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는 대학과 군대를 완전히 졸업하고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나가는 평범남 1이야.
하지만 내 학창시절만큼은 그 누구와 견주더라도 평범하지가 않았다는
것은 내 스스로도 장담 할 수 있지.
아, 편의상 글은 반말로 쓰도록 할게. 또한 다소 격한 표현들이 있어도 이해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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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그러니까 내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후부터 겪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야. 사실 졸업한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
기억이 좀 왜곡됐을지도 모르겠는데, 나름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 사건들만을 얘기해보려해.
일단 제목에 오컬티스트라는 단어를 적었는데, '오컬트'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
그래. 그게바로 나야.
나는 어릴적부터 유독 남들과 달리 사색을 하는것을 좋아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중학교 때부터
한국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비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었어.
여러가지 가벼운 찌라시나 미스테리부터 시작해서, 전공학문, 타로, 마법, 동서양의 철학과
학문등등을 두루 공부했지.
이런 독특한 천성때문인건지, 초등학교때부터 성인이 될때가지도 유독 또라이, 4차원 소리를 많이 듣고 살던 나였어.
오죽하면 초등학교 담임샘이 나에게 '어둠의자식'이라는 별명을 붙여줬었을 정도니까 말이야.
영매는...음 그래, 너희가 아는 바로 그 단어야.
사실 그 친구가 정확히 '영매'는 아니야. 그냥 귀신을 보는 녀석일 뿐이지.
하지만 어감상 오컬티스트와 영매 하면 뭔가 느낌이 있어보이잖아? 그냥 그렇게 생각해 ㅋ
그럼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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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편
나는 제주도에 사는데, 고등학교를 수도권쪽으로 들어가게 됐어.
내가 다닌 학교는 특수목적고등학교였는데, 그래서였는지 전국구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었었지.
내가 살던 제주와는 너무나도 다른 낯선 환경과 분위기에, 나는 사실 처음엔 알수없는 거부감이 들었었어.
하지만 그 거부감보다 더욱 고역인건 더럽게 열약했던 학교의 시스템이었지.
우리 학교는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기숙사가 있었는데, 문제는 이 기숙사가
말이 기숙사지, 완전 수용소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거든.
우리학교는 한 기숙사에 6명씩 살았는데, 거짓말 좀 보태서 원룸정도도 안되는 크기의 방에
2층침대 3개를 우겨넣고 캐비넷, 책상을 넣은 곳이었지.
기숙사를 본 내 첫 인상은 충격 그 자체였어. 폭이 좁은곳에 침대와 캐비냇, 책상을 집어넣으니,
막상 사람이 지나갈 통로조차 제대로 확보가 되지 않았던거야.
여유공간이 사람이 두명은 절대 지나갈 수 없고 한명만 지나갈 수 있는 정도라고 얘기하면
대충 얼마나 갑갑한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뭐,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나중엔 잘 적응해서 생활하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슨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어놨나 싶어.
책상도 2개밖에 없어서, 나머지 4명은 침대에서 공부를 하던 숙제를 하던 해야했지.
그나마 우린 좀 나은편이었어, 우리옆방은 우리보다 조금 더 큰데 8명이 살았거든.
각설하고, 내가 배정받은 기숙사엔 나 말고 5명의 동기가 더 배정을 받았는데,
2명은 수도권외곽, 한명은 전라도, 한명은 대전, 나머지 한명은 붇싼 싸나이었지.
아무래도 거리가 멀수록 우선순위를 주는 기숙사라 그런지, 수도권에 사는
녀석들은 기숙사에 들어오기가 힘들었어. 전교생중 약 20%정도만 수용가능한 크기였거든.
아무튼, 그렇게 처음 배정을 받고 서로가 어색한 상태에서 우리는 서로 통성명을
하고 사는지역을 얘기하며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지.
그 중 단연 주목을 받는건 바로 나였어. 당시엔 저가항공도 없고 제주도는
신혼여행, 해외여행 대신으로 가는 곳 이라는 인식이 강했던터라, 녀석들은 나에게
마치 신 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를 쳐다보는 원주민들같은 시선을 보냈지.
