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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아카 문학) 오싹오싹 하나코와 알몸산책





달도 별도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는 야심한 밤, 후타바 공원 입구를 서성이는 수상한 그림자 두 개가 있었다.


"어서요, 선생님. 하루종일 그러고 계실 건가요?"

앞선 그림자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리 고하자, 그로부터 조금 뒤의 그림자는-


"...알았어, 가면 되잖아…!"

우는 듯한 목소리로 그리 답했다.


'어쩌다 이 꼴이 된 거야...'

선생이라 불린 누군가는, 속으로 한탄하며 자문했다.


-----


때는 약 사흘 전.

하나코와 선생은 고전 격투게임으로 내기를 했다.


선생은 그 게임에 나름 자신이 있었던 터라,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라는 조건을 덥석 받아들였는데…


-우후후, 제 승리네요.

설마 한대도 때리지 못하고 퍼펙트 KO패를 당할 줄이야. 그것도 성능이 안 좋은걸로 소문난 하위 티어 캐릭터로.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였죠? 제 소원은…

당당하게 승리를 거머쥔 하나코는, 불길한 미소와 함께...


-사흘 후, 자정에, 선생님이, 후타바 공원에서, 저와 알몸 산책을 해주시는 거예요.

한 단어 한 단어를 힘주어 뱉으며 터무니없는 소원을 말했다.


-공원 입구까지 트렌치 코트만 입고 간 다음, 제가 봐둔 포인트에 그걸 벗어두고 공원 끝까지 왕복하면 된답니다♡


그 이야기를 하는 하나코는, 마치 '주말에 같이 파르페 먹어요' 라고 말하는 것마냥 너무도 평온했던 탓에…


-어? 어…

선생은 멍청하게도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던 것이다.


---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어!'

속으로 자기 비하를 서슴지 않으며, 선생은 울상을 지었다.


무릎까지 가리는 트렌치 코트로 알몸을 꽁꽁 싸매고 공원 입구까지 오는 것은 어떻게든 해냈다.


중간중간 아는 사람과 마주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잔뜩 졸였지만,


-선생님, 여기로.

-여기서 잠시 쉬죠.

-됐어요. 이동!


귀신같이 적절한 지시를 내리는 하나코 덕에 어찌어찌 별탈 없이 도착하긴 했다.


-후욱, 후욱, 후욱

겨우겨우 1차 목표인 이곳에 도달했다는 사실에 폐가 터질 듯이 팽창하고 수축한다. 심장은 이제껏 경험해본 적 없는 세기로 박동하고 있다.


'못 해먹겠네, 진짜…!'

하지만 이곳은, 단지 통과점일 뿐. 진짜는 지금부터다.


"선생님."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무심코 고개를 돌리는 선생.


"...!"

허나 그는 화들짝 놀라 곧바로 고개를 휙 돌렸다.




"후후,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하나코가 어느틈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꿀꺽

주위가 상당히 어두웠던 탓에 실루엣 외에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유방 끝이 툭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면 속옷조차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이 일목요연하다.


"후우- 시원하다."

한 손으로 제 유방을 들고서 그 아래를 부채질하는 하나코. 자연스레 그녀의 음란하기 그지없는 체향이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무심코 그 향기를 들이마시고 만 선생은, 한층 더 격렬히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안절부절하는 선생을 보며, 하나코는 싱긋 웃었다.


"선생님도 벗으시지 그러세요? 여기까지 오느라 더우셨을 텐데."

이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선생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쏘아본다.


"자아, 선생님. 아주 간단해요. 그 트렌치 코트를 벗어서 여기 놔 두시면 된다구요."

어둠 탓에 그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보지 못한 척을 하는 것인지… 재차 권하는 하나코.


"하나도 안 간단하잖아…!"

결국 견디지 못한 선생이 불만을 입 밖으로 토해낸다.


"간단하답니다. 집에 귀가해서 양말을 벗어 세탁 바구니에 넣는 것만큼이나."

이번에는 반대쪽 유방을 들어 그 아래쪽을 부채질하기 시작했다.


"후우, 시원해라. 가슴이 크면 이런게 참 불편하단 말이죠."

