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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고양이가 죽었다.



2022년 4월 3일 새벽 세 시 반 쯤, 바로 방금 있던 일이다.


지인과의 메이플 레이드를 끝내고 나서 늦은 저녁으로 라면을 끓여먹던 차였다.


갑자기 고양이가 식탁으로 와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별안간 긴 ㅅㅇ을 뱉더니 그대로 고꾸라져서 숨이 끊어졌다.


순간 나는 이놈이 뭘 잘못 먹었나, 그래서 똥고양이야 왜 그래, 왜 그래 하고 흔들어보고 인공호흡도 해 봤다.


그러나 이미 동공이 개개 풀린 상황에서, 모든 게 허사였다.


나는 망연자실해서 시골에 내려간 아버지 어머니께 급한 전화를 때렸다.


부모님은 양지바른 곳에 잘 묻어두자고 하시며, 아버지는 곧바로 차를 몰고 오신다고 연락했다.


베란다에 꿍쳐둔 이송장을 열어 녀석을 그 안에 구겨넣었다.


그간 꺼내기만 하면 하악질부터 하던 물건인데, 막상 하악질할 힘이고 정신이고 없으니 축 늘어져서 잘 들어갔다.


사후경직이고 뭐고 간에 그냥 그대로 멈춰버렸다.


인제 9년차 생일 맞은 육신이 이처럼 말랑할 줄은 몰랐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슬프고 눈물나고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조금 진정이 되고 나서 막상 내가 한 짓은, 녀석이 먹다 남긴 사료와 화장실 모래를 싹 치우고, 유품과 내다 버릴 물건들을 어떡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었다.


미친 것 같다.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황망한 나는 아버지가 차를 몰고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새벽 다섯 시에서 십삼 분 전, 너무 길다.

댓글
  • 루나이트 2022/04/03 04:49

    아이고...무지개다리 건너서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반려동물은 먼저 좋은곳가서 주인(집사)을 기다린다고 하죠..
    ㅠㅠ

  • 루나이트 2022/04/03 04:49

    행복했을 거에요 그래도 마지막에 힘쥐어짜서 인사라도 한 것 같아서 ㅠㅠ

  • 습자근지평선 2022/04/03 04:50

    심근경색이었나보네
    9살이면 오래 살았다


  • 루나이트
    2022/04/03 04:49

    아이고...무지개다리 건너서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반려동물은 먼저 좋은곳가서 주인(집사)을 기다린다고 하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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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나이트
    2022/04/03 04:49

    행복했을 거에요 그래도 마지막에 힘쥐어짜서 인사라도 한 것 같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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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단고속
    2022/04/03 04:52

    내가 좋은 집사였냐고 물으면 그랬노라고 대답할까.
    냥냥펀치나 안 먹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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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나이트
    2022/04/03 04:52

    왔냐...그동안 기다렸다냐..그간 쌓인 분노를 받아라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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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자근지평선
    2022/04/03 04:50

    심근경색이었나보네
    9살이면 오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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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ricecake
    2022/04/03 04:51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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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충안지은닉넴
    2022/04/03 04:51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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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q1q6q
    2022/04/03 04:52

    위로해주고 싶은데
    내가 이런거 못해서 함께 슬퍼하는것 밖에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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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6744697125
    2022/04/03 04:52

    나도 비슷한 나이대 고양이가있었는데... 진짜 건너는 거는 한순간이더라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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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멧돼지
    2022/04/03 04:52

    고양인 행복했을꺼야 아님 죽기전에 주인 본거면 주인 걱정했을거고 마지막 인사를 해서 다행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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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녜번째처녀
    2022/04/03 04:53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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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야4
    2022/04/03 04:53

    아고..정신이 없겠네요.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했음 참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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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2367303544
    2022/04/03 04:53

    그리될줄 알고 너가 짬이 날때까지 기다렸나보다.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가려고.
    많이 사랑해줬나보다. 마지막 인사 잘하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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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 MAD?
    2022/04/03 04:53

    마지막인사 하러온거 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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