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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전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괴담


잠안오는 주말에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
그간 글을 안쓰다가 미처 오래전 기억 조차 흐릿해진 미제사건 하나가 떠올라 다시 키보드에 손을 얹는다
사실 이글을 제일 먼저 썼어야 했는데 먼저글이 너무 충격적이라 잊혀졌었다..잘기억도 안나고
1995년 여름쯤으로 기억한다..

난 당시 친척을 만나기 위해 버스를 갈아 타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이 지금은 많이 초라해졌지만 그당시는 꽤 규모가 컷던걸로 기억한다
이글을 보고 있을 분중에 나와 같이 목격한 나이지긋한 분들은 아마 그때 당시 충격적인 사건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고인이 되셨을지모르는.. 또는 어딘가로 팔려가서 힘들게 현재도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이름모를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버스를 갈아타기위해 나와 어머니는 사람들로 북적대는 그곳에 서있었고 
수많은 사람들도 어딘가 목적지를 가기위해 서성이고 있을 무렵..
점심시간쯤 됐을때 갑자기 검정 세단하나가 빠른속도로 달려와 시외버스터미널 안쪽에서 끽하고 멈췄다
검정색 선글라스를 착용한 아주머니와 검은양복을 빼입고 선글라스를 끼고있는 남자 3명이 내렸다
낯선아줌마:오.. 그래 이냔 여기서 만나는구나 잘맞났다 이리와 나랑같이 좀 가자!!! 젊은 여자의 머리채를 움켜쥔다
완전 뜬금없이 쌩뚱맞게등장한.. 개그맨 서춘화를 닮은 아줌마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한가인 닮은 아가씨:저 아세요? (그때 당시는 나도 당황해서 몰랐는데 진짜 어이없어하는 크게 경계안하고 내뱉는 목소리였다)
낯선아줌마:어.. 그래 이냔이 어디서 개수작을 부려 니가 훔쳐간 내돈 어디있어 !!! 야!!! 차에 빨리 태워
검은정장3명:신속히 (양쪽에서 여자의 팔을 붙잡고 한놈은 문을 연다 검정색 세단에 막 우겨넣으려는 순간)
그 처녀가 정신이 번쩍 나더니 강하게 저항하면서 이거 왜이러냐고 남자들을 뿌리쳤다
낯선아줌마는 계속해서 빨리태우고 가자고 재촉했고 살짝 당황한 남자들은 다시 팔을 붙잡고 실랑이가 이어졌다
그 버스터미널에 있던 모든 시선은 그들에게 집중됐고 우르르 사람들이 그들을 애워싸고 쳐다보고있었다
아가씨는 이거 놓으세요 왜 저한테 그러세요 저 아세요? (처음보다 살짝 격앙되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낯선아줌마:기가 차다는듯 더욱 고함을 지르며 야 이년아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하고 찾으러 다녔는줄 알어 이년아
낯선사내들은 말이 없었다 아무말도 없이 그 중년의 아줌마의 지시에만 따를뿐이었다
다시 재차 차에 태우려고 푸시가 들어갔고 갑자기 납치를 목전에둔 아가씨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저한테 왜이러세요.. 살려주세요 울음이 막 터져나왔고 콧물도 나왔다 (본격적으로 실감하면서)
그때부터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낯선아줌마는 노련했고 사태가 심각해져서 경찰출동하고 난리나기 전에 속히 해결하고 싶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뭐해 .!! 빨리 안태우고 
당황하던 남자들은 다시 여자를 붙잡았고 여자의 구두 한짝이 벗겨져서 길바닥에 버려졌고..여자는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차문은 열렸고 막 태우려고 하는순간 
어떤 덩치큰 남자분이 소리쳤다
저여자가 아니라잖아!! 당신들 모른다잖아 !!!
그러자 낯선아주머니는 게슴츠레한 표정을 짓고 정장맨들은 얼음처럼 멈추고 그 아가씨를 풀어주는것처럼 손을 놔버렸다
한 5초에서 10초정도 마치 시간이 멈춘것처럼 가만히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가봐도 지들이 범죄자니까 찔려서 그런행동을 한거였는데..
그 여자는 순간적으로 자유의 몸이됐고 엉엉 울면서 맞은편에 가까운 남자의 손을 붙잡았다
그런데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 남자가 여자의 손을 뿌리친것이다.. 
그여자는 벙쪄서.. 입이 벌어졌고 그 표정은 잊을수가 없다
남친한테 헤어지자는 통보 받을때도 아니고 그 짧은 순간 자신을 구해줄것만 같았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표정
딱 한명 덩치큰 남자만 여자의 편을 들었고 다들 차갑게 외면했다
그 마저도 멀리서 한마디 했을뿐..
계속해서 그여자를 나쁜쪽으로 몰아간 아줌마의 세뇌작전이 슬슬 먹히는듯했고 전세가 변해서 다시 위험해졌다
나도 그여자가 나쁜맘먹고 돈때먹고 도망가다가 붙잡힌줄로만 알고 감쪽같이 속았으니까..
다시 왼쪽 뒷좌석문이 열렸고 그때는 좀 멍한 표정으로 순순히 태워졌다 양쪽으로 도망못가게 정장남자 둘이 앉았고
그여자는 잠시 멍하니 앉아있다가 인상을쓰며 펑펑울기시작했다 콧물도 다시 보였다
누군가와 같이 있었으면 화를 면했을텐데 혼자 버스타려고 기다리다 당했으니.. 가족이 아닌이상 성의를 바라는건 무리였을까?