첫날은 여러가지 안내교육과, 각자시설정비, 소집등등으로 정신이 없던터라, 우리는
서로의 얼굴만보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정을 소화해야 했지.
그렇게 첫째날 밤을 맞았어.
다들 낯선환경에서 처음 맞이하는 밤이라, 모두 잠을 잘 생각은 못하고 멀뚱멀뚱 있었지.
그러다가 곧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어.
나는 그러는 와중에 녀석들 중 유독 부산에서 온 그 녀석이 눈에 띄었어.
녀석은 내가 상상하던 부산남자랑은 조금 다른느낌을 풍기고 있었어.
내가 생각하는 부산남자는 호탕하고, 패기넘치고, 사교성깊고 활발한 그런 이미지였거든.
근데 그 녀석은 좀 창백한 외모에, 뭔가 표정이 좀 만사가 귀찮다는 그런느낌? 아무튼
좀 다크한 분위기를 풍기는 녀석이었지. 말수도 적었고 말야.
또라이는 또라이를 알아본다고 했던가? 나는 단박에 녀석이 나처럼 평범한 인간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 다들 예상했겠지만 바로 이 녀석이 귀신을 보는 친구녀석이야.
그렇게 우리의 똘끼넘치는 6명의 패밀리가 만들어졌어.
아 패밀리가 뭐냐고?
당시 '패밀리가 떴다'라는 프로그램이 매우 유행을 타던 시기라, 우리 학교에서도
유행처럼 같이 다니는 그룹들을 'xx패밀리', 'yy패밀리'이런식으로 불렀었어.
보통 패밀리 앞에는 주로 같이 만나서 노는 동네이름이나, 지역이름, 가게이름들을 붙였지.
당연히 우리 6명도 패밀리가 됐고,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거리에서 남정네 6명이 같이 생활하다보니,
짧은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우리 패밀리들은 가족 저리가라할 정도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됐지.
뭐, 우리패밀리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을거지만, 녀석들이 가지고있던 별명들로 부르도록 할게.
수도권외곽 두녀석은 사실 이야기에서 큰 비중이 없으니 각각 A와 B로 칭하고(사실 이놈들 별명 까먹음)
전라도에 살던놈은 생긴게 진짜 딱 시골농사짓는 덩치좋은 남자같고 피부도 까무잡잡해서 산적,
대전에서 온 놈 말자(차마 내 입으로 이게 무슨줄임말인지는 말 못하겠다. 패밀리들 다같이 목욕하다 생긴 별명),
부산사는 영매친구는 귀석이었어(귀신보는 석이 줄임말, 녀석 이름이 외자에다 맨 끝이 '석'임)
근데 녀석이 노래도 하도 못불러서 우린 첨에 '귀석&석아'이러다가 나중엔 귀가썩는다고 귀썩이라 불렀지만 ㅋㅋ
미안, 서론이 너무길었지?
이제 본 에피소드로 들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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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편
우리학교는 좀 독특해, 학교가 수도권에서도 좀 외각에 있던 터라, 주변에는 논밭이나 시골들이었고
우리학교만 우뚝 솟아있는 좀 기형적인 형태였지.
거기다 인근에는 낮은 언덕 하나에 공동묘지가 있었는데, 학교 3층이상부턴 이 언덕에 묘지들이
보여서 처음에 같은 학년 신입생 여자애들이 기겁하고 난리도 아니었지.
특히 밤이되면 더 가관이야. 주변이 시골한복판이라 단층 집들에서 조금씩 새어나오는 불빛과
학교 주변에 있는 가로등 불빛, 도로에 드문드문 있는 가로등 불빛 외엔 빛이라곤 없는 곳이었거든.
학교 분위기가 이래서 그런지, 우리학교에는 괴담이 정말 많았어.
특목고 특성상 선후배들과의 유대관계가 끈끈한 편이라, 우리는 맨 처음 기숙사에 들어오고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학교에 얽힌 괴담들에 대한 것들이었지.