부채질이 끝나기까지의 약 1분여간, 선생은 하나코에게서 등을 돌린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하나코… 미안, 역시 나 못하겠어…."

그녀가 한걸음 내딛는 소리와 동시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리 고하는 선생.






"...흐음?"

하나코의 목소리가 돌연 얼음장처럼 돌변한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무리야…. 나중에 다른 소원 들어줄 테니까, 보내줘. 응? 제발…."

그 태도 변화에도, 선생은 반쯤 울먹이며 애원했다. 


"후우…. 알겠어요, 선생님. 정 그러시다면 가셔도 돼요."

어쩔 수 없다는 듯 허락하는 하나코.


"저… 정말? 고마워, 하나ㅋ..."


-쫘아악!


감사의 말을 전하려던 찰나, 선생의 트렌치 코트가 정확히 절반으로 찢어졌다.


"...어?"

고간 사이를 스치는 시원한 바람에 겨우 상황을 파악한 선생이 멍청히 소리를 내었다.


"지, 지, 지금, 지금, 무슨… 무슨…, 왜...?"

어색한 자세로 국부를 가리는 선생. 너무 예상 밖의 일이라 분노조차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의 마비된 이성으로는 겨우 순수한 의문을 표현하는 것이 다였다.


"왜 그런 표정을 지으세요, 선생님. 애초에 제가 드린 코트니까..."

하나코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했다.





"어떻게 하든 제 맘이잖아요?"

분명 어둠에 가려져 있음에도, 선생은 하나코의 표정이 선명히 보였다.


"...!"

선생이 불현듯 든 생각에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간다.


'하나코가 벗어둔 옷…! 그거라도 입어야 해!'

한가닥 희망에 걸고서, 선생은 하나코가 옷을 벗어둔 곳을 필사적으로 더듬거렸지만…


"...이런 망할."

그곳에는 이미 수조각 넝마가 되어버린 코트의 잔해만이 존재했다.


"우후후, 선생님. 설마 제가 그런것도 예상 못했을까요?"

망연히 주저앉은 선생의 모습이 유쾌하다는 듯, 하나코는 요사스럽게 웃었다.


"너, 너… 설마 처음부터…?"

황망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공원의 밤공기를 가른다.


"뭐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두었다… 고 해둘까요."

하나코가 총총 다가와 선생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공원 반대쪽 입구에 코인 로커가 있는 것 아시죠, 선생님?"

아이를 어르듯, 조곤하고 나긋한 목소리.


"그 안에 돌아갈 때 입을 옷이 있어요."

그러나 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무자비한 악마였던지라,


"똑똑하신 선생님께서는, 무사히 귀가하기 위해 뭘 해야 할지 알고 계시겠죠♡?"

선생은 최악과 차악의 양자택일에서 차악을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


"흐, 흐으, 으흐으으…."

묘하게 앓는 듯한 목소리로, 어딘가 불편한 듯한 걸음걸이로, 선생이 그늘에 숨어 공원을 걷는다. 혹여라도 누가 자신을 보지는 않을까 지레 겁먹어 연신 주위를 둘러보는 모습이 마치 겁에 질린 토끼 같다.


한 걸음 한 걸음 딛을 때마다 배덕감과 죄악감이 등줄기를 오싹하게 훑는다. 전력질주를 한 것마냥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호흡은 가빠진다. 


"흥흥~ 으흐응~♪"

그와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의 하나코. 가볍기 그지없는 발걸음으로 통통 튀며, 흥겹게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다. 매 걸음마다 출렁이는 농익은 몸이 음란하기 그지없는 자태를 그려내었다.


"자, 선생님. 여기가 절반 지점이예요. 이제까지 온 만큼만 힘내면 도착이라구요."

공원 중앙의 분수대에 도달한 하나코가 빙글 돌아 선생을 바라본다. 빨리 자신의 곁으로 오라는 듯 눈을 반짝이고 있다.


"...흐으으, 으흐, 으흐으..."

허나 선생은, 불과 1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그녀에게 다가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너무, 밝잖아…."

이제까지 지나온 어두운 그림자와는 다르게, 그곳은 가로등 불빛이 훤히 비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길 안 지나치면 반대편 입구까지는 한참 돌아가셔야 하는데요? 거리도 최소 3배는 될걸요?"

