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어떻게든 퇴근 전까지 마칠려고 혼신의 힘을 다합니다...그 덕에 제 일은 완전 ㅜㅜ
할 수 없죠. 제가 벌린 일인데....
그럽 갑니다. ^^
.
.
.
.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닥불 자리는 식사하는 자리는 아니어서 그녀가 이끄는 자리까지 질질 끌려 갔습니다.
사람이 꽤나 많았는데 운이 좋게 난로 옆에 강가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 여담이지만 대기번호 받고 앉는 자리인지 몰랐는데 왜인지 그냥 넘어갔더군요. 아니 모르는 눈치인듯..)
메뉴를 펼처보고 잔뜩 신이난 그녀가 이것저것 막 고르며 물어봅니다.
"뭐먹죠?? 아 파전! 아 막거리! 아 제욱쌈밥!!!아이 진짜 뭐 이리 다 맛있겠지??"
" 막걸리에 파전 한다며?"
" 아 맞다 막걸리! 그럼 막걸리에 파전! 응? 아! 아이!!! 아저씨 운전하잖아요! 음주는 안돼요! 아니 그러니깐 왜 차가 있어요?? 있으면 미리 말을 해야지 이게 뭐에요. 내 계획이 다 틀어졌잖아요!!!"
......이제 저런 말은 그냥 대꾸 안하고 흘려 듣는 경지에 다다르고 있었습니다. 살다살다 차있다고 혼내는 여자애는 처음 봅니다....
"오! 여기 잔막걸리도 파네?? 아 그러면 이거 한잔만 시켜서 나눠먹어요. 네? 괜찮죠? 맛은 봐야 할거 아녜요. 네? 한모금도 안되나요...? 네?"
"하....아녀 괜찮아 한두모금은 불어도 안나와. 그걸로 해."
"앗싸! 일단 여기까진 됐고!"
응...? 뭐가 되지..? 도무지 아까부터 알 수 없는 얘기만 하고 있습니다.
그치만 이미 말했듯이 이제 저런거 그냥 안따지고 흘려 듣는 경지에 다달았기에 그냥 그려려니 했습니다.
"아...이쁘다...와..저긴 가족이네? 와..애기봐 보기 좋다 와..."
주문을 마치고 마주 앉아 어느순간부터 그 아이는 저는 안보고 주변사람들 구경하기가 바쁨니다.
이래선 통 대화가 안되겠다 싶어 제가 포문을 엽니다.
"그래..할 얘기란게 대체 뭐니?"
"네? 아... 없어요. 안그러면 아저씨 여기 오지도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졸랐어요. "
"......!"
"ㅋㅋㅋㅋ 어이구 표정봐. 아 알았어요. 농담이에요 농담!"
하....달관된 줄 았았던 저 화술이 아닌가 봅니다...다시 머리가 지끈 거려 옵니다.
"아저씨. 일단 내가 할 말보다 아저씨가 먼저 궁금한게 많죠? 물어봐요. "
참 내......그래 니혼자 다하세요....
수월하게 듣긴 글렀다 싶어서 그냥 제가 물어봅니다.
"대체 내게 이러는 이유가 뭐니? 무슨 얘기를 들었길래 나에게 이래? 너 나 좋아하는 뭐 그런거야? 그래도 이건 너무 당돌하고 경우 없다 생각 하지 않아..?"
"에...? ㅋㅋㅋ 아이고 이 아저씨봐? 아저씨 뭔가 크게 잘못알고 있는게 있으신대 나 아저씨 좋아하는 거 아니거든요??"
응....? 아니였어...? 뭐지 그럼 이상황은...?
괜히 멋쩍어 집니다. 얼굴이 벌게지려는 찰나...절때 티를 내면 안될 것 같아 그냥 덤덤히 처다 봅니다.
"하...됐고. 그럼 여기 왜 왓는지 나에게 이렇게 구는 이유가 뭔지나 들어보자. "
때마침 막걸리가 나오고 입이 함지막하게 벌어진 그녀가 얼른 잔을 낚아 챕니다.
"우와! 막걸리다!! 이거 제가 먼저 먹어봐도 되죠? 궁금하단말이에여. 아참 그리고 저 술 좋아하는 애 아니거든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네..네... 너 마음대로 하십시오....
무슨 신주단지 모시듯 두손으로 공손히 받들더니 코를 킁킁대며 향기를 맡습니다.
"아....신내...."
아니 그럼 포도향이라도 날 줄 알았답니까...?
그러더니 살짝 입에대고는 몇모금 마십니다.
"크....오....! 맛있다!! 오...! 이게 막걸리구나!!"
잉??막걸리도 처음인게냐...?
