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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작곡가 김형석 페이스북 - 2012년부터 지금까지 문재인에 대한 소회.txt

 

처음 그분과 인연을 맺은건 2012년.사람이 웃는다.곡을 써줬을때.몇몇 후보나 당에서 곡의뢰가 들어왔으나 문재인이면 몰라도.하며 거부했을때 마침 영준형님을 통해서 곡의뢰가 들어 왔다.그런 연유로 처음으로 정치판에 기웃거려 봤는데 그 대상이 문재인이였다는게 지금 생각 해보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이였는지 모른다.


그의 책 운명을 읽었다. 사실적으로 지난일들을 써내려갔는데 무엇보다 미사어구 없이 담백하고 진솔한 문체와 이야기가 맘에들었고 노무현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되었다. 난 사실 그전까지는 정치와 담을 쌓고 있어서 노대통령의 노선은 지지했으나 깊게 생각해 본적은 없던 터였다.후에 양정철형에게 물었었다.정말 노짱은 그렇게 신념과 정직.존경할 만한 분이였었냐고. 슬픈눈으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는 형을보고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져 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다.아마 그분을 그렇게 보낸 뒤늦은 미안한 맘이 컸으리라.


2012년 대선에서 난 그 추운겨울 나도 모르게 선거에 관여하고 있었다.광화문 대첩.지방유세등에 참가했었고 두어곡을 더 작곡해 주었다.놀란것은 그때 문후보가 혼자라는 것이었다.당에서는 파가 분분한 느낌이었고 몇몇 동지들이 어떻게 어떻게 선거운동을 꾸려가는듯한 인상을 받았다.마지막 광화문 유세에선 그의 어깨가 왠지 한없이 쓸쓸해 보였었다.아마 그때였을거다.그를 끝까지 지지해주고 싶은 맘이 들었을 때가.


공약은 허망할 수있다.하지만 과거는 삶의 궤적이므로 현재와 미래를 담보할 수가 있다.문재인의 과거.

정치에 뜻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국가에 헌신적이었고 부정이나 비리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면밀히 살펴보았음에도.


안타깝게 18대 대선에서 그는 패했다.

그 후 나도 사실 갈등이 좀 있긴있었다.

음악인으로 정치적 색깔을 갖는것이 좀 두렵기도 했고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고...몇몇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도 했다.물론 직업이 방송인은 아니기에 큰 걱정은 없었지만 가정에 해가되면 안될텐데.하는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를 미래의 막연한 공포가 날 멈칫하게 했던것도 사실이다.사실 sns에 정치적 발언을 하게된 계기는 술때문이었다.(사실 오늘도 한잔했...ㅎㅎ)밤에 취해서 욱해서 올리고,울다가 올리고,안쓰러워서 올리고...아침되면 걱정하고..하아.공무원 새가슴 같이..그러다 점점 자신이 붙은건지 급기야 권리당원에 가입도하고 본격적으로 그를 지지하는걸 두려워하지 않게됐다.총선전에 당이 위태로워지고 국민의당으로의원들이 탈당했을때도 난 그가 그저 바르고 좋은 멘토같은,정치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총선을 치르며 대표직도 내려놓고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고 성공적으로 의석수를 확보하는걸 보며 저 사람은 승부욕이 대단하던지 아니면 타협을 하는 순간 이 적폐를 끊을수 없다.해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이게 안통하면 차라리 내려 놓겠다.라는 절박함이든지.둘중하나겠구나.생각했다.


어찌보면 나도 그 덕에 가슴뛰는 순간을 경험했다.나이 오십에.

작가로서는 잊을수 없는,다시오지 않을 흥분이었다.


대선때 대부분의 미디어가 문후보를 편파보도 할때 일기에 썼던 글중.

모 티비 프로그램에서 정의에 대해 얘길하더라.

그러면서 출연자들 보고 살면서 억울했던 일을 써보라는거야.

생각했지.난 살면서 언제가 제일 억울했을까...

기억을 따라 가다보면 살면서 순간순간 억울했던 일들이야 많지.

근데 그게 오래오래 내안에서 잠재되어있는 기억.

