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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고 싶단 남자와 헤어졌던 그 여자가 또 글을 씁니다

또 한주가 흘렀네요,
이별후 여러 댓글을 100번도 넘게 읽고 또 읽었더니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그때 이별하신 분들은 다들 잘 계신가요?
저는 이별했던 그 바로 집앞에 사는 남자와 아직 우연으로 마주친적은 없습니다 (1번 더 보긴 했지만요 )
생각해보니 유난스럽게 특별한듯 굴었지만 그냥 "평범한 이별" 입니다. 평범하게 연애하다 평범하게 이별했네요
제 글을 기억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이또한 내 삶의 기록이기에, 오직 저를 위해 또 한번 글을 쓰려 합니다. 제 기록을 보시며 꼭 시간이 왜 약인지 알아주심 좋겠습니다 
"  넌 사랑은 아니었다
사랑한건 아닌것 같다
너무 잘해주니 부담스럽다
난 혼자가 되고 싶다 " 
이런 이별의 말을 듣고 헤어진 저는 그야말로 수십가지도 넘는 온갖 짓을 다하며 마음과 몸을 괴롭힌 후에야 깨달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1. 절대 상대를 욕하지 않겠다
상대는 그냥 평범한 남자였습니다. 물론 배려나 예의가 있었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이별이 이런거잖아요.
나를 배려했다면 이별하려 했겠습니까. 그는 그냥 본인의 행복이 중요한 사람일뿐, 나와 다른 괴물은 아닙니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매일 생각했습니다. 미워하지 말자
미움은 결코 필요없다. 만일 마주쳐도 미워하거나 험한 말 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런게 어른의 이별이라고 스스로 믿습니다
 
2.  몇일만에 지워야지! 하는 생각은 버리려고 합니다
사람마음이 진짜 이상했습니다. 오늘 괜찮더니 내일 또 미칠거 같고 겨우겨우 넘기면 또 다음날은 괜찮아요. 어느날은 쨍쨍한 아침해가 괴롭더니 또 어느날은 검은 어둠이 슬픕니다. 그냥 울어야 합니다. 매일 매일 울고 또 울었더니 3주쯤 되니 지겨워 눈물이 안나옵니다. 안참고 울기만 하길 잘 했습니다.
이러다 내일또 울겠죠, 그럼 그냥 울려고요
욕하고 스스로 자학하면 뭣 하겠습니까, 또 내일 되면 기다리게 될것을. 도돌이 표 같은 사랑입니다
3.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기다려 올 사람이면 왔겠죠. 돌아온들 우리가 잘 되겠습니까
이런 상처를 준 사람과 다시 행복해 진다? 그건 어려울것 같아요
4. 내가 나의 이상형이 되자
저는 그가 마음껏 자유롭게 서핑하고 스케이트 보드 타고 음악을 하고 늘 즐거운 사람들 틈에 있는게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헤어질때 이런 이상적인 사람을 또 어떻게 만날까 하고 기회를 잃어버린듯 한탄 했습니다. 
몇일 전 누가 그러던데 "이상형이란건 내가 되고 싶은 사람"  이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나는 늘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어제 스케이트 보드를 장바구니에 넣고 ㅎ
서핑을 하기 위해 수영장 기초반을 알아봤습니다. 제가 수영도 할줄 모르면서 서퍼가 되는 꿈을 꾸는건 좀 우습지만 벌써 태양아래 까맣게 그을린 내 모습을 상상하니 심장이 두근거려요! 
제가 좀 많이 나아진것 같네요 이 글을 쓰는 순간 순간 느껴집니다.
 
