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cohabe.com/sisa/2143347
멧돼지 수년간 맞닥트린 경험담.
현직 해발400미터 산위에서 사과농장지기로 있습니다.
인기글에 멧돼지썰이 있어 보다보니 잘못된? 정보들이 있어보이는데
수년간 멧돼지랑 아웅다웅 경험하다보니 멧돼지를 직접 느끼고 깨닳은 점을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
사진에 멧돼지는 숫퇘지인데요.
과수원에 2년째 침입해서 사과나무 1000그루 중 240그루를 부러트리고 사과 쳐먹던 놈입니다.
전기울타리 쳐도 처음엔 따꼼하니까 안오다가 나중엔 배가 고프니까
전기와이어 입에물고 미친듯이 돌파해서 울타리 망가뜨리고 들어와서 사과나무 작살낼수도 있다
깨우쳐 준 놈이구요.
과원에 피해가 극심해지니 조금이라도 효과있다 카더라 하면 다 구해서 해보았는데 전부 소용없었습니다.
그간 해본것들.
1.전기울타리.-잡초에 어스나지않도록 관리하면 그나마 오래씁니다만, 쉽지않습니다.
2.각종 기피제.(호랑이오줌냄새.각종약품.소음발생기기들.) - 아무 효과없습니다.
3.라디오 및 녹음 -과원에 엄청난 하이파이 시스템이 있어 음질이 쨍쨍합니다. 호랑이 소리. 개가 돼지사냥하는소리 등 틀어놓으면 한 일주일 안오는듯하지만 배고픔에 장사없습니다. 스피커 주변 제외하고 옵니다.
4.사람 머리카락. - 사람 인내나면 안온다해서 미장원가서 구해다가 여기저기 놔봤지만 안됩니다.
5. 그물망 - 텐션이 탄탄한 철망이나 와이어는 터지거나 끊어진다하여 늘어져서 귀찮게 하는 그물망치면 못들어온다 하여 설치했으나 감시카메라에 찍힌것은 코에 걸리니까 돌아서는듯하다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서 구멍을 냅디다.
6. 사람옷. 허수아비. 얼룩무니 - 생명체 냄새가 없으면 개무시합니다.
7. 포획틀 - 미끼질 일주일간 하면 들어온다는데, 낯선 쇠냄새 몇년째 안오고 미끼는 썩고 그랬습니다.
멧돼지가 무식할것 같지만 이놈들이 얼마나 영민하냐면
포획하려고 과수원에 차가 올라오면 저 멀리 차소리 듣고 다 숨구요. 이런저런 장치들 해놔도
이게 결국 자기에게 직접적인 가해가 없는거다 판단되면 그때부터 완전 개무시하고 당깁니다.
사람냄새로도 파악하기 때문에 밭에 순찰나가도 그땐 숨다가 내려가면 그때 다시 나와서 사과 쳐먹습니다.
그리고 장애물?돌파 요령. 사과나무 부러트리는 요령. 이런것들 새끼들한테 다 보여주면 새끼들도
그대로 학습해서 매년 그대로 써먹습니다.씨부럴것들.
그래서 결국 이런저런 방책 써보다가 안되서 수렵면허 시험쳐서 엽총사서 죽이는게 답이다 싶어
올해는 엽총도 구했네요. 매년 오더라도 매년 잡으면 되니까 이게 제일 깔끔하더라구요.
숫퇘지 짬밥있는 애들은 사람들이 자기들 잡으려는줄 알고 있기에 포수들이
포획하려고 열화상카메라로 찍어보면 풀숲에 엎드려서 기어다니는게 찍힙니다.
1마리만 있는 돼지는 사람 무서운줄 알고 사람보면 보통 숨어서 도망가는게 일반적인데요.
저도 4~5미터 거리에 숨어있는 줄 모르고 그물망 구멍이 하도 크게 터져서 수선하려고 다가갔는데
사람이 가까이 오자 꽤액~! 소리 내며 뒤로 튀는데 저도 놀라서 엉덩방아 찍으며 앉았던 경험있습니다.
저한테로 달려왔으면 허벅지 혈관절단되거나 복부내장 쏟아졌거나 죽었을수도 있겠지만
거의 매년 멧돼지 잡으면 다른 멧돼지가 오고 또오고 하는데 직접 달려드는 녀석은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이 다른거보다 조심해야할 멧돼지는 두종류인데요.
잘 알려져 있는건 새끼 낀 암퇘지고요.
새끼돼지는 사회경험이 없어서 이게 인간인지 뭔지도 모르고 사람옆에 막 옵니다.