그렇게 우리가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지 한 한달 쯤 됐을 때였나?
우리 패밀리가 처음으로 석이가 귀신을 보는 놈이었다는걸 알게되는 사건이 터지게 되지.
우리 1학년 교실은 학교건물 6층에 몰려있어. 그래서 그 공동묘지가 아주 잘~보였지.
야자 시간이었는데, 우리 패밀리들은 A 한명빼곤 공부와는 인연이 전~혀 없는 인간들이여서
서로 딴짓을 하기에 바빴지.
당시는 스마트폰은 없었지만 동영상을 다운받아서 볼 수 있는 플레이어(이름이 기억이 안나네)는
있었거든. 그게 꽤 비쌌는데 말자네 집이 좀 잘 살아서 녀석이 그걸 2개나 가지고 있었어.
우리 패밀리들 좋다고 모여서 그걸로 영화보고 드라마보고 예능프로그램보면서
낄낄대고 있었는데, 귀석이 이넘이 틈만나면 자꾸 창문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있다가 다시
우리쪽을 바라보고, 또 한참 같이 영상보다 또 창문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쳐다보고 그러는거야.
다른 패밀리들은 녀석이 그런행동을 하는줄도 모르고 동영상을 보며 숨죽여 낄낄대고 있었고,
녀석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깐 나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말을했지.
나 : 야 니 뭐하는데?
귀석 : 어? 아이다. 신경끄라
나 : 뭔데, 니 아까부터 계속 창밖에 바라보고 있었잖아, 밖에 뭐 있냐?
귀석 : 그런거 읍다. 니는 밖이 저래 시꺼먼데 뭐가 보일거같나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녀석이 나처럼 밤풍경을 좋아라 하는 녀석인갑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
사건은 우리가 야자를 끝마치고 기숙사로 들어갔을 때 터졌어.
그날은 금요일 밤이었는데, 우리때가 매주 토요일 등교에서 점점 토요일
휴교일로 바뀌고 있는 과도기였거든. 그래서 우리는 2주에 한번씩은
토요일날 학교를 안나갔는데, 그날이 바로 다음날 학교를 쉬는 금요일 밤이었지.
마침 사감쌤도 잠깐 약속땜에 하루동안 사감실을 비운터라, 기숙사에선 혈기왕성한
고딩들의 광란의 밤이 시작되고 있었어.
컴퓨터가 있는 방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영화보는팀, 여기숙사애들이랑 즉석만남하는팀, 먹자팀 등등
우리도 슬슬 움직여볼까 하던 찰나, 어느 방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어.
선배C : 어이 거기 X(기수)기 동상들, 이리 좀 들어와본나.
그 방은 3학년 선배들이 생활하는 방이었는데, 하필 우리가 눈에 띄었는지 손짓하며 부르더라고.
그리고 들여다본 방 안에선....
술먹방이 벌어지고 있었어.
3학년이라곤 해도 민짜인 인간들이 도대체 술은 어디서 구해온건지,
소주가 담긴 2L짜리 페트병을 끼고 배달음식이랑 같이 쳐 마시고 있더라고.
근데 짬이되는 인간들 방이라그런가, 방을 두명이서 겁나넓게 쓰고있더라.
어쨌든 그 당시 선배들의 말은 하늘같았던지라, 우린 그 좁은 곳에 들어가서 모아이석상처럼 가만히 굳어 있었지.
선배C : 머고, 돌덩이들이가. 으디서 오셨어요들? 예? 어데 산중턱에 박혀있다왔나. 긴장푸라.
'너같으면 긴장이 풀리겠냐.'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나는 머쓱하게 웃었고, 패밀리넘들도 나랑
별반 다르지 않았던지 비슷비슷한 표정들을 짓더라고.
선배C : 니들 술 마실줄알제? 함 받아바라.
이러며 우리한테 잔을 내미는데, 옘병...소주잔도 아니고 어디서 꽁쳐온 급식실 쇠물컵을 딱 건내주고는
가득 콸콸콸 따르더라고.
선배C : 원샷이다이. 알았나.
