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일할때 수박으로 죽빵 맞은 썰.txt

 

나는 고3부터 갓스무살때즘 약 1년 반정도 동네 하나로마트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정직원같은건 아니고 시즌마다 바쁜 때(명절, 여름 판촉)일때 시급 씨게 받고 일하는거 

 

사건이 일어난 그 때는 장마 직전의 여름으로

7키로부터 가끔 13키로가 넘는 꿀수박이 쏟아지는 족같은 때였다

 

 

 

그당시에 내가 찍은 그날 수박 하루치 물량

 

구라안치고 이거 다 팔린다

 

 

 

 

 

 

이 썰을 풀기위한 배경설명

 

하나로마트는 농산물 환불정책이 아주 쌈박하다

 

사간 농산물을 먹다가 맛이 간 걸 알게되면 절반 이하만 가져다줘도 환불된다

심지어 무거운거 못드는 어르신들은 사진찍어서 영수증이랑 보여주기만 해도 환불해줬다(이건 지점마다 다를듯)

 

다들 그런건 아니지만

이걸 악용하는 미친련들이 가끔씩 오기 마련인데

 

 

 

 

 

때는 불행이도 내가 오후교대로 바뀐 날에 벌어졌다

왠 아줌마가 수박 매대를 향해 성난 메머드마냥 다가와선

 

"니네가 싸준 수박이 존나 물수박이라 먹지도 못했다!" 라고 욕을 하는게 아닌가

 

사실 상품이 맛대가리 없다고 항의하러오는건 가끔 있는일이고,

우리가 수박을 잘라먹고 팔 수도 없는 노릇이니(당도계는 찍어보지만)

 

나는 영수증을 보고 환불 도와드리겠다고 종이를 받았다

그리고 바로 뭔가 잘못됐음을 알고 등에 한기를 느끼게 됐는데...

 

 

 

 

 

그 아줌마가 산건 12킬로짜리 왕수박인데다

 

절대 저 손수레엔 그 덩어리가 들어갈 수 없다는 것...

 

나는 가만히 저 인간의 닳고 닳아버린 인디언식 양심의 삼각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미-친련아

 

어떻게 12kg이 한주먹이 되서 돌아오는데

 

사실 저 가슴속에 양심의 삼각형은 닳아버린게 아니라

잠결에 도리토스인 줄 알고 쳐먹어버린게 아닐까

 

원래같았으면 내 재량대로 고객센터에 안내했겠지만

이대로가면 분명 센터에서도 존나 싸우겠지 싶어 매니저를 소환했다

 

 

 

 

 

 

 

하지만 이 어린 매니저 또한 메머드의 포효 앞에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소리지르지 마시고 이러시면 곤란합니다"매크로만이 매니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리라

 

난 모든 책임을 상급자에게 돌린 뒤 다시 수박을 팔기 시작했고

 

분노가 극에 달한 아줌마는

"니가 쳐먹어봐!" 하며 수박을 쥔 주먹을 매니저에게 뻗다가

 

 

 

 

 

잽싸게 피한 매니저의 뺨이 있던 자리에 있던

 

내 턱주가리에 달콤한 죽음이 갖다꽂혔다

 

상상도 못한 일격에 다리가 풀린 난 그물에 싸다 만 수박을 껴안고 누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그 수박 버서커 아줌마는 당황한 매니저와 함께 자리를 떴고

 

나는 당분간 차갑게 식은 하나로마트의 바닥장판과 하나가 되었다

 

이 노래와 함께

어서오세요 빨리와요~ 언제나 즐거운 하나로마트~

 

상거

 

 

이후에 들은 말로는

 

1. 결국 그 아줌마는 센터에 가서도 물수박을 판 우리책임이라며 존나 싸웠다

 

2. 당도계 측정결과 수박은 완전 꿀수박으로 판명됐으나

 

3. 극심한 피로와 사자후에 지쳐 결국 100% 환불을 해줬고

 

4. 나를 포함한 과일팀은 고객응대 민원으로 인해 cs 경고가 쌓였다

 

 

진상은 상대하지 말로 흘려넘겨야 한다

 안그러면 우리의 하악이 달콤해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