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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쓰는 우리 엄마는 무속인입니다.3

1. 엄마는 무속인이다 보니 모든 얘기를 무속신앙으로 풀어서 얘기 하시는데 요즘 세상에 배곯는 귀신이 많다네요. 제사라는걸 엄마나 저나 귀찮고 그저 산사람 먹는거라 생각했었는데 무속인이 되고 나서는 그게 아니라는걸 알았답니다. 요즘 흉흉한일이 많은 이유도 그때문이라나?
조상이 배고파서 자손들 찾아가 밥달라 해도 들을 수 없으니 해꼬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네요. 괴씸하기도 할테고... 그리고 귀신이 악의없이 산사람 만져도 그쪽이 아프고 한대요.
2. 저는 기왕 엄마가 무당이 된거 최고의 만신이 되시라 말씀드립니다. 굿하라고 하지말고 굿 말고 다른 방도가 있다면 그 방법을 알려주시라 ㅎㅎㅎ
그래서 엄마가 무속인 하는동안 굿하신건 세번정도 되려나? 한손가락으로 꼽구요 대개 기도터에 가서 제사음식 깔아놓고 기도하는걸 합니다
그걸 치성이라고 하던가.... 뭐라고 하는지 기억은 안나네요.
그래서 울 엄마 돈 못벌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정말 굿해야 할때면 하라고 하지만 강요는 안한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엄마를 신뢰하는지도 모르겠네요....
3. 엄마가 무속인이 하는말을 맹신하지는 말라고 합니다.
사주는 못바꿔도 팔자는 바꾼다고 이쪽에서도 점사가 좋게 나와도 내가 노력해야 얻는거지 노력을 안하면 좋으니만 못하다고... 인생은 내가 개척하는거고 본인은 그저 방향만 잡아주는 조력자일 뿐이라고...
4. 엄마가 말하시길 본인은 귀신을 보진 못하고 소리나 느낌으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니면 몸에 접신했을때 귀신의 눈으로 보는데( 접신은 귀신에게 몸을 빌려준거라서 귀신이 몸에 실려서 하는 말 보는거 다 본인도 같이 본다고...ㄷㄷ) 사고로 죽은사람은 진짜 끔찍하다네요. 천도제를 몇번 한 귀신은 깔끔한 모습인데 못 한 귀신은 사고 모습 그대로..
5. 이건 좀 짠한 이야긴데 우리엄마 무속인 이름이 (한라산 동자보살)인데 죽은 동생이 한라산에서 공부했다네요. 그래서 한라산 동자보살이란 이름을 쓰세요. 
법당에 아기 맹두(여자 아기 귀신)이 왔다길래 물어보니... 지리산 기도 중에 우리 죽은 동생이랑 같이 공부하던 귀신이 따라왔다네요. 정황을 물어보니 가족끼리 제주도 여행갔다가 교통사고로 일가족이 죽었고 자기도 떠돌다가 한라산 산신할아버지 밑에서 공부했다고...(엄마 몸에 실려서 그 맹두가 얘기 하더라고요) 그얘기 듣곤 짠해서 걔 먹고 싶은거 물어봐서 사다줬는데... 진짜 모르는 사람 보면 쌩쇼한다고 할지도...
그애가 11살에 죽었다는데 울엄마 진짜 열한살인줄... 연기라면 대배우가 됐을껍니다.
 
6. 엄마 몸에 귀신이 들리면 죽은사람 생전에 하던 모습을 그대로 합니다. 우리엄마 담배 혐오하고 술도 한잔 입에 못대는데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몸에 실리면 담배도 필때 있고 술마실때도 있고.. 맨날 울어요. 자기딸 험한일 시킨다고... 그래놓고 외할아버지 나가시면 엄마가 법당에 무릎꿇고 빌고....(법당에서 술마시면 안된대요 법당에 계신 귀신은 몇십년 몇백년 공부하고 명패받은 높은 신이고 외할아버지는 잡귄데 건방지게 술마시고 제자가 그거 컨트롤 못한다고...)
아마 점집가서 사람들이 무속인을 믿게되는 계기가 이점이라고 생각해요. 죽은사람 생전에 하던 버릇까지 엄마가 하는데 참... 그거 보는 가족들 곡소리 나는거 들을때마다 짠해지고 그래요. 
이제 소재가 슬슬 고갈되고 있네요.
우리 엄마는 본인이 무속인인걸 부끄러워 하세요. 그래서 동생 결혼때까진 잠시 쉰다고 하시네요. 난 우리엄마가 참 자랑스러운데 본인은 미안하대요. 글쎄요, 저는 사돈집안에서 울엄마 챙피하다고 부끄럽다고 한다면 동생 결혼 반대할라고요.ㅎㅎㅎㅎㅎㅎ
우리 처갓집 장인장모님도 그런생각 안하시고 저도 울엄마 무속인이다 당당하게 얘기하는데 그게 뭔 흠이라고.
인식이 좋지 못한건 알지만 좀 그래요 ㅎㅎㅎㅎㅎ 
재미없어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굿밤 되세요~ 

댓글
  • 염화토끼 2017/05/26 01:49

    안녕하세요^^ 잼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혹시나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회원가입도 하고 댓글 적네요!!
    얼마전에 복비 선입금하고 점을 봤는데 무슨 악재??풀이??의식을 해야한다고
    돈 들여서 해야한다길래...  엄청 고민하고있네요 ㅠㅠ
    해도 될까요??150~ 300만원 정도 얘기하시던데 ㅠ
    현재 공무원 준비중이라 돈도 없고해서 ㅜㅜ 저거 안하면 못붙을까 걱정도되네요
    운7기3 이라는 신념으로 사는 저라... 무시가 안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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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야 2017/05/26 01:59

