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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들었던 말들 (※스압주의※)

1. 중2, 시험 끝나고 시내로 놀러가던 중: 어느 할머니가 불러세우더니 "다리알이 심한데 맥주병으로 문지르면 얇아져~우리 손녀도 그렇게해서 뺐어~"
2.중3, 12월 25일: 지나가는 여자 두 명이 나를 보며 비웃음. 아주 큰 소리로 박수와 함께. 그후 사람이 바글바글한 시내에서 친구를 만나 돌아다니던 중 친구가 '어떤 남자가 못생겼다고 하고 지나갔어'라는 말을 내게 해줌.
3. 고1, 야자끝나고 집가는 중: 친구와 골목길을 지나가는 데 앞에서 남자 세 명이 오더니 귓가에 대고 ㅈ돼지라는 말을 하고 지나감.
4.고1, 시험끝나서 일찍 집가는 날: 같은 재단인 남학교 학생이 나를 가리키면서 큰 소리로 "와~우리반 ㅇㅇ이랑 존나 똑같이 생겼어 시*"
5.고2, 일찍 학교에 가던 날: 앞에 서있던 남학생이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아씨" 얼굴을 찌푸리더니 내 앞에 침을 뱉음
6. 8월 7일 최근: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고 영화보기전에 가까운 마트에 들렸는데 거기서 본 어린 여자아이. 내 눈을 피하지 않길래 웃으며 안녕~ 해줬더니 웃으며 인사해주는 아이
그렇게 지나쳐갔는데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이 "더 예쁜 언니한테~"
7. 초등학생때: 왠지 모르겠지만 예쁘게 차려입고 가고 싶었던 날이 있었다. 전날에 다음날 입을 옷을 챙겨놓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잤다. 그 옷을 입고 학교를 갔는데 같은 반 남자애들이 의자에 앉아있던 나를 보며 비웃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숙이면서까지 내 다리를 보더니 '하지정맥'이라며 놀려댔다. 어린맘에 속이 상해서 엎드려 울었다. 아무도 달래주지 않았고 놀림도 멈추지 않았다.
8. 그 외: 호리호리하면서 훤칠한 거기다 꽤 잘생긴 남동생과 원래도 못생겼지만 크면서 점점 살이찌는 바람에 더 못생겨진 나와 비교아닌 비교하는 친척들.
오랫동안 알고지낸 친구가 내 살을 만지며 "이 살봐~" 또 어느날은 "너 김*동 닮았어"
결과= 자존감은 낮아지고 집에만 붙어있게되고 식성은 좋아서 계속 먹는 사람이 된 나
나는 초등학생때부터 받은 오해가 있었다. 덩치가 커서 6학년 땐 버스비를 더 내고 탄 적,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고등학생이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 어릴때 노안이 크면 동안이 된다고 성인이 된 지금은 좀 더 어리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 자신이 너무나 싫었다. 화도나고 눈물도 나고.
세수하고 거울을 보면 눈은 작고 코는 넙대대, 입술은 두껍고 얼굴은 엄청 커서 한숨이 절로 났다. 그래서 나는 안경으로라도 내 눈과 얼굴 면적을 가리고 다녔다.
치마를 입고 거울앞에 서면 두 개의 알다리 무가 있고 긴팔을 입으면 팔뚝살이 도드라졌다. 그게 보기싫어서 나는 긴 바지만 샀다. 티는 어둡고 팔뚝까지 가려주는 박시한 것.
내 친구들은 눈도 크고 피부도 좋고  날씬하구 게다가 내 덩치에 비해 없는 것도 있고.. 난 내친구들이 너무 부럽고 또 부러웠다. 이런 나와 같이 어울려주는 내 친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이런 생각만 하다보니 어느새 내 자존감은 밑바닥을 뚫고 저 아래로 내려갔다. 집에 오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음소리가 새나가지 않게 조용히 울었다. 감정이 격해지면 머리카락을 잡아 뜯거나 손톱이나 볼펜, 이쑤시게로 세게 긁는 자해 행위를 했다.
이 행동들을 반복하다보니 성격이 점점 변해갔다. 별 것도 아닌 행동에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친구들이 나를 피하는 것 같은 착각에 혼자 끙끙 앓으며 친구들을 피해버렸다.
힘들었고 괴로웠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생각해보았다. 이대로 멀어져도 좋을까? 싫다. 멀어지는 게 너무 싫다. 나는 말로 하기 그래서 처음엔 편지를 썼고 그 후 직접 내 상황을 설명했고 사과했다. 친구들은 날 이해해줬고 토닥여주었다.
집에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어찌하면 이런 내 모습을 바꿀 수 있을까?
첫째, 다이어트
둘째, 운동
셋째, 밥 줄이고 간식끊기.
바뀐 내 모습을 상상하며 일주일을 해보았다. 살빼는 데 성공할 것만 같았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나는 날 몰랐다.
보상심리/의지박약/끈기부족.
나는 자책하고 자책하고 자책했다.
할 줄 아는 건 입에 넣는 것 뿐인  돼지새*
다이어트, 운동, 식이요법 다 포기하고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했다.
먹기.
먹고싶은 걸 못먹으면 보상심리로 더 먹게되니까 생각나면 무슨일이 있든 며칠이 걸리든 꼭 먹어서 후회하지 않기.
먹으면서 어떤 맛이고 어떤 식감인지 생각하고, 어떤 재료들이 쓰였는지 추측하다보니 '먹는것'에 즐거움을 느꼈다.  
더 이상 살 찌는 것에 있어서 '먹는 것을 주체못한 한심한 나'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누가 내게 이런 저런 말을 해도 상처받지 않게 됐다. 고 생각했는데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이 순간에도 나는 며칠전에 있었던 아이아버지의 말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더 예쁜" 더 예쁜.
그러니까 내가 하고싶은 말은,
나는 날 사랑하고자 한다.
그 방법은 나를 가꾸는 것으로.
오늘도 어제도 난 먹고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고 내일도 다르지 않게 보낼꺼고 나한테 주는 상처를 다시 되새기고 또 새길테지만 날 사랑하는 것을 잊지 않고 상처를 되새기는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는 내가 될 것이다.
P.S 새벽 감성에 젖어 게시판에 맞지 않는 글을 적은 것 같아요. 마땅히 쓸 곳이 없어서 이 곳에 적었는데 혹시 적합한 게시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옮겨가겠습니다 ㅎㅎ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흥으흥흥흥 2017/08/10 03:09

