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주도권에만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글쓴이분은 여자로써도.. 인간으로써도 너무 안타까운 상태에 놓여계십니다.
자존감이 떨어지다 못해 자기 혐오에 이르는 순간에 보이는 모습과 반응을 많이 나타내고 계세요.
특히나 논리적이지 못한 남편의 괘변에도 억지 수긍하실 만큼 자기 자신의 판단 자체를 부정하고 계십니다.
어릴적 저희 어머니도 그런 상태셨어요.
아들이 아니라서 배우지 못한 설움과 무용을 하고 싶던 꿈까지 부서진 충격에 굉장히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계셨습니다.
주폭에 시달리고 시어머니 모시고 살고 친척들이 집에와서 깽판치고 아빠는 친척한테 몰래 보내고 자빠졌고..
근데 제가 9살 쯔음 했던 한마디에 알을 깨다 못해 씹어 잡수시고 나오셨죠..
"나는 자는게 너무 싫어 아침에 일어나면 또 거실에 피 닦아야 하잖아. 내가 잠만 안들면 피가 없을 텐데 말이야 흐음..
아니다 그냥 잠들었다가 계속 안깨면 엄마 아빠 피도 안나구 안닦아도 되겠다"
라고 천진난만하게 말해부렀다죠.. 자살이라는 개념이 없는 핏덩이가 자살하고 싶다고 말한거나 다름 없는 이야기를 한거였습니다.
심지어 가정 불화의 원인이 자기 자신이라고 자책까지 하고 있는 상태였죠.
그때부터 어머니가 변했습니다.
폭력에 대항하고 자기 주장을 하기 시작하고 자격증 있는대로 다 따서 일하기 시작하셨죠.
최종적으로는 교육을 더 좋은 곳에 시킨다는 명분으로 자식들을 데리고 다른 도시로 이주했습니다.
13살 때 이주했으니... 4년이 걸렸군요..
그 덕분에 뭐 형이나 저나 교육도 잘받고 아주 잘살고 있으며 가정 폭력의 세습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영웅이시죠..
이런 제가 만약 그 환경에서 어머니의 노력과 희생 없이 방치되었다면..
전 또다른 가해자가 되었을 거에요.. 확신합니다. 아버지와 똑같이..
글쓴이분
힘내세요.
지금은
아이를 아버지에게서 분리시킬지, 내가 맞서 싸워서 주도권을 되찾아 대화와 협의가 가능하도록 가족을 변화시킬지..
선택하셔야 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단기간에 끝날 문제는 아니겠죠..
길게 보시고 길게 준비하세요.. 물론 그 과정에서 아이는 상처 받겠지만 가만히 계신다고 그 상처보다 덜 받지 않을 겁니다..
다만 그때마다 아이에게 마음이 어떤지 물어주세요. 그리고 엄마가 하고 있는 생각을 공유해주세요.
아무쪼록 기운내세요..
아.. 그리고 예전에 우리 엄마 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엄마 이담에 커서 내가 엄마 지켜줄게 나쁜 놈들 다 혼내줄게 나만 믿어!"
제가 했던 말 중에 가장 큰 효도라고 생각되는 말 Best No.1 입니다
그럼 전 이만..
좋은글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1살이라도 젊으실 때 용기내셨으면 좋겠어요
저희집은 엄마가 경제권이 없다는 이유로 제가 취직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혼하셨어요 자식 입장에서 얼마나 속상하고 답답했는지 모릅니다
빨리 이혼 못하시는 것도 다 내 탓같았어요
이혼성공했지만 모두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후 였고 전 몇년째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지요
제발 본인을 위해서라도, 소중한 따님의 미래를 위해서도 용기를 내주세요 작성자님은 젊고 능력있으신 분입니다.
걍 계속 보다가 당사자 글도 보고 느낀건데요.
'너만 잘하면 된다'
이거 가정폭력/학대자 들의 전형적인 클리셰에요. 문제는 저 '잘하는 것'이 왜 당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며 가해자는 무슨 권한으로 그걸 재량하고 판단하냔 말이에요. 더욱이 그 '잘함'의 기준도 매번 자기 기분 따라 바뀌고...
때리는 것만 학대가 아니에요....
그분예전글 보기했다가 기억났어요... 전에도 이와비슷한글 올리셨다가 지웠던거 기억나네요 그때 그글에 매우 장문의 댓글남기며 걱정했던것두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계속 맘고생하시는구나 싶어서 안타까웠어요 ㅠ... 볕이 그분께 닿기를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