:59

    오오 스릴있게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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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유시 2017/08/16 01:01

    재밋네요 ㅎㅎ 글잘쓰시는거같아요 책으로나와도 살거같아요.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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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개솔로처 2017/08/16 01:16

    머리카락을 먹을수있겠다 라는 생각을 전혀 못해서 매형의 이야기를 듣고 소오름 했다가, 반전으로 매형이 누나 버릇 고치기위해 잘랐다는걸 보고 오히려 에이 별거 아니네 (?) 라고 생각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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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인레인저스 2017/08/16 01:54

    재밌게 봤어요ㅋㅋ 다행히 누가 죽진 않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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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유화 2017/08/16 04:35

    자기가 ㅡ교육ㅡ했다고 생각하고 범행 후, 그걸 숨기고 착한 사람인 척 하는 사람인게 전 소름끼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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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전환 2017/08/16 07:56

    매형이 개객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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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비된노예 2017/08/16 10:28

    남우가 먹었을줄알았는데 매형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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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락한술쟁이 2017/08/16 10:34

    " 아, 진짜 없다니까?! 찾아봐! 찾아서 나오면 진짜 내가 다 인정할게! 어? 정말이라니까 진짜! "
    이런 발언은 범인이 주로 하지 않나요? 증거가 나오면 인정하겠다 그런말이요.
    그래서 남우가 범인인줄 알았네요 ㅠㅠ 흑
    예상 실패 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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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고메 2017/08/16 12:45

    복날은 간다님 글이 너무 재밌어서 계속 정주행 중입니다.
    혹 제가 아는 사이트에 공유해도 될까요? ^^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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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개 2017/08/16 13:14

    뒤져보라고 했을때 ' 이새끼 혹시 먹었나 싶었는데' 반전이있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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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에기적을 2017/08/16 13:21

    나는 괜스레 김남우는 요즘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해졌다..... 얼마 후 만나게 된 동창으로부터 10년 전 김남우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증을 겪다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로 끝날 줄 알았는데요 ㅎㅎㅎㅎㅎ  오늘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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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장금지 2017/08/16 13:46

    먹고 집에가서 다시 토해서 포르말린용액(?) 통에 담가서 콜렉션 늘이는 이야기면 더 쫄깃 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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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스텔라 2017/08/16 14:01

    허헣헣
    저도 남우가 머리카락을 먹은게 아닐까! 하는게 저 섬뜻한거 같아요 ㅋㅋ
    근데 가발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쓰는사람이 인사불성 머리도 못가눌정도로 취하면 티난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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