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할 곳도 없고 답답해서 글써봅니다.
오늘 아침, 출근했던 신랑이 병원이라고 연락이 왔어요.
시아버지가 본인 복부를 칼로 찌르셨다고 합니다.
신랑은 많이 놀란 목소리였고 시어머니한테 연락 듣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고 하네요.
다행히 상처는 깊지 않아 며칠 입원 후 퇴원할 수 있다지만... 의사말로는 외상보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되지 않겠냐고 권했다네요.
저희는 결혼한지 다음달이면 2년이 되네요.
결혼전에 한번 고비가 왔었어요. 생각보다 시댁 상황이 많이 안좋아서 신랑 스스로 결혼을 포기하려 했거든요.
그래도 설득해서 결혼했어요. 그땐 우리 둘이 열심히 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거든요ㅎㅎ
그게 영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둘이 벌어도 큰 돈은 안되지만 그래도 소박한 꿈꾸며 살 정도는 됐으니까요.
거기서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결혼 반년도 안되서 시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셨어요. 왼쪽 마비가 오셔서 약 3달가량 입원해 계셨는데
신랑이 고생이었죠. 간병할 사람이 없어 간병인을 쓰면서도 아버님 요청에 거의 매일 같이 퇴근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거든요.
시어머니는 보통 성인보다 정신연령이 조금 부족하세요.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어린애 같으셔서 이런 일에 대처하실 수 있거나 의지는 안되요....
시아버님 쓰러지신 것보다 그 때문에 시어머니 본인 친정에 자주 못가게 되는걸 더 싫어하셨거든요 ㅎㅎ (가까이에 시외할머니가 계세요)
여튼 시간이 지나니 마비도 어느정도 회복 되시고 예전만큼은 아니라도 거동은 하실 수 있게끔 되셨는데,
그러고 얼마 뒤부터 원인불명의 복통을 호소하셨어요.
처음에는 아프다 하시니 병원가서 사진도 찍어보고 며칠 입원도 해보고 검사도 해보고.. 할 건 다했는데 병명이 없대요.
약도 먹어봤지만 본인 말씀으론 효과가 없으시다 하고 그 일로 날마다 새벽마다 아프다고 전화를 하셔서
신랑이 못참고 나보고 어떻게 해달라는 말이냐고 버럭 한적이 있어요. 막상 뵈러 가면 또 괜찮으셨거든요.
그러고 시일이 지나서 이 사단이 났네요.
저희 친정엄마 말로는 본인을 봐달라고 시위하시는 거래요.
시어머니는 동네 마실도 좀 하시고 근처에 친정도 다니시는데 시아버지는 사회생활도 예전에 단절 되셨고 다른 사람말을 안듣는 성격이시라
친구가 없으세요.
유일하게 자기 말을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던 사람이 신랑이었던 거죠.
그런데 결혼 후 본인에게 소홀해 졌다고 생각해서 그러신 걸까요?
저는 오늘 슬픈게 아니라 화가 나서 눈물이 났고 시아버지가 너무 미워요.
신랑이 불쌍해서요. 거의 방치하다시피 자라서 학교는 겨우겨우 장학금으로 해결하고, 호프집 알바와 병행해서 용돈벌고
결혼 후에도 시댁 세탁기 고장나는 것부터 별에 별 대소사까지 신랑에게 의존하시고
일주일에 한번 꼬박꼬박 시댁에 들르고, 영업일하면서 집안일까지 스트레스 받아 머리카락은 이제 서른초반인데 하얗게 센머리가 많이 생기고
결혼전만큼 할 수 없다 뿐이지 신경을 안써드린 것도 아닌데, 혹시나 만약에 자해때문에 잘못되셨다 하면 그 죄책감과 충격을 어떻게 견디겠으며,
그냥 평범히 살아가기에도 벅찬데 왜 하나뿐인 자식에게 그런 고통들을 주시는 건가요.
본인 불쌍한 것만 느끼시고 자식 힘든건 생각 안하시는 것 같아요.
이번에 치료 받으신다고 해도 또 안그러신다는 보장도 없구요.
다른곳에도 시아버지가 무슨생각이실까 글 올렸었는데 합가하면 병이 싹 나으실 거래요. 제 생각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보네요.
근데 아마 그렇게 하면 제가 죽을거예요.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감정적으로도 시댁에 그동안 정이 하나도 안들었어요.
저한테 전혀 관심이 없으시거든요. 초반에는 잘해보려 애썼지만 그 가족울타리에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ㅎㅎ
밥한번 얻어먹어본 적도 없고 해드리면 말로나마 고맙다는 인사도 없으시고...
그렇게 시댁과의 관계는 내가 애써봤자 안되는 구나 싶어서 놓았어요.
그래서 오늘 병원은 들렀지만 시아버지는 안뵙고 나왔네요. 화가나서 표정관리가 안 될 것 같아서요.
인간적으로 제가 못됐다고 하셔도 화나는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어요.
자해는 간병인이 있어도 보호자가 붙어 있어야 된다고 해서 신랑은 병원에서 자고 출근한다고 하네요.
그 와중에 복없는 시댁 만나서 미안하다고 하던 신랑이 생각나 마음이 아파요..
토닥토닥 마음이 아프네요
힘드시겠어요
신랑분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힘들겠어요
아내분 보기도 민망하고 서럽고 미안하고 ...
시아버님도 힘들어보이시고, 신랑분도 힘들어보이시고...