    1번 얘기는 극 공감해요
    저희 아버지 일찍 돌아가셔서 20살때부터 제가
    가장 노릇 했더랬지요 버는 돈도 빠듯한데 (당시 월급 70만원) 제사에 50가까이 되는 돈을 쓰려니 너무 힘들어서 엄마한테 아빠제사 절에 모시자고 했어요 근데 며칠뒤 아버지가 엄마꿈에 나오셔서는 배고프다고 하시면서 밥을 국에 말아 허겁지겁 드셨다고 하는 얘기에 식겁했습니다
    그후로는 제사비용 군말없이 드리고 제사얘기는 다신 입에 안올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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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우스 2017/05/26 02:08

    불가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자신의 전생을 알고 싶으면 현재를 보라..
    자신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현재를 보라.
    이것은 사람이 어떤 업을 쌓아야 하는지를 말해주는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것은 팔자라는것.. 숙명이라는것이 무조건 정해진것이 아닌 자신의 행위에 따라 운명이 바뀔수 있다는겁니다.
    내 운명은 정해진것이 아닌 내가 선업을 쌓고 올바른 삶을 살아가면 개떡 같이 정해진 내 미래도 바뀔 수 있다는것.. ^^
    바르게 삽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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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양대왕고추 2017/05/26 02:28

    외국은 제사를 안지내는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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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껑열린다 2017/05/26 03:09

    허,,,  이거 읽고 무당은 타의든 자의든 생활에 제한적인게 많아서 정말 힘들겠다 생각했을뿐인데 넘 무서워요 ㅜㅜ 이 지독한 상상력 ,,,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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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뿜계 2017/05/26 03:18

    3편까지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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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tect123 2017/05/26 05:56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어보시는걸 추천해 드릴께요.
    사실 저희 아버지도 박수의 길을 걷고있는데
    사업을 하시다 망하신 그런 힘든마음이 기댈대가 그렇게 가더라구요.
    정말 사람들이 힘든걸 겪으면 그런 자신을 지탱한 지팡이(돈이 될수도 있고 사람 및 다른 애착을 갖는것들)에 지탱하게 되는데 그게 부러지면 그 지팡이 만큼 센것에 기댑니다.
    사람의 "나"라는 정체성엔 그 정체성 밑에 있는 근간은 "신념"이구요
    결국 마음먹기 나름인데
    추천드리고 싶은건
    보편한 단어들을 찾아보려 하셨음 합니다.
    불교 - 자비 유교 - 인 기독교 - 사랑
    결국 같은 말이지만 다른 성상이 있어요.
    마치 구리 - cu 이렇게 지칭하는거처럼요.
    전 아버지의 무속에 대해서 그런 마음은 어찌 생각하냐면
    취향은 존중하지만 저는 저만의 길을 가겠습니다 에요.
    무속의 단어(기독교이자 불교등등의 단어가 될수있구)가 있지만 너무 무속으로 가게 되면 그 무속이 별것도 아닌데 큰것인양 더 형이상하게 아스트랄하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구요.
    기적이라는것도 그렇고 결국에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외계처럼 이상하게 되게 만드는게 보편하지가 않아서이구
    어찌보면 어머니도 그만큼 자신이 처한 고통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서 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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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부기냥 2017/05/26 06:07

    혹시 해외가셨음 미국이나 일본 중국 이런데 썰있음 풀어주세요
    외쿡귀신궁금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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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DO 2017/05/26 08:3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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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영, 2017/05/26 08:45

    이거보니 굿 할때 들었던 내용 생각나네요
    저희 작은고모가 시어머니 돌아가셨을때
    (돌아가시기전 몸이안좋아 집에오셨다가
    간호했어요 그러다 조금 좋아져서
    고모가 등산갔다온다고 했는데
    그때..돌아가셨어요..그러고 집에도 못들어가고
    그러더라구요)
    귀신이 붇은건지 먼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굿해야한다 해서 굿했는데
    저희 친할아버지
    우리엄마의 시아버지죠..
    저를  무척이나 좋아하셨고
    그어린나이지만 기억도 나요
    무릅배게해주고 손수호두도 까주고
    나를 엄청 이뻐 해주셨죠~^^
    할머니는 저보고ㅈ여시라고 혼내고..해도
    할아버지가 커트도 해준기억?있는거 같기도해요
    무투 그할아버지가 오셔서
    거기있는 딸 다 제쳐두고
    우리엄마 손을 잡고
    고생 많았지 미안하다
    하시면서 우시더래요
    엄마도 우시고
    그러고 가시기전 돈드리는데
    (무슨돈이라하는데)
    할아버지는 그돈도 미안해서 너한테는
    받지 못하겠다고
    저희엄마보고 미안하다 말만 하셨어요..
    쓰다보니..갑자기 생각나서ㅎㅎ
    저는 귀신이 있다고 믿고있어요
    조상들도 있다고 믿구있지요
    근데 제사상에 와서 밥먹는지는 몰랐어요
    그많은집 이사한집 어떻게 찾아오나
    했거든요..
    이글을보고 또 다른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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