"나, 난 차라리 그쪽으로 갈게..."

"정말요~? 먼저 도착한 제가 무슨 짓을 할 줄 아시고 그런 말씀을."

"하나코, 제발…!"


최소한 어두운 길을 따라 가게 해달라고 빌어 보지만, 하나코는 웃는 얼굴로 무정히 거절했다.


"자아, 한 걸음. 딱 한 걸음만 내딛으시면 돼요.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을 걷는 것처럼 편할 거랍니다."

찔끔찔끔 그림자와 빛의 경계까지 다가간 선생에게, 하나코는 단 한 걸음을 더 내딛기를 종용했다.


"절 믿어요."

목덜미에 송곳니를 들이대고 속삭이는 독사의 목소리도 이보다는 믿음직할 것이다.


"정말, 손 많이 가는 분이라니까."

끝끝내 선생이 한걸음을 내딛지 못하자, 하나코는 못말리겠다는 듯 그에게 다가갔다. 마찬가지로 빛과 그림자의 경계까지, 단 한걸음을 남기고.


"선생님, 제가 선생님께 알몸 산책을 제안한 이유를 알고 계신가요?"

연신 침만 꼴깍꼴깍 삼키는 선생에게 하나코가 말했다.


"선생님은 너무 많은 중압감에 짓눌려 계세요. 샬레의 선생이라는 직책에, 이 키보토스의 유일한 어른이라는 자리에..."

선생이 고개를 들어 하나코를 바라본다.


"그리고 모두의 구원자라는 의무에…."

그녀의 눈동자 속에 담겨있는 감정은, 명백한 동정심이었다.


"저도 이 키보토스의 학생인 만큼, 선생님의 존재에 매순간 매순간 감사하고 있어요.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이 즐겁고 평온한 매일을 얻지 못했을 테니까요."

한 손을 가슴팍에 올리고, 눈을 살포시 감는다. 선생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그래서 저도, 선생님을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다시 눈을 뜬 하나코. 손을 들어 선생에게 손바닥을 내보인다.


"선생님을 둘러싸고 짓누르는 그 무거운 중압감을… 껍질을… 부수어 드리고 싶었어요."

선생이 홀린듯 그 손을 잡으려 했으나, 하나코는 야속하게도 한 걸음 물러섰다.


"하나코…?"

어미새에게 매달리는 아기새처럼, 안쓰럽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하나코를 바라보는 선생.


"안 돼요, 선생님."

조금 단호해진 투로, 하나코가 선을 그었다. 선생의 비굴한 얼굴을 보고 솟아오르는 오싹한 감정을 억누르기 위함이었지만, 선생은 온 세상에 버림받은 것마냥 애처로운 절망을 내비쳤다.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은, 그 껍질을 부수는 것은..."

그런 선생을 격려하듯, 단 한 걸음... 단 한 걸음의 거리를 벌린 그녀는,


"선생님 스스로 하셔야 해요."

성모와 같은 미소를 지으며, 선생에게 작지만 거대한 도약을 권했다.


"...."

"후우… 역시, 여기까지인가요."

허나 선생은 그로부터 수분간 발을 떼지 못했다. 하나코가 실망스레 몸을 돌리려는 그 순간-


-덥석

"...어머나♡"


선생은 당당히 빛 속으로 한걸음 걸어나와, 하나코의 손을 쥐었다. 그 손은 숨길 수 없을 만큼 애처롭게 떨리고 있었으나, 긴장감을 대변하듯 땀으로 질척하게 젖어 있었으나…


-꾸욱

바윗돌보다도, 무쇠보다도 굳건한 힘으로 그녀의 손을 붙들고 있었다.


"아하하♡ 선생님이라면 해내실 줄 알았… 어라? 선생님?"

허나 그 한걸음이 그에게는 한계였던 것일까. 무너지듯 쓰러지는 선생.


그는 가로등 불빛이 번쩍번쩍 점멸하는, 공원 바닥이 파도처럼 물결치는, 나무들이 자신에게 쇄도하는 듯한 환각 속에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곤란하게 됐네요..."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기절한 선생을 내려다보며, 하나코는 쓰게 웃었다.


---


"...헉!"