아줌마는 활짝 웃으며 큰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잘기억은 안나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워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 여자때문에 그동안 고생을 많이했고 이제 그만 가보겠습니다 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뭐 이런식의 멘트를 3번인가 외친거 같았다 
분명히 조선족 목소리는 아니었고 한국여자 목소리였다
아이러니한건 그 상황에서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뒷자석에 앉은 여자는 주먹을 막 휘두르고 다리를 움직였는데 양쪽에서 꽉 붙잡으니까 맥을 못췄다
어떤 중년의 신사분이 막 떠나려는 차의 뒷문을 두들겼고 차의 문을 열려고 하니까 마지못해 열어줬다
그 여자의 신발을 집어서 넣어준것이다 그 신발을 다시 신는 모습까지 봤다
차는 온 반대방향 그러니까 녹번동 가는 방향으로 쌩하고 내달렸고 사람들은 무슨일 있었어?
뭐 이런 분위기로 바뀌고 아무일 없었던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왔다
1990년대에 이런류의 인신매매 사건이 많았던 이유는 휴대폰이 거의 없던시기라 빠른 신고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지금은 저랬다간 몰매맞거나 붙잡히겠지만 당시는 그런 광경이 낯설었기 때문에 사람들도 대처를 제대로 할수 없었던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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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쨍쨍봄 2017/04/30 02:01

    결국 납치당해버리건가요?.. 터미널 관리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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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을수없어 2017/04/30 03:21

    솔직히 저때만 해도 중국뭐라할 시민의식아니었음 지금이 많이 시민의식이 좋아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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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짱 2017/04/30 09:55

    지금은 경찰서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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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리마 2017/04/30 10:02

    저도 엄마가 본인이 당하셨던 비슷한 일 들려주셨는데..ㄷㄷ
    친구만나고 귀가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 셋이 나타나더니 팔을 잡고
    " 영숙아, 너 여기서 뭐하고 있냐!! 가시나가 가출해가지고 아부지엄니가 얼마나 걱정하는지 아냐!!
    집에 가자!!" 하면서 끌고가더래요.
    엄마가 자기 영숙이 아니라고, 누구냐고 막 그러는데  그 사람들이 이년이 발랑 까져서 이렇게
    저번에도 오빠들 경찰서 가게만들고 도망가더니
    또 그런다고 주변 행인들한테 너스레떨더래요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말듣고 엄마를 오히려 욕하고 도와주지않더래요
    엄마 질질 끌려가다가 봉고차앞에서 태우려고 하는데 엄마가 늦어서 걱정된 외삼촌 둘이 마중나오는길에 엄마랑 그 남자들보고 뛰어가서 엄마를 잡았대요
    외삼촌1이 잡고 댁누군데 내누나끌고가냐고 하고
    외삼촌2가 경찰 불러달라고 소리치니까
    남자3명이 외삼촌들 뿌리치고 봉고차타고 사라지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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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봤나 2017/04/30 10:18

