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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먹는 걸이밥

예전 제사나 차례를 지낼때 제사지낸 음식을 조금씩 모아 집 밖에다가 두면 걸귀들이 와서 먹고 그 집안에 재앙을 막아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상들의 후덕한 인심으로 생겨난 풍습입니다. 친한 여자친구에게 들은 경험담을 써보고자 합니다.
스무살때 친구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할머니가 몸이 안 좋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의사말이 길어야 한달이라고 했답니다.
이친구가 할머니 손에 길러지다 시피해서 엄마이상으로 할머니를 끔찍히 생각했거든요.
울먹이며 전화하는데 바로 병원으로 찾아가 봤습니다. 의식도 없이 산소마스크 를 쓰고 누워 계셨습니다.
친구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할수밖에 없더라구요.
집으로 돌아와서 장례식때 입을 정장을 찾아봤는데 없더라구요. 군대가기 전에 알바해서 모아둔 돈으로 거금을 들여 검은정장 한벌을 사두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시한부 기일 일주일정도 남자 할머니를 집으로 모셨다고합니다. 어차피 가망이 없으니 집에서 편히 가시라고 데리고 온거죠.
집에 오신뒤로 자꾸 누가 자길 데려가려 한다고 역성도 내고 어린애처럼 울기도 하고 그러셔서 친구 어머니가 찬송가와 주기도문 같은걸 외우시곤 했답니다.
(이 친구 집안이 기독교입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낮에 집앞에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나길래 나가 봤는데 비구니 스님이 집앞에 서계시더랍니다. 어머님이 나가셔서 저희는 하나님 믿는 집입니다. 죄송하지만 다른집으로 가주세요 이렇게 말했는데 꿈쩍도 않고 불경을 외우면서 목탁을 치시더랍니다.
그냥 문 닫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비구니스님이 어머니를 부르더랍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이집에 위독하신 분이 계신가요? 하고 물어 보셨습니다.
네 저희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세요. 이렇게 말씀 하시니까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세잔의 깨끗한 냉수와 음식을 접시에 담아 대문 옆에 두시고 다음날 도 똑같이 새로 만들어 문 옆에 두라고 하였습니다.그리고 마지막날 은 냉수대신 술 한잔 올리라구요.
이렇게 말씀 하시고 뒤돌아 가시는데 어머님이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두장 꺼내서 드렸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묘한 느낌이셨데요. 고민은 이제 부터인데 기독교 집안이니 미신은 당연히 안 믿는데 나중에 친구랑 어머님이 밀어 붙이기 식으로 한번만 해보자 식으로 해봤답니다.
그리고 세째날 까지 그대로 한후에 그날 저녁 어머님께서 꿈을 꾸셨는데 꿈속에 먼저 돌아가신 아버님하고 검은 옷을 입은사람 둘이랑 집앞에서 술을 드시더랍니다.
아버지 여기서 뭐하세요 들어오세요 이러니까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시더니 어머님한테 들어가라고 하셨데요.
아버지께 다가가려고 하니 점점 멀어지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꿈이 깨서 일어났는데 기적 같이 할머니가 툭툭털고 일어나 앉으시더니 밥좀 달라하셨데요 배고프시다고..
흰죽에 간장드렸더니 이거말고 그냥 밥달라고 짜증내셨답니다.그리고 지금까지 건강히 잘 살고 계세요.
이게 19년전 일어난 일입니다.물론 그 정장 사서 아는선배 결혼식에 한번입고 군대다녀와서 사이즈 안맞아서 동생 줬습니다. 이 내용은 친구가 겪은 실화이고 제가 간접으로 본겁니다.

댓글
  • 입업벤치 2017/06/08 03:26

    와...사람이 죽을때가 되면 사자들하고 조상들이 기다린다고 하더군여..
    근데 밥하고 술로 꼬셔서 보내버린..조상님이 한자리 하시는듯요
    이걸 뭐라고 했던거같은데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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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패밀리 2017/06/08 08:25

    캣시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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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롤트리비아 2017/06/08 09:23

    중학교 때 귀신보는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명절에 친구집 가는데 한 집앞에서 남자 둘이 싸우고 있더랍니다.
    가서 지켜보니, 차례지내고, 귀신들 드시라고 내놓은 걸이밥을 놓고 싸우더랍니다.
    한명이 이건 우리 집앞에서 내놓은거니 내가 먹어야 한다. 다른 한명은 이건 누구나 먹을 수 있는거니 같이 먹자면 싸우더랍니다.
    그 친구가 걸이밥이 뭔줄 되내이고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쳤다는 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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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리랑 2017/06/08 09:30

    신비롭네요... 도깨비처럼 명부에서 이름을 지우고 시말서 잔뜩 써서 올렸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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