그렇게 우리는 의도치않은 술먹방을 시작했어. 다행히 첫 잔 이후로는 강제로 마시라고 권하지 않더라고.
근데 첫잔 깡소주 한컵이 워낙 세서 그런가, 고1의 나이에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
그 와중에 산적놈은 이게 고등학생인가 싶을정도로 술을 잘 마시는데, 와 진짜 사극에서 보는 그
백정들 있잖아, 딱 그 느낌이더라고. 선배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
아무튼, 술이들어가도 여전히 뻣뻣한 우리를 보곤 답이없다 생각했는지, 선배들은 우리에게
흥미가 돋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어.
선배D : 야 니들 우리학교 첨 보고 느낌이 어땠냐? 존나 스산하지 않든? 사실 우리학교가 보시다시피
분위기가 이래서 그런지 학교괴담이 존나많아. 니들 무서운이야기 좋아하냐??
나는 선배D가 그 얘기를 꺼내는 순간 귀를 쫑긋하게 세웠어. 워낙 그런얘기를 좋아하는데다
난 정말로 귀신을 한번이라도 보거나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었거든.
선배D : 새끼들 표정봐라?? 하긴 무서운얘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겠냐. C야 불끄고 전등키자.
선배들은 흥이 올랐는지 불끄고 책상전등만 딱 킨다음 슬슬 분위기를 잡더라고.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서로 쳐다보곤 아무말도없이 뭔가 합을 맞추는듯한 분위기를 보이더라.
선배C : 느그들 교실 6층에 있으니까 다 알제? 우리학교 창문쪽에 무덤있는거.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지.
선배D : 이거 우리학교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은 다 아는이야긴데, 존나 유명한 얘기거든?
듣고 찌리지마라 알겠냐??
그리고선 선배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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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언덕에 있는 공동묘지 왼쪽 끝 부분에는 꽤 크게 자란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학교가 세워지고 몇년 안 됐을 때, 반에서 왕따를 심하게 당하던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학교가 지금은 나름 명문고로 경쟁률도 세고 입학하기도 굉장히 까다롭지만,
당시에는 진짜 어디서 한주먹 하던 양아치같은 인간들이 대부분 재학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전공자체가 굉장히 험한걸 다루는 전공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초창기 기수들은 상당히
드센 인간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다른학교랑 학교대 학교로 싸움도 자주 했었다고 한다.
아무튼 그 양아치같은 인간들 사이에서 항상 발생하는 왕따무리들도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괴롭힘을 심하게 당하던 그들에게 소위 '찌질이'로 분류되던 학생이 있었다고 했다.
사건은 그 왕따학생이 2학년이 되던 해 일어났다.
당시 그 양아치들과 왕따학생역시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 인간들이 왕따학생을 대리고 그 공동묘지에 데려간 후, 그 묘지 옆 큰 나무를 꼭
끌어안고 있게 한 다음 자기들끼리 내려왔다고 한다. 이런말을 남긴 채.
"야 니 우리가 교실에서 플래시로 비추면서 다 쳐다보고 있을테니까 어디로 토낄생각하지말고
꼭 끌어안고 있어라. 딱 2시간만 그러고 있어 알겠냐? 도중에 풀면 뒤진다."
그 악랄한 인간들은 정말로 교실로 돌아간 후 그 나무쪽으로 라이트를 비추며 서로 돌아가며 감시를 했다.
사실, 거기서 라이트를 비춘다고 해서 나무쪽이 보이진 않았다고 한다.
다만 상대쪽, 그니까 그 왕따학생 쪽에서는 그 불빛이 보였기에, 영락없이 그 나무에 매달려 있었을 것이었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난 후, 양아치녀석들이 왕따학생을 대리러 그 곳에 갔을 때, 녀석은 그 나무에
없었다고 한다.
"뭐야 이새끼 어디갔어?"
그 인간들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주변을 서성이고 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언덕 중간즈음에서
왕따학생으로 예상되는 한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렸어.
"흐아악!!! 흐아아아아아아아악!!!!!!!!"