총을 겨눠도 그게 총인줄 몰라서 그냥 있어요.
근데 또 뭐든지 새끼는 귀엽잖아요?
새끼가 멋도모르고 사람옆에왔다고 만지려고 하거나 하면 주변에 숨어있던 암돼지가 바로 튀어나와 쳐박습니다.
내장쏟습니다. 조심하셔야해요.
새끼낀 암퇘지 만나면 뒷걸음이고 우산이고 간에 그냥 잽싸게 도망가시길 권합니다.
두번째가 떼돼지 무리의 대장돼지입니다.
야는 가오가 있어서 내가 이 무리 지켜야된다 생각이 있어서
길 건널때도 도로 막고 차를 째려보면서 무리가 지나갈때까지 꼼짝도 안하고요.
주변에 사람보이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달려듭니다.
사냥 나갈때도 떼돼지 보이면 꼭 포수한테 달려오는 놈은 대장돼지인데요.
가장 먼저 죽죠.ㅎ
다만 재수없음 제가 허벅지 혈관 뜯기거나 복부터져서 죽을수도 있지만요. ㅠㅠ
그리고 멧돼지가 점프 못한다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1미터 정도는 가뿐히 튀어오릅니다.
바위나 나무에 올라 피하실거면 조금 높게 올라가세요.
뭐 암튼,비도오고 밭일 쉬는데 멧돼지 썰 보고 댓글보다 좀 어이없어서 끄적여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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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겁나 생생합니다 ㅎㅎ
근데 "거의 매년 멧돼지 잡으면 다른 멧돼지가 오고 또오고 하는데 직접 달려드는 녀석은 없었습니다.
"이 부분 보니까 좀 안심도 되긴 하네요.
ㄷㄷㄷㄷㄷ 읽기엔 재미나네요 내장쏟 ㄷㄷㄷㄷ
몸조심 하십시오 ㄷㄷㄷㄷㄷ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 ㄷㄷ
재밌네요 ㄷㄷ 군대에서 엄청 큰 멧돼지 봤는데 거의 티코만 했던..ㄷㄷ
사람이 서전트 점프 1미터를 뛰는 그 큰 덩치를 당할 수는 없겠군요. ㅎㄷㄷㄷㄷ
원래 돼지가 개보다 더 아이큐가 높을껄요.....
집에서 사육하는 돼지도 갇혀있으니 저렇지 괭장히 머리가 좋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산에서 돼지만나면 기절할듯 ㅜㅠ
찐 멧돼지 전문가 등장하심~ 뇌피셜 댓글러들 아닥하게되서 좋당
삶의 체험 현장이 따로 없네요.... 생생한 체험기 감사 합니다 !! ㄷㄷㄷㄷㄷㄷㄷㄷ
와 잘 봤습니다.
흥미롭네요.
근데 저 잡은 멧돼지는 어찌 처리하나요?
유해조수포획단에게 가져가라합니다. 지자체 포획금이 있는걸로 알아요. 저같은 자가구제는 암것도 없습니다. 겨울돼지는 어린놈은 가끔 자가소비?도 합니다만 기생충같은거 땜에 그냥 포획단 줍니다. ㅎ
아 그렇군요..
더 이상 큰 피해없길 기원합니다.
사냥하실때 조심하세유ㄷㄷ
과수원 바깥에 먹이를 놓는건 어떨까요?
물론 수면제같은거 들어있는 먹이요...
야들이 똑똑한게 사과밭에는 사과만 먹으러와요. 뭔가 이상한거 안먹더라구요
헐......ㄷㄷㄷㄷㄷㄷㄷㄷㄷ
호랑이없으면 최상위...ㅎㄷㄷㄷ
300키로되는 놈들은 숫컷호랑이도 여간해서는 안건드렷다고 하쥬...사냥성공해도 데미지를 너무 입는걸 알아서..
미국은 동영상 보니 헬기카고 저격용 총으로 사살하더군요
생생한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현직에 계신 분들은 정말 골치 아프시겠네요
엽총은 사거리가 짧아서 미국애들처럼 5.56미리로 원거리 스나이핑하고 싶더라구요. 안전하게...
와....긴 글을 정말 박진감 넘치게 읽었네요.
보기만해도 사과농장하시면서 얼마나 고단하시고 위험하신지 느껴집니다.
건강하세요!
예. 수렵면허따고 총까지 사게될줄은 농장시작할때 전혀 계획에도 없던일이쥬.ㅎㅎ
모노노케 히메가 달래주지 않던가요?
와~~~이정도면 200kg 넘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