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즈음 fx3를 샀습니다.
물론 영상 촬영용으로 구매했는데 제가 보관하는 사진의 대부분은 커봤자 가로 3840px에 맞추기에
사진용으로도 충분히 쓸만하겠다 싶어 요즘은 사진도 제법 찍습니다.
저는 사진기의 기본 색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시그마 같은 아주 비주류가 아니고선 니콘을 제외한 이런저런 회사의 사진기를 써봤으나
기본적으로 마음에 들어 사진기에서 찍어 그대로 써야겠다고 생각한 사진기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니든, 펜탁스든, 캐논이든, 파나소닉이든, 후지든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이 써본 순서)
위 모든 사진기를 x-rite나 스파이더 사 등에서 만든 컬러 체커를 통해 만든 캡쳐원 프로파일에
개별적인 색을 약간씩만 취향대로 손봐서 만든 프로파일을 그냥 캡쳐원에서 디폴트로 놓고 쓰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캡쳐원에서 제공하는 프로스탠다드 프로파일과. x-rite 컬러체커 프로파일로 만들고 세부수정 하지 않은 프로파일의 비교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캡쳐원에서 제공하는 기본 프로파일과 색이 꽤 달라집니다.
실제 컬러체커 프로파일을 열어서 어느 쪽이 더 실제 색과 비슷한지 이야기하면 둘 다 다릅니다.
하지만 굳이 따지면 컬러체커로 만든 쪽이 훨씬 비슷합니다.
저렇게 프로파일을 만들고(제가 만든 게 아니라 프로그램이 만들어줌) 일부 색만 조금씩 수정하여 프로파일을 만들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프로파일이 효과가 있는가?
반 아이를 찍어서 피부색을 보면 캡쳐원에서 기본 제공하는 프로파일에 있는 피부의 녹색기가 빠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새로 만든 프로파일에선 몇몇 원색이 너무 진하게 표현되는 감이 있으므로 적당히 그 색을 채도 감소하여 새로이 프로파일을 수정하면 됩니다.
물론 이런 방법은 비전문적입니다. 반론할 것이 많습니다.
1. 이런 식의 프로파일은 빛이 변할 때마다 새로이 만들어야 한다.
-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엄밀하게 따졌을 때나 통용되는 이야기고
실제 써보면 그냥 자신이 자주 찍는 환경에서 하나만 만들어서 써도
어쨌든 기본 제공 프로파일보다, 카매라 jpg 색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냥 형광등 + 태양광 환경에서 하나, 태양광 환경에서 하나, 형광등만 있는 환경에서 하나
이렇게 세 개 만들면 되고, 저는 그마저도 귀찮아서 그냥 태양광+형광등에서 만든 거 하나만 씁니다.
(교실도 창가쪽과 복도쪽의 빛이 다릅니다. 태양광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실제로 있어보면 화벨 차이가 두드러질 뿐 프로파일에서 대단한 차이가 생기진 않습니다.)
2. 컬러체커 프로그램으로 만든 프로파일을 눈대중으로 세부수정을 한다고 했는데 그 방법은 비전문적이다. 눈을 못 믿고 모니터를 못 믿는다.
- 역시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adobeRGB나 P3색역을 95% 정도는 커버하는 캘리한 모니터에서 보면 적당히 맞추고 쓰는 데에는 충분합니다. 아주 정밀한 컬러 작업이 아닌 이상 충분하며, 이렇게 맞춰도 적어도 카메라에서 그냥 제공하는 jpg나 raw 기본 프로파일보다는 낫습니다. 위의 fx3 기본 색감 변하는 거 보면 아실 겁니다. 저건 제가 있는 곳에서 담은 것이기 때문에 무슨 색이 더 정확한지 제가 말할 수 있습니다. 새로이 만든 프로파일 색이 더 정확한 편입니다.
3. 너무 귀찮아서 못쓰겠다.
- raw 편집이 아주 대단히 귀찮은 작업인 줄 알고 있으나 사실 raw 편집 프로그램을 써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설정값을 조정하여 디폴트로 만드는 기능을 사용하면 그다지 귀찮을 것도 없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보정하지 않은 jpg를 그냥 쓰는 것보다는 손이 많이 가겠지요. 어쨌든 프로그램 한 번은 돌려야 하니까요. 하지만 색상 프로파일을 저렇게 한 번 만들어놓은 것으로 바꾼 뒤 기본값으로 바꾸고, 하일라이트 날아갈 것을 대비하여 아주 약간 어둡게 찍는 경우가 많을 것이니 노출값을 0.6 정도 올린 뒤 디폴트로 만들고, 하일라이트 보존 수치를 -로 조금 내려 하일라이트를 조금 살리고 이것도 디폴트, 커브 값을 아주 약간 건드려 이것도 디폴트, 이렇게만 해두면 수백장이든 수천장이든 파일 옮기는 시간이 더 걸리지 실제로 일괄 보정하면 제가 뭘 따로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값을 조정한 다음 일괄로 뽑아낸 jpg 파일이 카메라 자체 생산 jpg보다 색이 정확하냐... 일반적으로 보기 좋냐... 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렇습니다. jpg를 리사이즈 하기 위해서라도 일괄 편집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raw 편집 프로그램에서 디폴트로 설정해놓은 값으로 그냥 일괄 변환만 해주는 것보다 딱히 뭐가 더 귀찮은지도 모르겠습니다.
4. 컬러체커 프로파일은 수명이 있어서 주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 이것도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컬러체커 패스포트처럼 뚜껑 있는 제품으로 카메라 바뀔 때마다 간간히 만들어 쓰는 정도라면 반영구적 까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오래 씁니다. 지금 제가 쓰는 제품도 2019년에 샀습니다.
즉, 카메라의 jpg나 색감을 많이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정확한 색을 구현하는 카메라보단(기본색이 눈으로 본 색과 비슷하게 뽑아주는 카메라는 아직까지 못 봄) 차라리 후지 필름룩이나 소니 크룩처럼 눈으로 봤을 때의 색을 구현하는 게 목표가 아닌 특이하게 색을 변경하여 보기 좋은 jpg를 만드는 카메라 쪽으로 고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크룩이 있는 카메라를 씀에도 보기 좋은 색깔보단 그냥 눈으로 보이는 색깔에서 아주 조금 양념을 치는 것 정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며, 초보 사진가나 기록을 원하는 아마추어 일반인은 저와 비슷한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 이건 혼자 생각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카메라를 바꾸는 돈으로 컬러체커 하나 사서 쓰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플라스틱 쪼가리가 10만원 중반대 가격인게 저처럼 사진으로 돈을 벌지 않는 사람에겐 살짝 부담이 되지만 여러 카메라를 써도 색을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만드는 데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색을 만드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영상에 매우 도움이 되는 도구입니다. 보유하고 있다면 더 사용해서 안좋을건 없지용
마지막 한줄에 크게 동의합니다.
브랜드건 기기건 두집살림 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되죠~
자신의 색을 중시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도구 하나로 항상 홀스터에 담긴 무기를 가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게요. 프리미어 프로에서도 다빈치 리졸브처럼 패스포트 같은 컬러체커 한 번에 인식하는 기능이 있음 참 좋겠더라고요. 원터치로 만들어지는 색이 참 좋았습니다. 조금만 조정하면 되고요. 제가 살 때만 해도 한 가지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디오용으로 조금 구성이 다른 제품이 또 나왔더라고요.
선생님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