녀석들이 당황해서 그곳으로 내려가봤더니, 그 왕따학생이 눈깔이 다 뒤집어져서 흰ja위만 보이는
상태에서 입에 막 게거품을 물고 몸을 막 부르르 떨면서 발작을 일으키더래.
근데 이게 우리가 보는 그 드라마나 공포영화에서 일으키는 그런 발작수준이 아니라, 진짜
사람의 관절형태상 꺾을 수 없는 존나 기괴한 모습으로 몸을 막 비비꼬면서 일으키더라는거야.
양아치새끼들 그래도 아직은 미성년자라 멘탈이 약했는지, 몇몇놈은 막 울고불고 난리나고
지들도 어찌할바를 몰라서 멘붕상태에 빠졌지.
다행히 인근 주민들이 왕따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밖으로 나왔고,
녀석들을 발견한거지.
그렇게 한바탕 크게 소란이 일어났어.
경찰이와서 애들 조사하고, 앰뷸런스도 같이와선 그 학생을 실어가고..
한동안 학교가 떠들썩했지.
진짜 큰 문제는 따로있었어. 그 학생이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등교를 한 번도
안했던거야. 선생님들은 이게 매스컴을 탈까봐 서로 조심하고 있는 상태였고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 였다나봐.
그렇게 몇일이 지난 후, 녀석들은 담임선생으로부터 그 학생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게돼.
뭐, 우리나라 대부분의 청소년 사건이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서 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녀석들은 징계만을 받고 주동자로 지목된 녀석은 보호관찰이던가?
그 정도로 사건이 끝이났지.
그렇게 다시 한달쯤 뒤에 일어난 일이었어.
가장 그 학생을 심하게 괴롭혔던 주동자(이하 K군이라고 칭함)K군은 왕따학생이 죽은
이후부터 점점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해. 항상 어딘가 모르게 불안에 떨고있고, 맨날
혈기왕성하게 나대던 녀석이 죽은 동태눈깔을 해서는 쥐죽은듯이 교실에 박혀있고 그랬지.
그러던 어느날 밤이었어. 기숙사에선 밤 10시가 되면 군대에서처럼 점호를 하는데,
점호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K군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거야.
녀석들이 답이없는 양아치이긴 했지만, 천하의 녀석들도 당시 기숙사 당직사감들은 무서워했어.
당시는 학생 체벌이 당연시되던 때라, 당직사감들은 학생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거든.
이 양아치무리들이 'X됐다' 이러면서 인근을 샅샅히 뒤지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K군이
보이질 않더래. 결국 녀석들은 말도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학교안까지 수색하기에 이르렀지.
놈들도 무서워서 다같이 붙어서 학교안을 살피는데, 한 3층쯤 올라가니 왠 사람목소리로
'으어어어어으...어어으어어어'이러는 소리가 울리더래.
그때부터 녀석들도 개 긴장타고 조금씩 그 소리가 새어나가는 곳으로 차근차근 올라가는데,
5층, 그니까 2학년반이 있는곳에 도착하고 복도로 플래시를 비추니, 복도 맨 끝쪽부근에
어떤 검은인영이 서서 창문쪽을 바라보며 그 '어으으으어어어어'이런소릴 내고있더래.
이새끼들 완전 개 쫄아가지고 막 비명지르고 서로 밀치며 막 내려가려고 난리치다가,
한 녀석이 "야 저거 K아냐??"란 소리에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올라가서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진짜 K군이 공동묘지쪽 창문을 바라보며 막 미친듯이 절을 하고
있더라는거야. 입에선 여전히 그 '으어어어으으으어'라는 소리를 내면서 말이야.
놈들이 K군 뺨도 막 때리고 하면서 팔이랑 다리 하나씩을 들며 K군을
들쳐업어 학교밖으로 나오는데, K군이 막 이런말을 하면서 소리를 지르드래.
"아, 안돼, 하지마! 하지마 X발!! 나지금 나가면 죽어!! 죽는다고 이 X새끼들아!!"