아니 지금도 진행형인 것이 있더라고.

섞이지 않는.아무리 희석을 시켜도 알갱이가 남아있는 그런 억울했던 

기억이 있어.일종의 트라우마라고 해야되나...


중3때 광주항쟁을 겪었어.

도시는 계엄군에 의해 쑥밭이 되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도 

티비나 신문에선 우리가 가해자.폭도가 되어있어.북한의 지령을 받은.

너무 분하고 억.울.했.지.

그떄부터 난 티비나 신문을 잘 믿지않아.

보여지는 것 이면에는 음습한 거대한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우린 어쩌면 그것에 의해 조종당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러다 대학을 서울로 오게 되고 음악한답시고 

그때의 기억은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꼭꼭 싸매서 깊숙히 쳐박아 넣었지.

그런줄 알았어.

근데 그게 썩어 없어지지 않고 나의 일부분이 되어 있었더라고.

어느 순간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훅.하고 나타나는거야.

시간이 해결해 준건지,말해 준건지...

나타날 건 결국 나타나더라고.


그 중학생이 이젠 오십이 넘었어.

세상이 변했냐고?글쎄....

도덕,정의,진실.

이런게 왜 필요할까?

그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해.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서로 그것들을 바라보는 

기준이 각자 다르다는거야.

그러다 보니 역지사지해보면 상대적으로 누군가는 억울한게 당연한 거고.

인생이란게 매순간 솔루션인데 

그 방법이나 결론은 대부분 이기적이기 떄문에

우린 그안에서 서로에게 아웅다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인거지.

뻔한 얘기야.

그리고 여전히 음습한 거대한 무언가는 그 현실을 이용해

숙주만 바꾸어 살아남는거야.오래오래 그래왔듯이.


결국 우리가

누군가를 세워야 한다면.

비록 불완전한 인간이지만 난 그 사람의 과거가 

음습한 거대한 무언가에 대항해 싸우면서도

삶의 궤적이 

도덕적이고 정의로왔다면.

그리고 공정하려 애써왔다면.

난 지지하고 곁에 있어줄거야.

왜냐고?

행복하고 싶으니까.

그래야 청소년 시절부터 연연히 이어져왔던

억울했던 기억 알갱이가 조금은 희석 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이제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당선날 밤 그와 통화를 하면서 목이 메었다

서로 말이 없었다.아니 내가 목이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걸 알고 기다려 주셨다. 그는 그렇게 배려가 몸에 배인 분이다.


축하만 해주고 싶은데 지금의 상황이 너무 어렵고 힘든 길일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더니

지지해주시는 국민들 때문에 힘이 난다고 괜챦다고 웃으셨다.


좌와우를 통합하고 남과북을 통일하는

대통령이 되시길 바란다고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건강 조심하시라고 했다.


나는 문재인대통령이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거란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새날이 밝았다.드디어.




댓글
  • dalcldjc1 2017/05/12 12:18

    글 잘쓰시네요 김형석씨

    (kYZ68z)

  • 이니5959 2017/05/12 12:19

    감동이네 ㅠㅜ

    (kYZ68z)

  • 오일러스 2017/05/12 12:20

    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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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털이! 2017/05/12 12:22

    헐 슬프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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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레라 2017/05/12 12:22

    고생들 하셨고, 문대통령은 앞으로 더 힘써주시길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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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만이짜 2017/05/12 12:22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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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빛독수리 2017/05/12 12:41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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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racuda 2017/05/12 13:22

    이분의 글은 항상 울림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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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승일 2017/05/13 00:20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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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좌의게이 2017/05/13 00:41

    공약은 허망할 수있다.하지만 과거는 삶의 궤적이므로 현재와 미래를 담보할 수가 있다
    공약은 허망할 수있다.하지만 과거는 삶의 궤적이므로 현재와 미래를 담보할 수가 있다
    공약은 허망할 수있다.하지만 과거는 삶의 궤적이므로 현재와 미래를 담보할 수가 있다
    개공감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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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따중독 2017/05/13 00:5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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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슬두유 2017/05/13 12:39

    저도 괜히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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