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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길고 길었던 싸움이 끝났습니다

오유에도 몇번글쓰긴했지만...


전 올해 한국나이로 26살인 청년입니다

제가 14살부터 한국을 떠나 미국 뉴욕에서 4.5년, 그리고 2010년부터 현재까지 캐나다로넘어와서

이민자로 살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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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보이시나요?

저 왼쪽에 허연색 동그라미가 뇌출혈로 생긴 혈종(피웅덩이)입니다

사람 머리속엔 뇌하나 들어갈 공간밖에 없는데 머리에 갑자기 테니스공보다 조금 작은 공하나가 갑자기 생겨서

주변 뇌를 밀어낸다고 생각하시면.... 그고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진짜로...

(뇌압이 올라가서 뇌 전체에 손상을 줍니다)

결국 전 22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선천전 뇌질환 (한국어로 뇌동정맥 기형이라는) 이 터져 뇌출혈로 

좌반신마비가 되었습니다



제가 2011년에 대학교 입학했는데, 2년이 지나고 2학년끝난후 여름학기에 뇌혈관이 터졌거든요

입학할땐 조기졸업하고 싶어서 많이 수업듣고 그랬는데,

이걸로 인해서 학교를 1년을 그만두고 쉬어야 했습니다

2013년 6월 4일... 혈관이 터져서 근처 병원에 실려가니 출혈이라고...

하필 그병원엔 신경과 의사가 없어서 옆동네 병원에서 1차수술을 했는데

(혈관에 약을 주입해서 혈관을 정상화시키는 요법인데, 실패했습니다)

상태가 더 악화돼서 거의 사망직전인 상태로 토론토에 대형병원으로 실려가서

머리를 반을 쪼개고 뇌혈관 4.5센치를 제거했었습니다

나중에 동생이 말하길 수술 들어가기전에 의사가 무슨 용지를 주면서 싸인하라 했는데

알고보니 수술리 잘못되면 옆구리에 구멍을 뚫어서 생명연장장치? 연결하는거 가족한테 동의받는 거였다네요 (저야 그때 혼수상태였어서

알 턱이 없었지만)

어떻게 기적적으로 살아나긴했는데깨어나보니 왼팔과 왼다리는 말을 안듣고(완전마비에서 재활해서 그나마 어기적거리며 걷기는 합니다 지금은)

멘붕상태에서 난 착하게 살았는데! 하면서 오열도 하고 그랬어요...

그후 3주동안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 끼면서

코에 튜브를 집어넣어서 영양제만 한방울 한방울씩 떨어트려주는데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나이 22살에 그것도 생일 일주일전에(생일이 6월 25일, 2번째수술이 18일)뭘했다고 이렇게 사나 생각도 나고

이렇게 살면 퇴원해도 가족한테 짐,민폐만될텐데 하고 오른손으로 옆에 종이에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가족한테 편지써두고

(수술하고 코에 튜브 넣다가 목이 긁혀서 목이좀 상해서 말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중환자실에서 종이에 글쓰면서 대화했어요)

오른손목을 이빨로 뜯으려다가 간호사한테 걸려서 침대에 오른손 묶이고 그랬습니다

아침에 가족이 와서 엄마가 심각하게 손잡고 첫째고 아들이고 나발이고 돈 안벌어도 좋으니 살아있기만 하라는데

또 눈물이 나더라구요

함께 펑펑울다가 그래도 살자고 결심해서 결국은 살았습니다

수술하고... 재활병원 입원하고 통원치료하고

지금은 퇴원해서 사설 클리닉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는 14년도에 복학했는데 수술하고 몸이 불편하다보니 너무 체력이 딸려서

난들 수업 듣는거보다 줄여서 듣고 하니

원래라면 2년만 더하면 끝내는거(쓰러졌을때 딱 반이었거든요 학점) 1년 휴학하고 계절학기 다듣고 그랬습니다

(뒤떨어지는게 싫어서 계절학기 계속 들었습니다. 캐나다는 9-12월 1학기,1-4월 2학기,5-8월 여름(계절학기)입니다)

정말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여기시간 어제 8일에 장장 6년에 걸친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사.jpg

팔에 아직도 강직이 심해서 저절로 올라갑니다 ㅠㅠㅠ 좀 내려가라...

(초상권따위 오징어라 상관없엉 보면 어쩔껀데!)