그러면서 그 양아치놈들을 뿌리치려고 막 발버둥치는데, 그놈 고성이 얼마나 컸던지,
녀석들이 겨우 학교밖으로 나왔을 때 쯤, 저기 운동장에서 사감쌤들이 헐레벌떡 뛰어오고 있더래.
근데도 K군은 정신을 못차리고 계속 막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
"내가, 내가잘못했다 제발 살려주라. 제발 이 X새끼야 왜 나한테만 그러는데!!"
이런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듯이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면서 말이야.
사감들이 K를 그 운동장 단상?쪽에 눕혀서 진정시키고 놈은 계속 헛소리 지껄이면서
막 발악하고... 결국 그 사건이후로 K군도 한동안 휴학.
그 이후로 이 사건은 학교에서 기숙사 학생들의 증언을 토대로
학생들사이에 삽시간에 입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죽은 왕따학생이 가해자를 학교로 불러내 괴롭힌 것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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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겁이 거의 없는편이라, 이야기가 끝나도 그냥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 들었다
생각하고 옆에 패밀리넘들 쳐다봤는데, 이 새끼들 완전히 쫄아가지고 벙쪄있더라.
근데 그 부산넘, 그니까 석이만 이상하게 졸라 진지하면서도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듯 쇠물컵을 턱에 스윽 스윽 하며 좌우로 왔다갔다 거리더라고.
선배D : 니네 이제 야자할때마다 무서워서 어떡하냐?? 우리도 처음 들어와서
선배들한테 이 얘기듣고 한동안 야자할때마다 무서워 디지는줄 알았거든.
여자애들은 아예 그쪽으로 고개도 못돌리더라. 뭐, 그 덕분에 여자애들이
어디 갈 때마다 남자애들 같이가달라고 불러가지고 썸도 엄청타고 그랬지 ㅋㅋ.
그렇게 얘기를 끝마친 선배D가 이런 얘기를 하는데, 선배C가 멍청하다는듯이
D를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하더라.
선배C : 야, 니 왜 그거 말안하는데, 한가지 빠졋다아이가.
선배D : 뭐가?? 아...! 아이씨 젤 중요한건데 그걸 깜빡했네. 그니까....
선배D가 다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와중에, 갑자기 석이녀석이 선배들한테 먼저 얘기를 꺼내더라고.
귀석 : 선배님들, 혹시 그 양아치그룹중에는 죽은사람 없습니까?
그 말 듣는순간 선배들 일동정지. 잠시 침묵이 흐르고...
선배C : 아 뭐고, 니 이 얘기 어서 들었나? 니가 그걸 우에아노?
석이녀석 그 말 듣고 순간 말실수라도 한듯 당황하면서
귀석 : 아 아입니다, 그냥 느낌이 그럴거 같아서..
선배C : 맞나. 임마 감 좋네?? 니말이 맞다. 내가 얘기해줄게. 그 주동자 K군 있다아이가.
금마가 평소에도 오토바이 타고 댕겼거든. 근데 휴학하고 며칠뒤에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사고로 뒤져삣다.
근데 소름돋는게 뭔지아나? 그 양아치선배들 K군 장례식장 갔는데,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 사이에서
이상한 얘기를 들은기라. 금마의 사인이었는데, 아가 급격하게 차선 변경하는 차때문에 순간적으로
핸들을 꺾다가 중심을 잃고 도랑으로 빠지면서 죽었거든.
근데 발견당시에 시체가 충격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근처에 있는 나무쪽에 마치 나무를 안고 있는듯이 박혀있었다 카드라.
그것도 거꾸로 뒤집혀서. 양아치 금마들 상밥먹으면서 그 얘기 듣다가 다같이 헛구역질하며 도망치듯이 장례식장에서
빠져나왔다 카드라. 존나 소름돋제??? 이게 우리학교 괴담 레전드 오브 레전드다. 어때, 재밌었나??
이후에 선배D가 몰래 우리뒤에서 확 잡아채며 뒤로재끼니, 나와 석이를 제외한 네명의 패밀리들이
미친듯이 비명지르면서 발광을 하더라. 새끼들 완전히 쫄아가지고 정신을 못차리더라고.