덜컥 정신이 든 선생은 혼란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어나셨나요, 선생님?"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하나코의 얼굴이 선명히 보였다.


'...잠깐, 선명히?'

화들짝 놀라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 틈새에서 고개를 내민 달이 보인다.


"...하하."

조금 전의 자신이었다면 큰일났다며 호들갑을 떨었을 텐데, 어째서일까.


"상쾌하네."

지금 느껴지는 것은 하늘을 나는 것만 같은 해방감 뿐이다.


"...그러고 보니까 여긴?"

겨우 마음이 안정되고서, 자신의 반신이 물에 잠겨 있음을 깨닫는다.


"분수대 안이예요, 선생님."

그 의문은 하나코가 해결해 주었다.


"아무도 없는 밤 공원의 분수에서 수영… 이것도 두근두근하지 않나요?"

"응, 그러네. 엄청..."

선생은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두근두근해."

비가 그친 후 떠오른 무지개를 바라보며, 그 끝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하던… 그 때의 풋풋한 감상이 느껴진다.


-철벅

"어라."


자세를 좀 고쳐 앉으려 했는데, 문득 하반신에서 심상치 않은 감촉이 느껴졌다.


"이런…."

조금 전의 두근거림을, 선생의 몸은 심상치 않은 상황으로 인식했던 것일까.


"나도 참 주책이네."

전에 없을 만큼 분기탱천한 자신의 분신을 내려보며, 선생은 멋쩍게 볼을 긁었다.


"후후…."

하나코가 더없이 색정적인 표정으로 웃음지었다.


"이렇게나 흥분하시다니. 역시 선생님한테는 자질이 있었어요."

그녀는 무릎까지 오는 높이의 물 속에서, 구태여 네 발로 선생에게 기어가며...


"마침 분수대 안이라 누구한테 보이지도 않을 텐데...."

사정없이 흔들리는 흉부를 과시하며, 의식적으로 골반을 씰룩이며...


"...어때요, 선생님. 껍질을 깨고 나오신 김에, 한걸음 더 나아가 보시는 건?"

입술을 슬쩍 핥으며, 노골적인 유혹을 건넸다.




"저로서도 미지의 영역이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두근거리네요."

금세 지근거리까지 다가와 붉어진 얼굴로 요염하게 올려다보는 그녀는, 푹 익은 복숭아와도 같이 먹음직스러웠다.


"그렇단 말이지..."

그녀 역시 적잖이 흥분했던 것인지 몸 이곳저곳에 혈색이 돌아 불긋한 것이 미치도록 선정적이다.


호흡에도 물결치는 이 아이의 여성적인 곡선은 손대면 그대로 뭉개질만큼 부드러울테지.


자신의 강점을 속속들이 알고서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그녀는, 사내를 자비없이 충동질하는 요물 그 자체였던지라-


"기꺼이."

선생은 산뜻한 미소와 함께 제안에 응했다.


두 사람이 다시 걸음을 옮겨 공원 반대편의 코인 로커에 도달할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실제로 이러면 잡혀가는거 아시죠?


본 게시글은 유게 심의규정을 철저히 규정하였습니다.

자르지 말아주세요 제발

소재 주신 유게이님 감사합니다.

댓글
  • 여우꼬리♡ 2022/04/25 14:12

    오 오오오오
    여우분장노출ja위물 이후로 노출물에 꼴린건 처음이야

  • Esper Q.LEE 2022/04/25 14:15

    황달: 꼴리네요, 강등


  • 빛벼림공허
    2022/04/25 14:12

    그려와!!!!!!

    (fjHvtK)


  • 여우꼬리♡
    2022/04/25 14:12

    오 오오오오
    여우분장노출ja위물 이후로 노출물에 꼴린건 처음이야

    (fjHvtK)


  • 루리웹-7490549863
    2022/04/25 14:13

    ...?

    (fjHvtK)


  • Esper Q.LEE
    2022/04/25 14:15

    황달: 꼴리네요, 강등

    (fjHvtK)


  • 클럽 말랑말랑
    2022/04/25 14:18

    이 집 글 잘쓴다....

    (fjHvtK)


  • PrinnyMyLove
    2022/04/25 14:23

    야한 건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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