"아저씨 나 막걸리 처음 마셔봐요! 오 소주보단 훨 맛있내요. 오!"
"아 그만! 어서 할 말을 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던 저는 약간 목소리가 높아졌고 흠칫하며 살짝 저를 흘겨보던 아이는 삐쭉거리며 말을 합니다.
" 처음엔 궁금했어요. 언니랑 십년을 그렇게 친하게 지내면서 남자얘기 하는거 한번도 못들어 봤는데 오빠 칭찬을 하면서 얘기하길래 언니때문에 궁금했어요. 그래서 그낭 술자리에 간거라구요. 아저씨 온대서."
"뷰티가? 내 얘기를...?"
항상 조용하고 어디가서 남 얘기 안하는 애가 내 얘기 했다는게 흥미로웠습니다.
"네. 그래서 그날 같이 갔다가 처음 아저씨를 본거라구요. 그런대...음...이건 좀 설명하기 복잡한데 그냥 처음 딱 보는대 아...나 곧 저사람하고 사귀고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어요. "
???!!!
이게 뭔 아닌 밤 중에 홍두깨 같은 이야기입니까...?
완전 어이 없는 표정으로 처다 보고 있는데 이어서 말합니다.
"그렇니깐 착각하지 말라구요. 아 참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아저씨를 보고 반했다거나 호감이 갔다거나 막 좋아졌다거나가 아니라구요. 그냥 내가 스스로가 막 그냥 찡 하고 느껴지는게 있는데 그랬다니깐요. 곧 저 사람하고 사귀고 있겠구나 라구요!"
하....도무지가 세번째 만나는데 저 화법은 당최 알아 들을래야 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뒷얘기가 궁금한건 궁금한거고 해서...
"그래서...? 그랬다 치더라도 이 모든 막무가내 같은 상황들은 뭐지..?"
"아니 그렇잖아요. 어차피 사귀게 될건대 피곤하게 밀당같은거 왜하고 밍기적밍기적 왜해요. 어차피 아저씨가 먼저 할 사람은 아니니깐 그냥 내가 하는거죠. 근대 점점 생각할 수록 억울하잖아요. 왜 하필 8살이나 많은거에요!? 아니 아저씨 부모님은 왜그렇게 일찍부터 사랑하셨대요??? 아니 우리 엄마아빤 왜그렇게 늦게 만났대?"
머리를 한번 열어보고 싶습니다. 저 안에 누구나 들어있는 일반적인 "뇌"라는게 똑같이 들어있나 싶었어요...
"그리고 음....사진본 거 보다 말랐드라구요. 어차피 사귀게 될건대 내가 안챙기면 누가 챙기냐 싶고. 나이가 있으니깐 건강관리도 시켜야 하고 할게 많은데 시간을 이렇게 잡아먹어서 뭐해요!!"
"아 그만 ...아니 대체 어차피 사귈거라는 그 말이 무슨 근거로 어디서 나오는거니? 아무리 이해 하려 해봐도 너 말은 내가 알아듣기가 참 힘들다. "
"있어요 그런게. 아저씨는 정말 언니말대로 여자에 "여"자도 모르는 군요! 여자들은요 잘생겼다 멋있다 막 이래도 정작 사귈 남자는 딱보면 딱 알아요!"
......얼핏 예전에 책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논리는 술 먹기 전에 남자들끼리 나누는 것이지 여자와는 감정만 부딪히면 된다고....
아무런 근거도 논리도 안통하는 저 막무가내를 더는 입씨름 할 건덕지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그냥 가만히 지 하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어느덧 막걸리와 파전은 동이 나고 그만 슬슬 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였습니다.
"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 춥다. 더 들어봐야 나아질 것도 없으니 데려다 주마. "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서 패딩을 고쳐 입고 뒤 돌아서서 걸어 갈려는데
"컥!"
아 또....
"야!! 너 내가 모자 잡아 댕기지 말랬.....!"
"증명 해 줄께요. 나랑 저기 가요!"
응 어딜 ...? 하고 그 아이가 가르키는 손 끝을 보니 어둑어둑하고 뜨문뜨문 가로등만 켜져있는 강변 길 이였습니다.
아
힘드네요. 부디 이 노력을 알아주셔야 해요 자게이님들 ㅜㅜ
잠시 뒤에 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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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1111
이런거 꼭 해보고싶었음...
ㅋㅋㅋ
밧데리없어요 빨리
퇴근시간이 다가옵니다. 화이팅!
오늘따라 퇴근시간이 빨리 오는군요~~~ㄷㄷㄷ 너무 재미있습니다~~~
헐............. 빨리 빨리
왜이리 오래 걸려용~
퇴근시간이 다가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