    세상에 처음부터 멸시받아야할 사람은 없어요 작성자님.
    모나지않게 자라온 것이 감사합니다 저 위에 상처받을 말을 한 사람들이 무례하고 개념없는 것이지 작성자분이 잘못한 것은 없어요
    글의 마지막즈음을 보니 작성자님의 닉네임처럼 작성자님께 봄이 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ㅎㅎ 좋은 하루 되시고 뷰게에 한 번 방문하시는 것 추천드려요 저도 음식이 먹고 싶을때 뷰게에서 탐방하다가 자는 날이 많아요 (그리고 아침에..ㅋㅎ...)
    사랑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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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옹이12 2017/08/10 03:47

    겉모습만 보고서 그러는 사람들은 저렴한 사람들입니다! 글쓴분은 하나도 신경쓰실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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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빡신 2017/08/10 04:01

    대체로 저렇게 초면에 악담하는 분들은
    뒤돌아서 까먹을 확률이 100%입니다.
    저는 그래서 x도 신경쓰지 않죠.
    그렇지만 이렇게 하면 태연해 보일까하고 수천번은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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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않됀데!? 2017/08/10 10:41

    우리 나라에선 남의 몸매에 대한 무례한 얘길 왜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걸까요
    못배워 쳐먹어서 그런가
    외적인거 말고는 내세울게 없어서 그럴까요
    저도 살집이 있어서 그런지 남얘기 같지 않네요 우리 나라가 유독 심한거 같아요

    (ymUP6i)

  • 다게유명인 2017/08/10 10:42

    세상에 쓰레기들이 너무 많네요. 그치만 글쓴님에게 그어떠한 오염물도 묻힐수없어요 글쓴님은 이미 충분히 좋은 사람이고 그 자체로도 존재가 아름다운 소중한 사람이에요. 차근차근 자기자신을 아껴주며 건강을 챙기고 사랑해주세요. 언젠가 그때 그랬지라며 회상하는 날이 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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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코딱지 2017/08/10 11:05

    머리 좋으시네요 그걸 다 기억하시다뉘!!
    전 머리가 나빠서인가? 성격인가?
    금방 다 까먹어요 기분 나쁜 기억만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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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막의왕 2017/08/10 11:11

    나쁜 사람들... 그 사람들 다 정말 비겁하고 못된 사람들이에요. 글쓴님은 섬세하고 마음이 착하셔서 상처를 많이 받으시는 것 뿐이니까 어떤 식으로든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글쓴님 잘못하신 거 하나도 없잖아요. 전부 다 그 사람들이 나빠요. 글쓴님이 어떤 사람이든 그런 말을 들을 이유는 없잖아요. 글쓴님은 스스로를 의지박약, 끈기부족이라고 표현하셨지만 제 생각에는 많이 지쳐 있으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일만으로도 정신적, 신체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갑자기 음식을 끊거나 운동을 시작하기 어려운 거라고요. 가까운 시일내에 글쓴님이 알아서 잘 헤쳐나가시겠지만, 지금 당장 그렇게 못한다고 해서 너무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괴로운 기억이 많은데 그거 다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계시잖아요. 지금 버티시는 것만으로도 정말 굉장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혼자 다 견뎌내려 하시고, 일어나려 하시는 거잖아요. 힘든데 버티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구요, 곧 멋지게 빛나실 글쓴님의 미래를 위해 응원할게요. 그러니까 울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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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넬뉨쒸 2017/08/10 11:36

    오히려 저렇게 남을 까내리는 사람들이 자존감이 낮고 열등감을 느끼는사람들이에요!!!!
    작성자님 상처받았던말들 다 잊으시고 매일 행복하시길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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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나찜 2017/08/10 11:39

    다 나쁘지만 아이 아빠라는 인간이 젤 병신같네요 자기 새끼앞에서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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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짐머 2017/08/10 11:46

    화장하는데 재미를 들여보시면 어떨까용~^^
    오유 뷰게엔 정보가 넘친답니다~!!
    화장하면 재미도 있고 나도 좀 더 이뻐지니까 기분전환에 좋아요~
    흔들리지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겠어요..
    저런 나쁜말 내뱉는사람은 인간 취급 마세요~ 어디서 개가 짖네..하고 흘려들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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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7/08/10 12:14

    세상에는 왜 수준 미달의 비상식적인 사람이 많을까.
    내가 신이라면 못된 짓을 하는 순간 그만큼 되돌려받게 할텐데. 나중에 늙어서, 다음 생에가 아니라.
    자기가 한 만큼 되돌려받는다치고, 그럼 이미 상처받아버린 사람은 어떻게 치유를 해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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