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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도 없고, 생각도 없고, 배려까지 없는 농담...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마음의 편지 쓰는 시간.
내일 모레 전역하는 말년 병장이 볼펜을 집어들고 한참을 끄적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 북괴의 연이은 군사 도발로
작금의 대한민국 안보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습니다.

대대장님!
아무쪼록 더욱 강화된 군사훈련과 부대 내 군기확립으로
만전의 준비태세 확립하여 언제 어느때라도 북괴가 도발하면,
철저히 응징하는 강한 부대로 만들어 주십시오'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뒤의 후임들 x뱅이 치라고 반 장난으로 작성하는 편지입니다.

또...

네이버 뉴스에서 예비군 훈련이 강화됐단 뉴스가 올라오면 
'반드시'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 예비군도 현역과 같은 실전 훈련을 통해, 대한민국 상비전력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 이상 민방위 1년차 아재가'



다들 한번쯤 보셨을 겁니다.
딴에는 농담이랍시고, 쓰는거겠죠.
하지만 재미도 없고, 생각도 없고, 배려까지 없습니다.
저런 글들의 근저에는 결국 '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의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나는 전역하니까.
어차피 나는 민방위니까.

그래요.
내 뒤의 후배들 처우야 관심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관심 없는 수준을 떠나서 저렇게 비아냥 거립니다.



반면 여성의 경우 어떻습니까?
임신, 출산, 육아 기사 뜨면 어떻든가요?

나 이래 힘들었으니까 니들 힘든 건 일도 아니다며 비아냥 대던가요?
나는 임신, 출산 다 끝마쳤으니까 나랑 상관 없어~ 하며 무관심하던가요? 
경제가 어려운데,,, 임신, 출산 예산을 삭감하여... - 이상 40년차 솔로 독신녀가. 하며 조롱하던가요?

정말 내 일 같이 분노하고, 공감하며 뭉쳐 소리 냅니다. 

하지만 남성들은,,,
자신이 민방위라고해서 예비군을 우스게 소리 삼고.
자신이 예비군이라 해서 현역을 우스게 소리 삼습니다.

그게 쿨해보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고생해도 고생한 티 내지 않고, 힘들어도 힘든 티 내지 않는.
그리고 그렇게 몇십년이 쌓이자. 
여성들은 정말 군인이 고생 안하고, 안힘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힘들었다 얘기하면, 군무새라 조롱 당합니다.

군생활을 경험한 남성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농담거리 삼는데.
어떻게 여성들에게 군인과 군생활을 존중받을 수 있을까요?

지금 노예보다 못한 대우 받고 군복무하는 현역병들과.
교통비 꼴랑 몇천원 받고 생업을 미뤄야 하는 예비군들의 처우가 수십년째 이지경인 것은.
실제 현역이었고 예비군이었던 바로 우리들의 태도 탓도 크다 생각합니다.

스스로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도 존중해 주지 않습니다. 








댓글
  • 토마토시뻘건 2017/04/17 02:12

    저도 군대 현역 출신이지만 한번도 군인을 비하한적도 없고 제 밑이나 다음사람이 더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없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여자들 앞에서 가오를 잡으려 쟤 군대 꿀빨다 왔어 요즘 군대가 군대냐 라고 합니다. 저는 제가 공군 나왔고 우리집 근처에서 근무했다니깐 꿀빨았네요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먼저 현역을 낮게 보고 비아냥 거린게 이런 사태까지 온게 아닐까요. 우리가 현역들에게 존경을 표했다면 이런 사태가 나왔을까요? 다시 돌아볼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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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제엘 2017/04/17 02:17

    이런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우리끼리 농담은 되는데
    남이 놀리는 것은 안된다구요..
    여태까지 안뭉쳐 봤기에
    잘 안뭉쳐 지는게 있지만 누구보다
    더 잘하고 함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두 함께 소리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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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두밥 2017/04/17 03:17

    남자들이 여성들 하는것 반만 따라가도 문제가 대부분 해결될듯합니다.
    남자들 여초회사에서 여자들 파벌 심하다고 비웃지만 그 심하던 파벌들이 공통의 이익이 생기면 신묘한 속도로 순식간에 하나가 됩니다.
    여자들이 자기 찾아먹을것 찾아먹는거 반만 따라가면 문제가 해결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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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레멘음악대 2017/04/17 03:46

    와 미치겠네...
    왜 자꾸 임신하고 군대하고 비교하는거죠
    돌아삐겠네
    그건 여자들이 단합력이 좋아서도 아니고
    무슨 한 목소리를 내자고 짜서도 아니고
    여자가 남자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개소리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냥 군대랑 임신이랑 본질적으로 달라서 그래요.
    만약 여자들도 군생활을 했다면
    군대 기사에서 똑같이 댓글달고
    똑같이 농담거리 삼았을걸요.
    똑같은 인간이니까요.
    군대랑 임신은 본질적으로 다른겁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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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다렌 2017/04/17 03:53

    ? 그냥 드립이잖아요. 우리 간다 ㅋㅋㅋ 고생해라 ㅋㅋㅋㅋ 이건데 너무 과하게 반응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우린 갈게 너넨 각개 이런 식으로요. 물론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는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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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oLiquid 2017/04/17 04:05

    그닥 공감은 안 가는데..
    갔다온 사람들끼리야 농담할 수 있는거고,
    그걸 안 갔다온 갈 일도 없는 사람들이 놀리면 당연히 화나는거지. 그걸 무슨 자기들끼리 농담하는 것마저 불편하다 그러면 어쩌라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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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ols 2017/04/17 06:23

    글 보다보니 생각 나는게 뭐 심지어 남자는 성기도 농담거리죠..
    왜일까요? 성격이 천성적으로 털털해서..?(아마도요)
    군대관련 의견달때
    피복이나 장비좀 제대로 햔대적으로 해주고 훈련시켜라, 월남전때 수준의 구식말고 현대식 최신 전술 훈련을 수입해다가 개발해서 시켜라.
    정신력이전에 정상적인 지원부터해라.
    이렇게 주로 말합니다만.
    위에 글처럼 싸는 놈은 그냥 생각이 없는 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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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포마이쪙 2017/04/17 06:26

    나부터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남들이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것과 비슷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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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자장구 2017/04/17 07:50

    저는 공감갑니다.
    민방위가 현역을 무시하니까 여자들도 현역을 진심으로 무시할 수 밖에 없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농담으로라도 말 조심합시다.
    대학들어갔을 때 일부 예의없는 초등학생들을 싸잡아서 캐초딩이라며 놀려대던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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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곧추새우짬찌 2017/04/17 08:32

    그거랑 비슷하죠.
    흑인들낄 니거 니거 거리는건 그냥 말버릇이지만
    다른 인종이 니거의 니자만 꺼내도 멱살 잡히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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