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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인줄 알았던 울 마눌님

하루종일 걱정만 하고 사는 아재입니다.
평범하게 태어나, 중학교때 흑수저되고, 35살까지 집안 빚갚고 ... 어찌저찌 노느라 '모쏠'이었습니다.
35살에 만나서 90일만에 결혼했습니다.
결혼 하고 보니, 형들이 싫어할만한 거 대부분에 해당됩니다.
1. 전문대 출신이고, 직장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주로 알바만 해서 살았더군요.)
2. 결혼전까지 벌어논 돈도 없고, 오히려 부모님에게 의존해서 용돈벌면서 살았더군요.
3. 처가집이 가난한 집이지만, 백화점 명품은 모두 다 외우고 있고, 유행하는 모든걸 알고 있습니다.
4. 결혼해서 현재까지 외벌이로 삽니다. (결혼 1년만에 10Kg은 ... )
5. 결혼하고 보니 라면 하나 제대로 끓이지 못해서 하나하나 알려주었습니다.
6. 힘들게 일어나 아침 출근할 때, 자고 있는 마눌님보고 많이 서운했습니다. (아침밥? 그게 뭔가요?)
7. 지금까지 늘 누군가에게 비교당합니다. (세상에 잘난 남자 참 많아요.)
8. 늘 무언가 갖고 싶어합니다. (명품가방, 자동차, 집 ... ㅠ.ㅠ)
9. 술먹는거 극단적으로 싫어합니다.
10. 담배도 싫어해서, 5년, 3년 끊어보았습니다.
11. 저녁에 친구 만나는 거 많이 싫어합니다.
12. 눈만 마주치면 '잔소리'합니다.
13. 와이프인지 엄마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많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십여년이 흐른 지금 ...
1. 일만 하는 남편 잘 도와줍니다. (작년 10월부터 주당 100~120시간 일하고 있습니다.)
2. '독박육아' 잘 견디고, 아이들 잘 키우고 있습니다. (마눌님이 교육 관련 이야기 하면 ... 솔직히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3. 퇴근해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해도, 알아서 다 해줍니다. (씻겨주는거 좋아합니다. 아~ 저는 싫어합니다.)
4. 결혼하고 같이 여행간게 몇번 되지 않아도, 다 이해해줍니다.
5. 제가 갖고 싶어하는 모든걸 사줍니다. (싫어도 일단 사주고, 삐져있습니다. 몇일 지나면 좋아해줍니다.)
6. 제가 시키는(?) 거 다 해줍니다.
7. 저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상담자이자, 친구이고 ... '엄마' 같습니다.
처음엔 전생에 나라를 팔았나 생각했는데...지금은 제가 전생에 나라를 구한거 같습니다.
결혼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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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6

    그러게요.
    처음엔 힘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딸딸아들님 말이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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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엘티 2022/08/16 07:39

    혼자서는 안됨. 서로의 노력 결과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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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6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마눌님에게 부족한 남편이네요.
    더 노력하고, 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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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시밀 2022/08/16 07:39

    부창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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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7

    아~ 칭찬 받는거 같아서 행복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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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롬이진사 2022/08/16 07:40

    그러면서 서로 맞춰가는거져.. 예전 팔순 노부부에게 다음생에 다시 태어나면 누구랑 결혼 할거냐고 물어보니 다시 똑같은 배우자랑 한다고.. 그래서 왜냐고 물어보니.. 지금까지 힘들게 서로 맞춰는데.. 라는 답변에 공감이 가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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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8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두고두고 오래 쓸 말 ... 진심으롤 감사드립니다.
    고민하던거에 답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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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리스레이아 2022/08/16 07:40

    잠도 조금밖에 못자고 일주일내내 일만 하시나 보네요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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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8

    졸리면 자고, 아니면 일하고 ...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시급 만원이어도 연봉이 6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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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사나이 2022/08/16 07:41

    십여년 흐를 동안 힘든거죠. 그 동안의 노력과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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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9

    그렇게 생각합니다.
    같이 보낸 시간이 더 길어질 수록, 우릴 부부는 서로를 더 알아가고 이해해줄거 같습니다.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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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아역학 2022/08/16 07:41

    10년이 지난 지금의
    6번 항목이 제일 좋네요^^;; ㅎㅎ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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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49

    형이 생각하는 그런거(?) 아닐겁니다.
    집안일이나, 회사일 대신 시키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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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Df-2 2022/08/16 07:42

    45세에 100~120시간이요?
    전 35세 때 한 100시간도 죽을 거 같았는데...
    체력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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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51

    30대에는 주당 120~140 ... ㅠ.ㅠ
    40대에는 주당 110~120 ... ㅠ.ㅠ 30대보다 더 힘들었어요.
    50대인 지금은 주당 100~120 ... 회의하고, 상담하고 ... 몸은 괜찮은데, 마음은 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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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자마신 2022/08/16 07:43

    이게 되는건가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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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그린아재 2022/08/16 07:52

    친구들도 다 이렇게 살고 있어요.
    마눌님이 시키는 거 다 하면, 마눌님이 착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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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하늘11 2022/08/16 07:51

    딴거 있겠습니까~?
    이러한 글에는 추천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주당 100에서 120시간이요~?
    몸 축나지 않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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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어저금통 2022/08/16 07:52

    그 와중에 가방 보테가 아닌가요~ 그래도 좋아 지셔서 다행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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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런 2022/08/16 07:53

    아내분이 자게이에요? 볼까봐 쓴 글 같아요.
    장난입니다.. ㅎㅎ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게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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