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도촬 당한 얘기

삼사년 전 쯤
전철 끝 자리에 앉아있는데
웬 젊은 여자분 하나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쪼그리고 앉아 앞에서 내 사진을 퍽 찍음.
심지어 후래쉬도 펑 터짐. 헐 이건 또 뭐지..
옆자리 아줌마도 깜짝 놀람.
자기 일행한테 가더니 지들끼리 리뷰하면서 낄낄거리고 웃고 얘기 나눔.
말 소리 들으니 일본인 관광객 남녀 일행 예닐곱명. 대학생 쯤 되어보이는.
이게 뭔 *같은 시츄인가.. 뒤를 돌아보니
뒤쪽 광고판에 탈모약 광고가 있음. --
내 머리 숱이 적은 편이라 지 딴에는 그게 재밌는 매치라고 생각한 모양.
일본 애들 예의바르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런 것들도 있구나.. 밖에 나와서 업돼서 정신줄 놓은 건가.
손가락으로 그 사람 가리키며 이리로 오라고 했더니 또 쪼르르 웃으며 달려옴.
카메라 쿠다사이~ (이게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네요)
했더니 카메라를 순순히 내 줌. 마포 기종임.
리뷰해 봤더니 역시 광고판과 내 상반신이 동시에 찍혀있음..ㄷㄷㄷ
꽤 잘 찍음. 구도 좋고
홀랑 삭제하고 오케이~ 돌려 주니까 벙 찐 표정으로 일행에게 돌아감. 그러더니 다른 칸으로 옮겨 감.
도촬도 아니고, 대놓고 찍은 건데 이건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잘 모르겠음.
일면에 도촬 얘기가 있어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