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은 과연 물밑에서 어떤 움직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 Adobe Camera Raw 업데이트였던 13.3버전 업데이트 이후 제 RP 카메라로 촬영한 RAW 파일을 ACR에서 열면 카메라 프로파일이 제대로 열리지 않습니다.
무언가 이상해서 ACR의 카메라 프로파일이 저장된 폴더를 찾아보니 아래처럼 RP, R5, R6, 1DX Mark III, M6 mark II, M200, M50 mark II 등 이전 버전에서 지원되던 최신 기종의 카메라 프로파일이 모조리 사라졌습니다. (R시리즈 미러리스 중 가장 오래된 R용 프로파일은 다행히 남아 있습니다. R도 쓰고 있거든요.) 혹시 저만 그런 걸 수도 있으니 ACR 13.3 설치하신 분들 C:/ProgramData/AdobeCameraRaw/CameraProfiles 이 폴더 좀 확인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Adobe측에서 각 회사별 카메라 프로파일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기엔 기존에 있던 프로파일을 새 버전에서 굳이 삭제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고, 더군다나 니콘이나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Z 시리즈 2세대나 A1, A7C같은 최신버전까지 여전히 모두 지원합니다.
RAW 파일도 분명 카메라 회사 별로 색감이 많이 다릅니다. 같은 회사 내에서도 기종별로 다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각 카메라에 맞는 RAW 프로파일 지원은 저처럼 RAW로만 촬영하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 나올 신버전 ACR에서 계속 캐논 RAW 프로파일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다음번 기변 때 캐논 카메라는 별로 사고 싶지 않군요.
얼마 전 제가 이슈로 올렸던 소문 속의 삼양광학과의 트러블도 그렇고, 이번에도 혹시 캐논이 뭔가 어도비측과 불편한 관계가 된 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어차피 ACR 카메라 프로파일이 각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어도비에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통해서 컬러 분석해서 제공하는 것이라 어도비측에서 먼저 캐논에 시비걸 일은 없을테고, 혹시 이것이 장기적으로 캐논의 DPP 소프트웨어를 유료화하기 위한 캐논의 포석은 아닐지 다소 의심스럽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점점 줄어가는 카메라 시장에서 최대한 많은 부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어도비가 흉내내지 못하게 만든 다음 캐논 자체 소프트웨어인 DPP를 유료화?) 서드파티나 유사제품 제조사들 통제를 통해서 작아지는 시장의 독과점하려는 것이 캐논의 큰 그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억측일 수도 있지만 최근 캐논의 행보를 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개방과 공유를 통해 미러리스 시장 1위를 달성한 소니와는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네요. 캐논이 미러리스 시장에서 소니 바로 밑으로 바짝 추격하더니 나름 자심감이 생긴 걸까요? 작년 기준 미러리스 마켓 쉐어가 소니 43.9% 캐논 34.7%로 캐논이 많이 따라왔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카메라 시장 1위의 저력은 만만치 않군요.
카메라 시정에서 애플처럼 혼자 다 먹는 시장을 만들고 싶은 걸까요? 하지만, 애플이 지금의 애플이 되기까지는 아이폰이나 맥같은 하드웨어 보다는 IOS라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기반이 됐다고 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윈도즈로 성공했듯이 말이죠. 카메라 시장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봅니다. 만일 캐논이 DPP로 비슷한 걸 하고 싶다면 고개가 절래절래 젖혀지는데 말이죠. (DPP 써보신 분은 다들 동의하실 듯.)
제 우려가 단순 우려에 불과하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