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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축] 카샤님이 아프고 난 뒤 처음으로 창틀에 올라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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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샤는 올해 17살입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췌장염으로 죽다가 살아났습니다. 

병원에서도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퇴원했는데 어떻게어떻게 살아나더라구요.

그 뒤로 밥도 거의 안 먹고 해서 몸에 좋은 거고 나발이고, 먹어 주는 거면 그저 감사합니다 하고 맥이고 있습니다.

냄새도 많이 못 맡고 눈도 바로 앞에 가져다줘야 보이는 거 같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뒷다리도 좀 끌듯이 걷고 ... 

털 빠진 거 정리해준다고 몸 쓰다듬는 것도 신경질부리며 못 하게 하고 덕분에 안 그래도 힘들던 발톱깍는 건 그냥 안 하고 있습니다.

싫어하는 거 하고 나면 밥을 더 안 먹더라구요. 하 성질머리-_-

하여튼 그러던 분이 오늘 창틀에 올라가셨어요!!

제가 좀 잘 살아서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이웃집 벽이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테지만요. 

새나 나무나 그런 게 보였으면 얼마나 애가 좋아했을까요. 그게 참 미안하네요.

그저 저렇게 나름 즐기다가, 그냥 자는 중에 묘생 마지막을 끝맺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자기가 죽는 것도 모르고 고통도 안 느끼고 그냥 꿈꾸다가. 뭐 그렇게요.

기념으로 기여운 꼬맹이 사진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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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Lv.99 2017/06/03 14:09

    사는날까지 행복하길 바랍니다.
    저도 13세 중딩집사인데
    안아프고 잘먹고 잘싸는게 복이라 생각해요
    카샤랑 햄볶으세요!

    (qEuL9T)

  • 좋은날이왔다 2017/06/03 15:03

    흐뭇한 마음으로 들어왔는데 죽을고비 넘긴거였군요 17살ㅠㅠ 아프지말고 평화롭게 살았으면. 집사님이랑 좀 더 오래오래 행복해야해!

    (qEuL9T)

  • 달꿀오소리 2017/06/03 15:18

    예전 스폰지에서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남자를 의자에 앉혀놓고 염소가 발바닦을 핡게했었죠...
    처음엔 간지럼을 느끼던 실험자(이휘재)가 20~30분정도후에는 간지럼이 아니라 고통을 느끼게되어 아파하더라구요..
    실제로 예전에 행하여졌던 고문의 방법이라고합니다..
    제가 이말을 왜 하냐면 사람보다 고양이가  반복된 스킨쉽으로인한 고통으로 변하는시간이
    사람보다 훨씬 짧은시간에 도달한다고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는 고양이는 그 과정이 더욱 짧아지구요...
    고양이중에 쓰다듬는걸 좋아하는 고양이라도 조금 오래 쓰다듬다보면 확물거나 할퀴고 자리를 피하는걸 보신적이 있을껍니다.
    그게 고양이가 괴팍해서가 아니라 스다듬는 행위가 갑자기 고통으로 변해서 그렇다고하네요..
    나이든 고양이가 스다듬는걸 싫어하는 이유가 그러하니 너무 맘상하시지 말라는 뜻으로 한말씀 드렸습니다.

    (qEuL9T)

  • 모자란변호사 2017/06/03 15:50

    와 17살..작성자님 사랑을 먹고 장수하는 복을 얻었네요!! 많이 아픈 일 없이 가능한 한 길게 작성자님과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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