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알파고가 커제 박살내고 은퇴한 후, 바둑계 근황.JPG

 5월 말 커제 vs 알파고 대국을 마지막으로 알파고가 바둑을 은퇴함.

사실 커제 vs 알파고 대국 까지만 해도 인간 기사들은

1. 어차피 알파고가 더 강해진건 알고 있었고 완패할건 알고 있었다는 반응과

2. 그래도 알파고 바둑이 인간 바둑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인간이 이해할만한 바둑이라 다행이다

라는 반응 정도로 나쁘지 않았음.

즉 어차피 알파고가 이기는건 이제 받아들일만 하고, 인간이 지금까지 연구해온 바둑과 알파고의 바둑이 다르지 않아서 다행이다,

인간은 틀리지 않았고, 알파고의 바둑을 보고 이해하며 발전해나가면 된다는 희망적인 분위기.

그 후 일반인들은 커제 vs 알파고 대국이 끝난 이후 관심을 끊었겠지만

알파고 개발팀인 구글의 딥마인드가 인간 바둑계에 대한 선물(?) 격으로 알파고 vs 알파고간의 자체 대국 50판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짐

https://deepmind.com/research/alphago/alphago-vs-alphago-self-play-games/

알파고 vs 알파고 대국 내용은 알파고 vs 커제의 대국과는 달리 여태까지의 인간의 바둑과는 전혀 다르고 인간으로서는 이해조차 힘든 바둑이었음

(알파고 vs 이세돌, 커제 경기의 해설을 맡았던 프로바둑기사 김성룡의 알파고 분석)

알파고 간의 대결 내용이 공개 됨에 따라서

1. 인간 vs 인간의 룰에서 똑같이 두면 늦게 두는 백이 불리하므로, 나름 합리적인 계산을 통해 백에게 '덤'을 주게 되는데, 

알파고에 따르면 인간이 현재 백에게 주는 덤 대로 하면 사실 백이 승률 70% 정도가 나올정도로 과한 덤인게 밝혀짐 (알파고 vs 알파고에서 백 승률 70% 기록)

2. 그리고 인간이 교과서처럼 여기고 모든 연습생들이 기계적으로 외우던 바둑의 기본 포석이라던가 정석이 사실상 폐기 처분될 운명에 놓임

(알파고가 이 정석을 거의 쓰고 있지 않음)

때문에 알파고 vs 커제, 이세돌 대결에서 알파고가 그나마 인간이 이해할만한 수를 둔 것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알파고를 조작한 것이거나, 아니면 알파고 입장에서는 커제와 이세돌의 수준이 너무 낮아 인간이 쓰는

(알파고 입장에서는) 평범한 수만 둬도 이길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진지하게 나오고 있음.

알파고 vs 알파고 50국 공개 이후 왠만한 프로 기사들은 각종 대회 개막식 등 행사 다 쌩까고 시간 나는대로 이 50국만 들여다보고 있으며

(그렇게 탑급 기사들이 그것만 연구하고 파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수법들이 난무한다고 함)

이미 프로 기사간의 대국에서 인간들이 사용하던 정석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알파고의 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이해는 안 가는데 무조건 따라만 해도 원래 인간 정석보다 나은것 같아서 무작정 따라한다고 함;)

바둑 채널에서도 재방송으로 떼우던 남는 방송시간을 알파고 해석 방송으로 채우고 있으며 시청률 고공행진 중.

그나마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프로급들은 알파고 바둑을 연구라도 하지만 이제 막 프로 입단을 앞두던 연습생들은

자기가 평생을 바쳐 연구해온 바둑이 한순간에 폐기처분되고 새로 바둑을 공부해야할 상황이 되자 아예 바둑을 놓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음

현재 알파고 vs 인간 프로기사 탑급의 실력은 알파고가 돌 3점을 봐주고 시작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이 3점 차이는 바둑 격언에 따르면 인간과 신의 차이라고 표현되던 차이임.

이 외에 알파고 외에도 작년-올해 초만해도 인간보다 못하다고 평가받았던 일본, 중국의 자체 바둑 AI도 최근 인간 뛰어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