여러분, 마치 촛불에 불이 꺼진듯 깜깜한 하루가 벌써 몇주째 흐릅니다. 손바닥으로 마음대로 꺼버리고 떠나니 저는 어둠속에 남아 보이지도 않는 발광을 했습니다. 
그냥 연애가 이런거 겠죠.
상대의 죄책감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가 내가 이렇게 괴로울줄 알았겠습니까, 알았다면 헤어지자 말 못했겠죠. 나쁜 사람이면 사랑 했겠습니까. 전 저를 제일 잘 압니다. 좋은 남자였으니 좋아했겠죠
 
그냥 제 이별도 이렇게 흘러갑니다. 
다음주엔 아마 물 속에서 발을 구르며 수영복을 쑥쓰러워하는 30대 여자로 돌아가겠지요 
세상 모든 이별에 애도를 표합니다   

댓글
  • 자바칩 2017/06/06 14:13

    정말 미칠 것 같아도 결국 안 미치고 잘 살고 있는 힘껏 괴로워하다보면 다 지나있더라구요
    태양아래 헤엄치는 거 정말 기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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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고냥이 2017/06/06 14:27

    이별이 괴로워도.....치킨은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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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락악마 2017/06/06 14:29

    어차피 사랑이란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또 치유받고  치유해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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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미요루♡ 2017/06/06 14:40

    성숙하게 이별을 받아들이시는군요
    멋진분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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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싸안으며 2017/06/06 14:43

    글쓴이의 입장도 되어보았고 본문의 남자 입장도 되어보았습니다. 글이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네요. 이별 후유증으로 어떤 삶의 목적도 없이 무의미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제 저도 저의 이상형이 되어보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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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해민. 2017/06/06 15:08

    경험상 바깥일이 바쁘면 금방 잊혀지더군요..ㅠㅠ 없는 약속도 만들어서 부지런히 돌아다니세요! 청춘 화이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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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트성애자 2017/06/06 20:13

    이별 끝엔 또 봄처럼 화사하고 여름처럼 싱그러운, 비오는 날 건내준 고마운 손수건처럼...
    그런 만남이 있을 겁니다.
    제가 누린 행운을 모두가 만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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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잉호왕휴왕 2017/06/06 21:33


    혼자 술마시며 식당 냅킨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저를 보니 한심한 마음과 측은한 마음이 소용돌이 칩니다. 몇시간 전 잘난척 성숙한 척 했지만, 아닙니다.
    괴로운 거짓말입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
    왜 자꾸 우는지 괴로워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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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긍정주의 2017/06/06 23:28

    담담하게 지내기도 슬프시지요..너무 슬프지 않으셨으면..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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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무게48 2017/06/06 23:32

    가까이 계시면 술 한잔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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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끗합니다 2017/06/06 23:32

    서핑하싱때 수영 잘 모르셔도 할 수 있어요! 시즌 놓치면 서핑할때 장비값등 많이 나가시니 수영반 다니면서 서핑 기초 다지는것도 좋을거 같아요!!극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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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혈투사 2017/06/06 23:33

    그냥 시간에 맞겨 두고 자기 일에 몰두 하면 어느 순간 참으로 한때의 아름다운 기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힘 내세요.  그냥 인연이 아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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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이새키 2017/06/06 23:34

    아이구.. 극복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구 댓글쓰려고 내려오면서
    맥주잔에 눈물훔친 휴지조각을 보니 맘이 짠하네요..
    힘내세요 결국 시간이 다 해결해 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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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Qnfdkxm 2017/06/06 23:35

    그 마음을 너무나 알겠어서 저도 ..괴롭습니다
    날마다 다시 다시
    언제가 끝일지 모르는..저는 아직도입니다
    문론 빈도수는 많이 줄었고..근데 다른 남자를 만나는 일에 무기력 해 져서 큰일이예요
    ㅎㅎㅎ가까이 있으면 같이 한잔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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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수총각 2017/06/06 23:36

    그 새끼가 개.새끼인겁니다.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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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멘탱 2017/06/06 23:37

    '내가 내 이상형이 되자'에 한표 드립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 더 즐겁고 행복할 것입니다.
    항상 자기 자신 목표를 위해 달리면서 주변 배려해 보세요. (주위를 보는거 꼭! ㅎ)
    좋은분 많이 만나게 될 것입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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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미와그린비 2017/06/06 23:50

    시간이 약이겠지요 언제나 그렇듯.
    밥 잘 챙겨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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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빠라섹할래 2017/06/07 00:06

    여기서 남자욕하는 애들 진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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