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영화엔 1도 관심없던 소설가였는데 영화감독 친구랑 술 마시다가 '영화 그까이꺼 아무나 찍지, 임마!' 하면서 싸우고선 그거 증명하겠다고 생전 처음으로 찍은 단편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오르면서 졸지에 영화 감독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하면 그냥 개그용이고,
실은 사정이 조금 복잡함.
장률은 연변의 옌지라는 곳 출신의 조선족 3세 중국인임.
아버지가 문화대혁명 당시 옥생활을 5년 정도 하게되면서 도시에선 살 수 없게 되자 돈화라는 시골로 이사를 가서 유년기를 보냈고, 그런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유주의 사상을 가지게 됨.
어릴 땐 한족들과만 어울려 지낸 탓에 한국어를 잘 하지 못했다고 함.
이후 연변대학 중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베이징에서 소설을 썼었는데(가장 역할은 아내가 하고 본인은 집에서 가사와 육아를 하며 소설을 썼다 함), 그러다 천안문 사태에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게 됨.
그 참담했던 현장에서 큰 트라우마를 갖게 된 장률은 이후 민주화에 대한 글을 기고하는데, 이 때문에 중국 공산당에 완전히 찍혀버림.
이후 10년이 지난 어느날, 한 영화감독 친구가 자기 영화 좀 찍게 시나리오 한 편 써달라고 부탁을 함.
그래서 열심히 써다가 줬더니 친구가 아주 흡족해하며 그걸 가지고 중국 영화국에 검열을 받았는데, 바로 반려가 돼버림.
친구는 어차피 진짜 찍을 때는 원래 시나리오대로 찍을 거니까 검열용으로 수정 좀 해달라 함.
그래서 또 열심히 수정 해줌.
근데 친구가 그 수정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검열을 받고서 이후 진행해가는 걸 보니까, 약속과 다르게 본래 시나리오가 아니라 검열된 수정판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으려 하고 있는 거임.
그래서 가서 따졌더니 친구는 능청스럽게 실실 쪼개대며 자기도 먹고는 살아야 할 거 아니냐 함.
개빡친 장률이 그럼 그거 내가 먼저 찍어서 발표해버리겠다 하니, 그제서야 조금 놀란 친구가 자신이 가진 감독증을 갖고 으스대며 영화는 공부도 해야하고 전문성도 가진 사람만이 찍을 수 있는 거지 아무나 찍는 게 아니라고 하자,
'그딴 게 어딨어? 영화 그까짓 거 아무나 다 찍지. 내가 너보다 먼저 찍어서 보여준다!' 하고 쏘아붙이곤 본래의 시나리오대로 여기저기 도움을 받아 생전 처음 직접 [11세]라는 단편 영화를 후딱 찍어냄.
근데 그게 갑자기 베니스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올라버림.
결국 친구는 검열된 시나리오로 찍으려고 준비중이던 영화를 찍지 못하게 됨.
이를 계기로 본인처럼 소설가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소설가 시절 때부터 알고 지냈던 이창동 감독의 지원에 힘입어 영화감독으로 완전히 전직하게 되었고, 이후 한국에서 활동하게 됐음.
현재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교수로도 재직중.
대표작으로는 11세, 당시, 망종, 이리, 두만강, 경주, 춘몽, 군산 : 거위를 노래하다 등이 있으며,
가장 최근작으로는 2019년에 공개한 후쿠오카와 올해 부국제에서 선보이는 야나가와가 있다.
그의 영화엔 성장기에 갖게 된 자유주의적 가치관과, 조선족이면서도 한족과 어울리며 자랐고, 이후엔 또 한국에서 활동하게 되며 자연스레 형성이 된 경계인으로서의 감성이 잘 녹아있다고 평가 받음.
와 엄청난 재능
∀Gundam 2021/10/02 15:21
와 엄청난 재능
☆☆돌고래D컵마망☆☆ 2021/10/02 15:34
천안문 기고글? 트루 중화인이군
마에라드 2021/10/02 15:35
빠요엔이네
뭐시여엉엉 2021/10/02 15:35
포스터들이 이쁘당
한번씩 생각날때 봐봐야겠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