근데 석이녀석 표정이 좀 많이 안좋더라고. 완전 딱딱하게 굳어가지곤 놀래킨 선배도 무안해 하더라.
어찌됐건 남은놈들의 만족스런 반응에 두 선배는 서로 하이파이브하며 키득키득거리고,
그 이야기로인해 선배들과 어색했던 분위기가 풀어지며 우린 남은 안주와 술을 약 두시간가량을 더 먹고는 방으로 돌아왔지.
다들 술 기운에 헤롱헤롱거리며 슬슬 뻗으려고 할 때, 내가 석이녀석한테 한마디 했어.
나 : 야 석아. 니 아까 그 양아치새끼 죽은건 어떻게 안거야? 진짜 때려맞춘거야?
그러니까 석이놈이 날 뻔히 쳐다보면서 가만히 있더라고. 난 이새끼가 취해서 정신이 없구나
이러고 아니다 됐다, 이러고 몸을 돌려 자려고 하는데, 녀석이 말을 하더라.
석이 : 느그들 내 말 믿을수 있겠나? 그리고 내 말 듣고도 학교생활 제대로 할 수 있겠나?
녀석의 뜬금없는 그 한마디에 패밀리들 순간적으로 정적 후 집중모드.
나 : 오 뭔데뭔데??
석이 : 사실 아까 그말 그냥 때려맞춘거 아이다.
패밀리들 이놈이 무슨소릴 하는건지 영문을몰라 어리둥절.
석이 : 사실... 내 귀신 볼 줄 안다.
그말에 패밀리들 다시 순간적인 정적을 흘려보내더니 박장대소.
하지만 이후 이어지는 그녀석의 말에 녀석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게 된다.
석이 : 내 뭐 그런반응 올줄 알았다. 근데 광대(제 닉네임입니다)야 그거아나. 니가 아까 야자시간에
내한테 왜 자꾸 밖을 쳐다보냐고 했다 아이가. 사실 그 나무쪽에 뭐가 보여서 쳐다본기라.
근데 진짜 이상한게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이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서 나무를 꼭 껴안고 있더라고.
내도 많은 귀신은 봤지만 그런 희안한 광경은 처음봐서 하도 이상해서 계속 쳐다봤던기라.
나, 웬만한거엔 정말 눈하나 깜짝안하는 스타일인데, 그넘 얘기 듣는순간 진짜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라. 순간적으로 등줄기가 가려워짐과 동시에 소름이 쫘르르륵 올라가는데, 진짜 장난아니더라.
그 후 정말 몇달동안 패밀리넘들 야자시간에 사자앞에 놓인 쥐마냥 그쪽은 쳐다도 못보고
트라우마 생겨가지고 바들바들 떨고 난리도 아니더라.
뭐 나란놈은 이 녀석과 지내다보면 어쩌면 나도 귀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존나 재밌겠다! 이러고 있었지만 말이야.
적다보니 이야기가 꽤 길어졌네. 당시상황을 그대로 옮겨적다 보니 글이 좀 길어진거같아.
뭐 녀석들과의 에피소드는 이것말고도 더 스펙타클한것들도 있고 많긴한데, (종교전쟁이나 타로카드,
어학연수썰, 제주도 귀신여행썰 등등 꽤 많은듯)
그건 반응이 좋으면 나중에 또 적어보도록 할게. 그럼 이만~
헉 완전 재밌어요!! 이어서 더 써주세요 기다릴게요!
+ 추천조작의심이래요...아닌데.....ㅠㅠㅠㅠㅠ
잘 읽었습니다:-) 다음화도 기대할께요!
잘 읽었어요^^ 말자라는 별명 보고 '맞아 다듀에 개자도 그런별명이었지'라고 생각한건 저 뿐이겠죠 쭈글
두 사람인데 한 사람은 거꾸로 나무를 껴안고 있고 나머지 한 사람은요???? 네??? 네????
무서운데 재밌다. 다음편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