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멘붕게 댓글에 쓴적 있어서 보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때 간단하게 적었던 것을 길게 써 봅니다.
2006년도에 건강용품 쇼핑몰에서 알바할 적의 이야기입니다.
전 그때 고객응대 업무를 주로 했었는데.. 어느날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다짜고짜 전기옥장판이 고장났으니
새거로 바꿔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일단 구매 이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주문하실 때 썼던 전화번호
알려 주세요 한 후에 그 전화번호를 입력해 보니 구매 이력이 안 나옵니다. 그래서 이름, 제품명 등등 여러가지
정보를 넣어보니 역시나 안 나옵니다. 그래서 저희 업체에서 사신 거 맞으세요? 하니까 아니라고 합니다...
무려 5년전에 어디선가 샀었는데 자기가 산 제품을 인터넷 검색해 보니까 제가 일하던 업체가 나오길래 들어와서
전화했다고 하는군요.. 초진상이었습니다. 무려 5년전에 산 제품을 고장났으니 새거로 교환해 달라고 하는 거도
어처구니없는데 엉뚱한 곳에 와서 새거로 바꿔달라고 진상이라니요..
그 당시는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인터넷 쇼핑몰에 사람들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원래는 구매자들이 업체에다가
AS신청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건강용품 업체다 보니 구매층의 연령대가 높아서 그걸 저희 업체가 대신 AS신청해준다거나
AS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었습니다. 위의 경우같이 제가 일하던 업체에서 구매하지 않은 제품 AS신청
전화가 와도 후에 고객이 될 수 있으니 친절하게 대신 신청해주거나 알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긴 했습니다만..
이 진상은 저희에게서 구매한 제품이 아니니까 저희가 처리해 드릴 수 없구요 AS받을 수 있는 업체 전화번호는 알려 드릴께요.
이래도 막무가내로 니들이 해내라. 니들도 어차피 파는 거 아니냐 안 해주면 소비자 보호원에 신고한다 빼애액 난리치는 겁니다.
여기까지라면 엄청난 고구마인데.. 이 뒤부터 사이다 시작입니다. 애초에 저런 사람들이 꽤 많아서 저런 경우에는 단호하게 전화
먼저 끊어도 된다고 교육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아 그러면 신고하시구요. 전화 끊겠습니다. 하고 끊어 버렸습니다.
그러더니 바로 다시 전화가 와서 받으니까 아니 니가 왜 먼저 끊냐 빼애액 신고한다니까 아 그러면 신고하세요. 하고 다시 끊음
또 전화 옵니다. 이번엔 좀 누그러진 말투로.. 아까는 내가 미안한데 대신 AS신청해주면 안되냐 이러는데 저희한테 구매하신 게 아니라
안됩니다. 직접 업체에 연락하시던지 하세요 하고 끊으려니까.. 그러면 AS전화번호라도 좀 알켜달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안 알켜주려다가.. 그냥 전화번호 알켜주고 끊었습니다.
큰 사이다는 아닌데.. 처음에 발악을 하다가 나중에 깨갱하는 거 보니 나름 그당시엔 통쾌했기 때문에
써 봤습니다.
PS. 그 전화를 왜 또 받았냐 하실지 모르겠지만 일반 전화였던 데다가 발신자 표시도 안 되었었어요. 애초에 오는 전화는
무조건 받아야 하긴 했지만요.
역시 진상은 저리 대처해야함. 금융권 홈쇼핑 회사들 직원들 고생시키지 말고 저리 대처해라..
신고하면 무조건 자기편 들어 줄거라고 생각하나 ㅋㅋㅋㅋ
그래도 심한 개진상은 아녀서 다행이네요 상담사가 강경하게 나가면 금새 꼬리말고 깨갱 할거면서 걍 처음부터 화 안내고 맘 다스리고 하면 좀 좋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네요
개진상이 진짜 알짜고객인경우는 드문데 직원들이 그 스트레스를 감내하게 두는 사장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 ㅋㅋ
힘든일 하시면서 이런 사이다 같은 글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도 사이다 마시면서 잠즐 수 있네요~
병행수입 업체에서 일할 때...
애기 엄마가 교환기간 지난 크록스...태그도 다 뗀거 교환해도 되냐고 문의왔길래...
안신었던 거면 받아준다고 했었드랬습니다.
받아보니...여름 바캉스의 흔적이 고스란히...
바다내음도 느껴지고 모래도 떨어지고...
그래서 사용한건 교환불가라는 그 안내장 부분 빨간펜으로 표시하고 착불로 다시 보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