그래도 뒤쳐지기 싫어서 나름 열심히 하다보니 우수졸업하게됐네요 ㅠㅠㅠ(최우수 졸업할수 있었는데 0.04점 모잘라서 실패 커흙..)

정말 이름부르고 단상에 올라가서 총장님과 악수하고 내려와서 졸업장 받는데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ㅠㅠㅠ

식 끝나고 캠퍼스에 "야~~~! ㅆㅃ!!!! 끝났어!!!! 소리지르고 나왔습니다 ㅠㅠㅠㅜ...

남들 4년만에 졸업하는거 전 6년이나 걸렸네요 ㅠㅠㅠ

졸업하고 가족들이 항상 저보고 일,돈 신경쓰지말라고 하는데

그래도 첫째고 아들하난데 일을 해야지 놀고먹을수 있나요 1인분은 해야지?

1년전부터 경험쌓고 했었는데(그걸로 베오베 갔다능)

얼마전부터 시작한 작은사업에 매달려볼까합니다

언젠가는 몸도 회복하고 돈많이 벌어서 한국에 자주 들락고리면서 재미나게 살수 있겠죠...?ㅠ

올 가을에는 작년에 학교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졸업기념 힐링+요양으로 한국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작년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는데 못잊겠어요 ㅠㅠ 캐나다 개심심...감옥이 따로없어요 ㅠ

대학졸업... 남들은 별거아닌 일상이지만 제게는 인생에 몇없는 제일 큰 산봉우리중 하나를 넘은거 같네요

이글을 보시는 모든분들 꼭 건강 조심하시고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꼭 건강진단 하시면 뇌도 한번 찍어보세요 제 병은 인구의 0.2%정도 갖고 태어난답니다. 한ㄴ=국에도 10만명?)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꼬릿말 참조]

이정도면 자랑해도 되겠죠...?

이글을 보시는 모든분들 건승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엄마!아버지! ㅇㄹ아!9동생) 4년동안 응원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밀어줘(요)! 사랑해!!
졸사2.jpg

뻘샷- 제 손이 이렇게 큽니다 손크기가 300미터는 되겠어요!(토론토 CN 타워 높이553m)

상큼한 주말아침 오징어의 눈갱 죄송합니다
댓글
  • 깊은밤굿모닝 2017/06/10 09:34

    왼팔은 아직도 완전마비라 한손으로 노트북 타자치다보니 검수했는데도 오,탈자가많네요
    양해부탁드립니다 ㅠ

    (mOhs95)

  • 살아가보자 2017/06/10 10:19

    정말 고생하셨네요 !!  앞으로 꽃길만걷길
    온축복이함께 하길 바랄게요^^

    (mOhs95)

  • 수니아스타 2017/06/11 20:28

    졸업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저는 2012년도에 입학해서 작년에 졸업했는데 캠퍼스에서 지나쳤을수도 있겠네요!

    (mOhs95)

  • sogorgeous 2017/06/11 20:31

    올~~~!!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하실 일들도 응원합니다.
    가족분들도 눈물날만큼 멋진 가족이네요.
    bbb

    (mOhs95)

  • 둡장수 2017/06/11 20:40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 다 잘되길 바래요!!

    (mOhs95)

  • veluga 2017/06/11 20:41

    내가 토했어!!!
    이 오징어는 성공할거야!!!
    몸도 건강해질거야!!!!
    연애는... 내가 먼저 남자 손 잡고 연애하기 전까지 너의 연애는 승인하지 않겠음요!

    (mOhs95)

  • 세찬원(문지기) 2017/06/11 20:44

    조용히 추천을 누르고 갑니다 축하합니다

    (mOhs95)

  • 뿌잉뿌잉뿌잉 2017/06/11 20:46

    정말 멋진일을 해냈어요 모든 이루실수  있는 좋은 용기를 가지고 계시네요 화이팅!!

