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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와이프와 진지한 만남을 결심하게 된 계기

첫만남,


벌써 어느덧 5년전 이야기 네요...


정확하게는 5년전인 2012년 3월 어느날


젊은이들의 거리 건대입구역 2번출구 어느 커피숍앞에서 만났었죠.


말하긴 민망하지만 당시 유행하던 채팅앱을 통해서 미리 사진도 서로 확인하고


서로의 기준에 어느정도(?) 합격점을 내리고 첫 Off만남을 가졌었죠.


약속시간 15분전 도착해서 뒷골목에가서 담배 한대 피고, 껌 두개를 말아서 열심히 씹으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딱 봐도 그녀더군요. 사진보다 실물이 훨 괜찮아서, 내심 쾌재를 부르며 가서 어깨빵을 시전 했습니다.


찰나의 눈맞춤에서 그녀의 표정에서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으나, 어깨빵 탓일꺼라 위안하며 수줍게 인사를 건냈죠.



그리고 함께 건대입구역 안쪽 골목? 뭐.. 그쪽 잘 가보질 않아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만.. 돌아다니다 보니


미리 식사 장소를 파악하는 계획성 있는 삶을 살아본적이 없었기에, 입으로는 어색한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눈으로는 빠르게 간판들을 스캔하기 시작했습니다만... 죄다 호프집, 술집 뭐 그딴것만 보이더군요.


그러다, 당시 유행하던 강호동이 한다는 678인가 뭔가 고깃집이 보이길래 가서 삼겹살이나 먹는게 어떠냐고


그랬더니, 순간 흔들리는 그녀의 동공을 느꼈습니다.... 고기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들어가서 매너 있게 창쪽에 자리를 잡고, 안쪽에 그녀를 안내했습니다.



고기는 평소에 정말 잘 구웠기에, 자신있게 정확한 타이밍에 고기를 한번만 뒤집으며 구었죠.


"이모 참이슬 후레쉬 일병이요!"를 외치며, 술한잔 어떠냐고 하니, 흔쾌히 받아 줍디다.


그래도 첫만남이니, 그렇게 딱 기분만 낼수있게 고기 2인분에 된장에 공깃밥, 쏘주는 한병씩만 마시고


나왔습니다. 2차는 근처에 있던 이자까야를 갔더랬죠. 가서 피쳐 3천을 시킬까 5천을 시킬까 고민하고 있는데,


지금의 와이프 왈, "5천에 스페셜 하나 시키죠~!" 저의 선택장애를 극복해주는 반가운 맨트를 날려주더군요.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한잔정도씩 남았을때 화장실이 가고 싶더라구요, 화장실 가서 맥주덕분인지 폭포수 같은


볼일을 보고, 평소엔 관심도 없던 화장실 거울을 쳐다보며 옷매무세도 고치고, 주저 앉아버린 왁스바른 머리도


다시 일으켜 세우고 나왔습니다.


"막잔 건배 한번 할 까요?" 그렇게 기분좋게 마무리 한잔씩 하고, 그때까지 남아 있던 메론 한조각을 입에 넣고


입안의 청량함을 느끼면서, 계산대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주인분 왈


"아까 방금 여자분이 계산하셨어요"


아... 그랬습니다.


제가 화장실간 사이 지금의 와이프가 계산을 미리 했던겁니다.


머릿속에 "아까 고깃집에서 33,000원에 여기 31,000원.... 64,000원이면 오늘 선방이다..."


이런 생각을 했던 제 자신이 급 미안해지면서, 와이프의 얼굴이 더 이뻐보이더군요.


그때 결심했습니다.. "이 여자랑 진지하게 만나봐야겠다..."


그때까지 여자를 만나면서 사귀면서, 사귀고 나서나 몇번만나면서 계산한적은 많이 있었으나,


첨 만나는날 이렇게 계산하는 여자는 첨이 였거든요..ㅎㅎ


신선하면서도 기분좋은 느낌이 였습니다.


배려 받는 느낌? ^^


암튼... 그래서 지금 이렇게 아들 낳고 잘 살고 있는가 봅니다..


보배님들도 다가오는 여름..좋은인연 만나시라고.. 썰 한번 풀어봅니다.


꾸리꾸리한 날씨에 맛있는 점심 드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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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UI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