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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패키지 여행과 a7r2+16-35F4

패키지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발칸과 동유럽을 망라한 엄청난(?)내용의 상품이기도 했고 막 시작한 삼식이 생활에 집사람 위로도 필요해서 30여명의 여행단에 우리 두 사람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30여명은 당연히 여러 형태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중 40~50대 아주머니들로 이루어진 한 팀이 여행 내내 압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첫날부터 버스 앞부분과 중간부분의 좌석을 자신들의 지정석으로 만든 후 두 자리를 혼자씩 차지하는데, 이들의 막내급 2명이 매일 아침 작은 가방 몇 개를 들고 버스에 일찍 올라 이 자리 저 자리에 가방을 뿌려 놉니다. 이들의 폭거는 종일 계속 됩니다. 도무지 그 큰 소리의 수다는 버스 안에서 뿐 아니라 식당에서도 호텔방에서도 그치지 않습니다. 오로지 화장과 쇼핑에만 관심 있는 이들은 식당에서는 라면과 고추장을 풍성히 꺼내놓고 식사 후 일어난 자리는 지저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현지 종업원들의 눈치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걷는 코스는 제대로 쫒아오지를 못 해 모두를 기다리게 하고 저마다 휴대폰 셀카에 정신줄이 팔려 내가 사진을 좀 찍어 볼량이면 꼭 피사체 앞에서 셀카봉을 든 이들이 어정댑니다. 이들은 서울부터 동행한 여행사 직원에게 갖가지의 관심을 보여줍니다. 직원의 객적은 농담에 크게 반응하고 휴게소에서는 먹을 것을 꼬박꼬박 바칩니다. 그 덕에 어느 식당을 가든 이들은 가장 좋은 자리로 제일 먼저 호명 받으며, 버스가 정차하면 가장 먼저 화장실을 차지합니다. 이들은 여행 내내 어느 누구도 참견하지 못하는 최고의 권력을 누리며 맘 놓고 시댁 험담하고 나름대로 시국 걱정 하면서 스트레스 완전히 풀고 인천공항에 개선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이들을 생각하면 부아가 치밉니다. 이 부아는 이들을 바르게 제압하지 못한 저에게도 기인합니다. 우리나라가 10년째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넘기지 못하는 이유가 꼭 이들과 저 같은 사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 a7r2+16-35F4을 휴대했습니다. 16-35F4가 유럽렌즈라는 평가에 동의합니다. 이 둘은 정말 놀라운 최고의 조합입니다. 초점 잡는데 실패는 없었으며 조리개를 조금만 닫아도 촬영 후 확대 해 보면 원거리 풍경이 번짐 없이 세밀히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 탓인지 M9-P와 summilux 35m가 그립기도 했습니다. 가끔씩 눈에 띄는 세련된 복장의 동년배가 leica를 목에 걸고 유유자적 셔터를 누르는 모습을 만나면 더욱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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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배경화면 2017/04/16 09:30

    마지막은 체코 까르교 인것 같네요

    (mTzh2y)

  • [承] 2017/04/16 09:37

    그 아줌마부대 상상이되네요
    혈압올라 ㅜㅜ

    (mTzh2y)

  • 예? 2017/04/16 10:46

    체스키그룸로프 다녀오셨네요. 진상은 혼을 내줘야죠ㅎㅎ

    (mTzh2y)

(mTzh2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