    (mOhs95)

  • 어용시민4 2017/06/11 20:47

    대단하십니다. 가슴 뭉클하네요.
    이정도 의지시면 뭘하셔도 성공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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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asodlah 2017/06/11 20:47

    장합니다. 앞으로 좋은 일 더 많을 거예요. 저런 지독한 병마와의 싸움도 이기신 분인데 뭐든 질 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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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비어스 2017/06/11 20:47

    앞으로 더욱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도 잘되길 바랍니다.
    한국 들어오시면 또 글 남겨주세요. 맛집 알려드릴게요 ㅎㅎ

    (mOhs95)

  • 바암 2017/06/11 20:48

    혈관기형은 상당히 많은 분들이 갖고 태어나시지만, 평생 병으로 진행될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아서 모르고 살아가시죠
    저도 군대에서 몸키운다고 체력단련을 심하게 하다보니 두통이 너무 심해서 이야기했더니 바로 군병원을 보내서 ct찍었습니다
    뇌로 올라가는 큰 혈관이 후두부에서 분지하는 부분에 낭종형의 혈관기형이라고 하시던데, 여튼 혈관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부풀어있더군요
    그후 변화를 관찰하려 여러번 더 찍었는데, 다행히 커지거나 문제는 잔혀 없다고 합니다 그냥 잘 살아고 있어요
    작성자님은 정말 운이 안좋은 케이스 같은데, 참... 이렇게나 밝고 훌륭하게 견뎌내시다니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에 늘상 밝을 수만은 없겠지만, 부디 원하시는 것 다 이루실 수 있게 건강하고 오래 사시길 바랍니다

    (mOhs95)

  • 우지나 2017/06/11 20:48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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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T최씨 2017/06/11 20:49

    물리치료사입니다.  많이  봐온 분들과 같네요.
    신체에 장애는 불편일 뿐입니다.  힘내시고요.  하시는일 몽땅 꽃길이시길 바래요~

    (mOhs95)

  • 나윤 2017/06/11 20:51

    연년생 두아이 혼자 돌보느라 매일 안좋은 생각만 했는데 부끄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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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한밤 2017/06/11 20:53

    공부하는 데 머리 아픈 것만큼 힘든 일이 없죠
    오랜 공부만큼 힘든 것도 없고요
    하지만 제일 대단한 건
    고통스럽고 기나긴 병원 생활을 이겨내신 일이네요
    철인삼종경기를 마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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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울방울해♡ 2017/06/11 20:54

    세상에..  머리를 쪼개고 뇌수술을 하는 그 큰일을 겪고도 외국에서 대학 졸업을 6년만에 했다구요? 남들보다 고작 2년 더 걸려서? 엄청나네요ㅠ 저같으면 10년은 걸렸을 듯ㅠㅜ
    존경스럽습니다. 한국 여행 즐겁고 맛있는 시간 되시고 앞으로도 쭉쭉쭉 건승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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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라동프린스 2017/06/11 20:56

    방문수 럭키 777~~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빛나는 날만 있기를 기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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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깊은밤굿모닝 2017/06/11 20:59

    우왕 베오베다!
    이 영광을 가족에게 돌립니다 ㅠㅠ
    응원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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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콩떡 2017/06/11 20:59

    너무 멋지다.
    제가 최근 3개월간 본 일반인 남자, 아니 인간중에
    젤 멋있습니다.

    (mOhs95)

  • 오유워보이 2017/06/11 21:02

    죽을만큼의 시련은 사람을 바꾸게 한다. 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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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라마미 2017/06/11 21:02

    님의 모습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고 갑니다 :)
    앞으로 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라고, 계획하셨던 사업도 승승장구 하시길 바라요^^
    작게나마 모니터 너머로 응원할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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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시멈춘시간 2017/06/11 21:04

    축하합니다
    항상 행복한 일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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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케이 2017/06/11 21:04

    한창의 나이에 다가온 고난을 이겨 내신 모습에 저도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되네요.
    살아 주셔서 감사드리고 인생에 더 없이 행복한 날들만 함께 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mOhs95)

  • 박해민. 2017/06/11 21:05

    대단하십니다. 나태하게 살았던 제 삶을 반성하게 되네요. 이제 아프지말고 하고싶은거 다 하고 꽃길만 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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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류 2017/06/11 21:06

    저희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오래 고생중이시라 그 맘 알고 예전부터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잘 되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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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냥이냥냥 2017/06/11 21:06

    승리! 오직 승리!
    축하 합니다 승리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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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맹맹이 2017/06/11 21:12

    너무 멋지십니다! 더큰일도 해내실거에요! 정말 멋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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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넉울휘 2017/06/11 21:15

    작성자님 멋져요~졸업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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