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는, 어때?"
"생각보다 많이 안 좋아. 동생 하나 지켜주지 못하다니."
"전부, 내 탓이야."
"흐음... 그렇게 자책할 필요 없어. 싸우다 보면 그런 일은 다반산데 뭐."
"이누야샤. 넌 오직 힘으로만, 네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니?"
"흠... 전에도 그런 거 물어보지 않았냐?"
"싸움을 그만두지 않을래?"
"뭐?"
"싸움은 이제 끝내고, 인간이 되어보지 않을래?"
"인간이 되라고?"
"될 수 있어. 네 피의 절반은 나랑 똑같은 인간이잖아."
"어, 음..."
"사혼의 구슬은, 사악한 요괴의 손에 들어가면 요력이 더욱 더 강해져."
"하지만, 널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 쓴다면, 구슬은 정화 되고 결국엔 소멸될 거야."
"그럼 금강 넌 어떻게 되는데?"
"난 구슬을 지키는 자, 구슬이 없어지면 평범한 여자가 되."
"금강, 나 인간이 될래."
"망설임 따윈 없어. 나, 인간이 될래."
"이누야샤."
"너도 평범한 여자가 되서, 나하고"
"그만 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금강, 난 너를..."
"이누야샤. 후회 안 해?"
"뭘?"
"이런 나라도, 정말 괜찮아?"
"케! 난 한 입 갖고 절대로 두 말 안해."
"내일 낮..."
"어?"
"신성한 나무 앞에서 봐.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사혼의 구슬을 갖고 갈게."
"어, 알았어."
"누구 마음대로..."
"그렇겐..."
"절대 안 되!"
"누구냐?
"나야, 금강!"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 그, 그래서 말인데, 지금 당장 인간으로 만들어주면 안 되?"
"너도 알잖아. 밤엔 사악한 기운이 너무 강해. 사혼의 구슬은 해가 뜬 다음에 쓰는 게 안전하다고 "
"알았어. 그럼, 날이 밝자마자 해줘야 되!"
"훗, 애처럼 보채긴."
"어?"
"이누야샤?"
"언니, 어디 가요?"
어? 어. 그냥..."
"으음..."
깨었구나. 좀 더 자."
"그치만..."
"정말 별 일 아니야. 잠도 일찍 깨서, 약초나 구하러 가려고."
"약초요?"
"약초는 아직 많이 남았는데?"
"좀 더 약효가 좋은 게 없나 해서. 한 번 찾아볼게."
"고마워요. 금강 언니."
"금사메? 눈은 어때?"
"괜찮아요. 이제 안 아파요."
"그래? 금방 다녀올게."
'그 날 새벽, 난 왠지 모르게 외로웠다. 언니가 제발 저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으면.
오늘만은 나와 함께 있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랐다.'
"너무 꾸물 거렸어."
"이누야샤?"
"아직 안 왔나 보네?"
"이누야샤 앤 늦잠이라도 자는 건가?"
"으윽!"
"네가 이런 걸 쳐바른다고 네 본성까지 가려질 것 같애?"
"뭐, 뭐야..."
"너한텐 필요 없잖아? 연지 따윈! 요괴들의 한 맺힌 피만으로도 충분히 빨갛지 않냐?"
"이누야샤..."
"케! 야, 멍청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