    의정부 버스터미널입니다
    어머니한테 물어봤네요
    베스트글은 고쳐지지가 않아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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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ongThanh 2017/04/30 10:52

    보기만 하고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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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지07 2017/04/30 11:30

    너무 안타깝네요 그여자분 어찌되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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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보자ㅋ 2017/04/30 12:29

    아 답답해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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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차니즘킹 2017/04/30 15:08

    와 이건 진심으로 소설이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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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묘류 2017/04/30 15:15

    아 서부터미널이네요 ㅋㅋㅋ 파주나 의정부 가는 버스 있었는데 근데 얼마안가 철거해서 아쉬웠어요 지금은 서부경찰서가 임시이전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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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Answer 2017/04/30 15:16

    마자여 지난번 그알인가에서 신정동 살인사건해줄때도 그 살인자가 신정역에서 여자한테 칼로 위협해서 집까지 끌고 갈때 여자가 울면서 살려달라고 지나가는 사람한테 말하면 얘가 내 여동생인데 정신이 이상해서 맨날 집나가서 이런다고 죄송하다고 신경안쓰셔도 된다고 했대요 그럼 지나가던 사람도 굳이 더 물어보지 않고 그냥가고.... 복잡하고 귀찮을 것 같은 일에 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눈데 그런 괜찮다는 말이 합리화를 시켜주는 거 같아요... 답답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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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네킨 2017/04/30 15:25

    그당시에는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순진(?) 아니면 범행수법을 몰라서 가만히있는거였고
    요즘엔 괜히 엮이면 골치아파보이는건 못본체할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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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이니 2017/04/30 15:26

    경찰 불러서 사실 관계 확인해보면 되는 것을...
    아무일 없었기를 바라는 건은 희망회로이고
    안타깝지만 여자분은 아마도 돌아가셨겠죠..아니면 이상한 곳으로 팔려갔거나
    저런 일을 당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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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설공주부 2017/04/30 15:30

    이건 실화인데...딸이 중3때 학원 다녀오다가 지하철 역에서 어떤 어저씨가 이름을 물어봐서 무심코 대답했더니 따라오면서 아빠라도 된 것 처럼 이름을 부르며 잡으려고 하더래요.
    겁나서 슬슬 도망가니까 어떤 아줌마가 저 사람 아는 사람이냐고해서 모른다고 했더니,딸을 뒤로 숨기면서 당신 내딸에게 무슨 볼일이냐고 물으니까 씨익 웃더니 가버리더래요.
    딸을 구해주신 아주머니 복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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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접었음 2017/04/30 15:40

    1999년도면 저런말 많았죠
    어디서나 나오던 괴담? 비슷한건듯
    실제 강력계 형사이셨던 작은아버지 말로는 괴담이라고 하지만 실제 있던 인신매매범들 사건이라고 합니다
    (90년도 후반 2000년도 초반에 그것이 알고싶다 등에 출현하신 서초경찰서 강력계팀장)
    저렇게 대려가서 기절시키고 외국으로 보내 창녀만들고 쓸모없어지면 장기매매를 해버린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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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teorizer 2017/04/30 15:59

    90년대 중엽까지 이런 식의 납치, 인신매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런 범죄가 줄어든 건지 사람들이 관심을 덜 가지됐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이런 얘기가 거의 안 돌죠.
    물론 실종자는 여전히 적지 않고 이것과는 다소 다르지만 납치 범죄에 희생자가 되는 경우도 여전히 많습니다.
    법적으로 타인을 구조하기 위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고 경찰은 또 이런 부분에 귀차니즘을 느낀다는 점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일어날만한 일입니다.
    정당방위와 개인의 구조활동에 대한 법이 좀 제대로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아니면 사람이 살고 다니는 전 지역에 고해상도 CCTV 밖에 답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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