신랑분 짐좀 덜어들인다는 생각으로 시아버님께 아주조금만 다가가는게 어떨까요?ㅜ
화분하나 놓고 온다던가.. 좋아하시는 음식 사서 놓고온다거나...
시아버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셔보여서 옆에 누군가는 있어야될것같은데 그게 신랑분밖에 할수없어보이네요..
시아버님이 우울증같으셔요ㅜ
합가는 무슨 합가에요 시아버지 혼자계신것도 아니고..
잘못하면 부부관계까지도 틀어질텐데...
작성자가 나서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신랑만 엄청 힘들겠네요
위추밖에 드릴게 없네요
가볍게 하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힙니다.
제 생각에는 시아버님이 혼자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게임을 알려드리는 게 어떨까싶어요.
게임을 안해보신 분이라면 고스톱? 흥미가 있으신 분이라면 컴퓨터게임도 좋아요.
보통 게임폐인이니 부정적인 시각이 강한데
게임의 긍정적인 부분이 우울한 상태일 경우, 더 심각하게 우울해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거예요.
생각이 매몰되는 것도 막아주구요. 시아버님과 남편분과의 관계도 조금 덜 의존적이게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은퇴하셨다니, 젊은 사람들처럼 시간을 낭비해서 인생을 버렸다?라는 문제는 없죠.
노후의 소소한 즐거움이 됩니다.
사실 매우 심각한 글이어서 조심스럽지만. . 가볍게 환기를 시켜서 의외로 문제가 전환될 수 있으니까요. .
게시글만 봐도 너무 속상하셨을것 같아요..위로를 전합니다..
쓸까 말까 고민하다 그래도 혹여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댓글을 남기지만
뭐야 이 똥멍청이는! 싶으시면 뺨을 때려주세요. 이 게시글에 뺨을 대고 있을께요.
정신과치료를 받게해드리는게 우선시 되야할것 같지만 그냥 노인네고집이고 뭐 다른사람 말을 들을것같지 않네요
쓰니랑 남편분 안쓰럽네요.
저런분들은 관심갖고 잘해드릴수록 끝도없이 요구하시더라구요.
아ㅠㅠㅠ 내가 다 마음이 아프네요. 속상하겠지만 남편분 지금 의지할 곳은 쓰니님밖에요. 이럴수록 쓰니님이 이성적이 되셔야 할 것 같아요. 속상할 땐 어디든 말씀하시고, 남편분 속상한 거 많이 들어주세요.
아버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의사와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위로 드려요... 저랑 상황이 너무 비슷하네요. 저는 아직 결혼은 안했는데 남친이 널 양심상 놓아줘야하나 너무 고민이라고 그러더라구요. 힘내세요
남편분도 처음에 포기하려하셨다는걸 보면 생각이 없는 분은 아닌듯하네요. 좀 나빠지세요. 앞으로 만들 행복만 생각하시고 뭐든지 다 어깨에 메고 가려하지 마세요. 다 메고가려면 지칩니다.
다른사람 얘기같지않아 댓글을 남깁니다...
저도 저희 친정엄마가 우울증이 있으세요... 자해하신적도 있고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은 마음을 놓았습니다. 처음엔 신경도 많이쓰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고 취미를 가져보라고 추천도 해주고 했지만 똑같이 남의말을 안듣는 성격에 가끔 우울해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과거에만 머물러 계시더군요.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때만 곱씹어 생각하시고 현재 자식이 힘든건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 역시 그런 이기적인 모습에 너무힘들고 이렇게살다간 나까지 우울증이 올거같아서 어느정도 지난후엔 관심을 껐는데요... 저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요. 이런 병에는 정말 집에만 가만히 있는게 쥐약인거 같아요. 밖에 마실이라도 다니고 뭐라도 배우시는게 좋은데 통 말을 들으시질 않고 그러니... 다른 사람이 보기엔 제가 불효자처럼 보일 순 있지만 저는 결국 이방법 외에는 답을 찾지못해 이렇게밖엔 하지 못했네요. 이런말 무정하게 들릴진 모르나 시아버님이 평생 사시는거 아니잖아요. 거동이 많이 힘들어져서 요양병원 가시거나 하면 24시간 감시하는 사람이있어서 자해도 못해요. 그리고 오히려 그런 분들이 막상 그때가 되면 본인목숨 소중한걸 알아서 그런일도 없어요. 제말이 못되게 들릴지 몰라도 이게 평생 지속되는건 아니고 언젠가 끝난다. 이렇게 생각 하시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나아질까해서 글을 남깁니다. 그 외에는 글쓴이 님께 힘내시란 말밖엔 드릴말씀이 없네요ㅠ 힘내세요!!
신체화 장애 같기도 하고. 저는 개인적으론 정신건랑의학과 추천입니다.
연세 드신분들 중 큰병이 지나가고 나면, 스트레스에 의해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더군요.
본인은 정말 배가 아프셨을 수도 있어요.
그 괴로움에 배를 도려내고 싶으셨을지도요.
아는 70대 지인분도 큰 수술 후 원인모를 복통에 시달려서 1주일에 한번 몰핀까지 맞으셨었어요
국내 탑안에 드는 병원에서 다 검사를 해봐도 정상.
그런데 며느님이 간호사 출신이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셨는데 통증이 없어졌었어요.
본인의 몸, 배우자에 대한 걱정,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등 복합된 것이 아닐까요?
잘 풀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