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에 50.4를 물리고, 예지동 건너편 허름진 곳 2층에서 감아 파는 이름 모를 흑백필름을 쓰며, 자가 현상을 하던 시절부터 D810까지 제 개인적인 촬영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게 z7 ll를 들이고 나서는 피처폰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것 만큼 촬영 방식이 바꼈습니다.
그래서 매뉴얼도 유심히 읽어 보고(아이패드 무거워요...) 테스트도 해보고, 오랜만에 포럼에 와서 궁금한 것을 여쭈기도 하다 보니, 왠지 불평불만만 많이 말씀 드린 것 같아서 각잡고 칭찬 해보고자 합니다.
- 움직이는 액정(?)
사실 상업사진(일명 알바 ㅎ)에선 니콘을 써도 개인적으론 미놀타족보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해서 움직이는 액정으로 위상차나 포커스 피킹을 쓸 수 있는 소니 바디를 약 10년 전에 경험했으니.. 새로울 것도 없다 싶지만, eye-af가 역시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제 야생의 산냥이, 닭(!?), 그리고 우리 댕댕이들 찍을 때 바닥에 눕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구도만 잡으면 눈에 초점을 잡아주니, 초점 포인트를 움직일 필요도 없습니다. 눈에 af 포인트가 안 가도 동물 얼굴정도는 잡아 줍니다. 웬만하면 심도 안에 들어가요. 저는 쭈구려 앉아서 타이밍에 맞춰 셔터를 누르는게 다입니다.
옛날에 D300 나왔을 때 물총새를 찍는 일본인 어르신이 3D 트랙킹을 쓰시면서 하신 말이 생각나더라고요.
[사진 찍는게 이렇게 쉬워도 되는 건가?]
- 풍경용 심도 쉬프트(?)
죄송합니다. 제가 기능 이름을 잘 못 외워요... 구석구석 핀이 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 자동으로 af 포인트를 바꾸며 촬영하는 기능... 아, 이제 합성 안 해도 되는구나...
- 카메라 설정이 먹히는 raw
RAW는 0과1의 모임일 뿐인 현상 전의 디지털 필름 아니었나요!? 어차피 라이트룸에서 열면 어도비 컬러로 바뀔 거, 거의 모든 기능을 끄고 썼는데, 이제상황에 따른 다양한 세팅과 유저모드 저장이 유용하게 됐습니다. HDR이나 하도 안 써서 잊어버린 역광 커버 기능, 렌즈 왜곡에 노이즈 감소 등 주옥 같은 옵션들이 귀차니즘과 함께 사용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ㅋㅋㅋ
- 저조도 af 성능
D810 쓰던 저로선 이게 신세계였습니다. 굳이 저조도af 모드를 하지 않아도 웬만해선 척척 잡아내더라고요. 핀포인트 af는 그냥 싱글 af라고 생각하고, 그냥 싱글 af는 작은 그룹af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습니다. 말이 좀 있는 af존 크기에 대한 문제는 저에겐 그닥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은하수 촬영 때 저조도af 모드로 별에 af를 잡을 수 있었을 때 입니다. 이게 되네!? 액정이 아무리 좋아도 수동으로 별에 초점 딱 맞추기가 어려워서 몇 번을 트라이 했었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싱글벙글
- 화소빨
일반적으로는 고화소는 별로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시와 판매, 문화재단이나 자치단체의 문화사업에 입찰 등을 생업으로 했던(지금은 코로나로 활동하면 마이너스라 자중 하고 부업을...) 사진작가입니다. D810의 3600만 화소도 대형 인화할 때 가끔이지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인화해서 액자 만들고 전시장에 운송할 돈도 없으니까요! 가 아니라 화소가 1천만이나 늘어서죠 ㅎㅎ
노이즈도 걱정 없습니다. 바디에서 자체 리덕션을 하지 않으면 노이즈가 많지만, 바디에서던 라이트룸에서던 쉽게 제거할 수 있는 패턴이니까요.
- D810과 유사한 보정 패턴
관용도나 DR이 D810과 비슷하다보니 보정 패턴을 크게 바꿔야할 일이 없습니다. 이부분만은 경력 있는 신입이 무난하게 인수인계 받은 기분입니다. 물론 이 관용도가 업계 최고급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돈 값 하는 바디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 F마운트 인질(?)
네! 그래요! 이전 렌즈들 인질 잡혔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다들 마음에 들거든요! 카메라는 도구일 뿐이지만, 추억을 담다보니 정도 들고 그래요. 그래서 쓰던 렌즈를 af 속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나, 모든 바디의 신기능을 다 쓸 수 있으면서 칼핀까지 되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58n을 쓰면서 [핀이 맞았을 거야 뽀얀 건 그냥 렌즈 묘사일 뿐이야]라며 자기위안(?)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일은 오랜만에 200-500으로 집 근처 딱새라도 만나러 가볼까 합니다.
딱 하나, 1835G가 FTZ에서 핀이 오락가락 하거나 MF 전환이 안 되거나 하는 문제점이 있는데, 이건 센터에 맡겨 봐야겠습니다.
- 앞으로...
사실 디지털백 개념으로 샀다가 이렇게 다양하고 뛰어난 기능, 성능들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키우는 멍멍이가 남매라서, 혼자 산책을 가면 사진을 못 찍습니다... af 펌웨어가 나오기 전에 달리는 멍멍이의 eye-af를 얼마나 잘 잡을지, 고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D810은 70200fl로 10장 중 1장 핀이 맞을까 말까 했습니다... 물론 피사체를 조그맣게 하고 찍고 업스케일 하면 되지만, 그래도 도전 하는게 남자 아니겠습니까...
요약 - z7 ll 아주 마음에 듭니다!
정작 사진은 d300...
https://cohabe.com/sisa/1959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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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z7II 사볼까 하며 맨아래 작품사진 감상하다가 d300 ㄷㄷㄷ
역시 장비는 거들뿐이네유 ㄷㄷ
이제 힘이 없어서 저런 거 못 찍어요 ㅠㅠ
너무 따봉입니다.
원앙날다 사진 너무 대단하십니다....
제가 전에 뵌 분 같은데 저 사진 80-200에 1.7배 텔컨 물려서 찍으신 게 맞는가요?
ㅎㅎㅎ 사진 촬영하기 참 좋은 바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