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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중국"음식 이야기 #2 산동음식편 (1) 산동의 세 종류 음식문화

"중국"음식 이야기 #0 서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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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0 서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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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1 사천음식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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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1 사천음식편 (2) 주식 및 간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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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1.5 (번외) 훠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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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현타가 와서 좀 쉬다가 간만에 찾아뵙습니다, 반갑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1. 원래 기획한 순서가 중국 4대음식부터 시작해서 다시 8대, 10대 등등으로 이어나가려고 했기 때문에 순서대로라면 사천음식 다음에 광동음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광동음식은 어느 한 국가 전체의 요리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제일의 음식이 사천음식이라고 한다면, 광동음식은 그냥 광동음식입니다. 이른바 세계 3대 음식에 중국음식 대신 광동음식이 들어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만큼 광동음식은 식탁 다리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부하고 다양하면서 방대합니다. 강한 향신료를 쓰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의 입맛에 잘 맞지요. 처음 기획한대로 연재를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작을 사천음식으로 했다면, 끝은 광동음식으로 하고 싶네요. 사랑해 마지않는 광동음식에 대한 작은 리스펙이랄까요.


2. 그래서 이번에 루차이, 산동음식에 대해 다뤄볼까 하는데, 겸사겸사 한 가지 정보만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중국집에서 먹는 백주白酒 (고량주, 이과두주 등등의 용어를 혼용하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나중에 한번 정리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술은 음식과는 또 다른 분야라 제가 깊이 있게 알지 못해서 조심스럽습니다.) 가운데 “연태고량주”라고 불리는 술이 있습니다. 산동의 한 도시인 연태 지역의 이름을 딴 이 술은 사실 “연태고량주”가 아닙니다. 시중에서 혹시


(https://blog.naver.com/les5053/221560701515에서 펌)


이나, 


와 같은 병을 보셨다면 유사제품이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연태고량주烟台高粱酒라고 알고 있는 중국의 술은 사실 연태고양주烟台古酿酒이기 때문입니다. 옛날식 양조법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古酿고양”이(야옹)라고 한 것입니다. 중국발음으로는 옌타이 꾸냥이라고 합니다.



(옌타이꾸냥)


자세히 보시면, 한자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사제품은 밑에 고량이라는 글자를 휘갈겨서 제대로 볼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지요. 혹시 나중에 중국집에서 드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사제품이라고 위험한 술은 아닐테지만 싸구려 술을 비싼 돈 주고 마시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술 이야기하니깐 중국음식에 빠이주 한잔하고 싶네요… 샛노란빛에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는 정품 마오타이는 정말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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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산동음식은 중국말로 루차이鲁菜라고 합니다. 중국 4대 음식인 사천, 광동, 장쑤, 산동음식 가운데에서 사천음식이 가장 보편적으로 인기가 많은 음식이라고 하고, 광동음식이 가장 풍부한 음식, 장쑤음식이 가장 고급진 음식이라고 하면, 산동음식은 가장 역사가 유구한 전통의 음식입니다. 그래서 가장 특색이 “적은” 음식계열이기도 합니다. 왜 가장 특색이 적다고 하느냐? 일반적으로 가장 오래된 문화는 가장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지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중국 모든 지역에 산동음식의 색깔이 들어있다 보니 산동음식은 그야 말로 “어디에나 있을 법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특색이 옅을 수밖에 없지요.


말레이시아, 싱가폴, 태국 등지로 진출한 화교들이 대부분 복건성이나 광동성 출신이라면, 한국과 중국 동북지방으로 건너온 화교들은 산동 출신이 한 세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략 백 년쯤 전에 강제 이주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건 잘 모르니깐 패스하겠습니다. 어쨌든 산동음식은 중국의 중부에서 동북부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아우르는 음식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산동음식을 “가장 중국스럽다”고 표현하겠습니다. 그러니깐, 특색이 강한 중국 각 지역의 음식들을 전부 제외하고 남아 있는 요리들이 바로 “산동식”이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략적으로 볼 때)

 

산동음식은 크게 세 가지 하위음식으로 구분됩니다. 칭다오青岛,연태烟台, 위해威海 등 해안가 지역으로 대표되는 “교동음식胶东菜”,성도인 제남济南,덕주德州 등 산동 내륙 중심부를 위주로 하는 “제남음식济南菜”, 공자를 받드는 가문의 요리, 소위 종갓집 요리를 의미하는 “공부음식孔府菜”입니다.


산동음식을 대표하는 맛 표현은 “짭짤한 감칠맛”咸鲜입니다. 아무래도 역사가 오래된 음식 답게 매운맛과 단맛 등이 적은 어떻게 보면 다소 투박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옛날 중국영화나 무협영화 같은 거 보면 객잔이나 주막에서 배고픈 주인공이 닭다리 뜯으면서 벌컥벌컥 술 마시고 만두 막 우걱우걱 베어먹고 밥그릇 들고 후루룩후루룩 퍼먹는 클리셰가 자주 등장하잖아요, 산동음식이 대충 그런 “전형적인” 중국음식의 모습이랄까요? 객잔에서 훠궈 먹거나 딤섬 먹는거 못보셨잖아요.


(무협영화에서 빠지면 괜히 섭한 장면)

 

그럼 교동음식胶东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교동지역)

 

보시다시피 교동지역은 산동반도의 가장 동쪽 끄트머리 해안가 지역을 가리킵니다. 중간에 보시는 빨간선 부분에 효래하胶莱河라는 강이 있는데, 이 강을 기준으로 교동과 교서가 나뉘게 됩니다. 전에 백종원씨가 칭다오였나? 그 지역 수산물시장에 가서 음식 사 먹고 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칭다오가 바로 교동을 대표하는 지역입니다. 해안가 지방의 특성상 각종 해산물 요리가 발달해 있고, 기타 전통 산동지방음식에 비해 맛이 옅은 것이 특징입니다.


바로 대표음식 살펴보지요.


(삼치만두)


첫 번째 음식, 바로 삼치만두입니다. 중국어로는 빠위쟈오즈鲅鱼饺子라고 합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잊지 못할 음식 중에 하나이지요. 별로 좋지 않았던 산동음식에 대한 편견을 한 순간에 날려준 음식이기도 합니다. 교동의 해안가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는 이 삼치를 가지고 만두를 많이 만들지만 가게에서는 오징어만두나 전복만두 등 다양한 만두를 개발해서 팝니다. 제가 먹어본 만두 가운데 쓰리탑을 꼽으라고 하면 포항 안순영만두의 군만두, 서울 회기 봉이만두의 부추만두, 북경 금곡원金谷园의 삼치만두를 꼽을 것 같습니다. 담백한 삼치가 만두소로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매운바지락볶음)


두 번째 음식은 매운바지락볶음, 라챠오화거辣炒花蛤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tv프로그램에서 백종원씨가 이 바지락볶음에 칭다오를 마셨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한국에서도 이 요리는 종종 볼 수 있는 것 같구요, 중국에서도 이미 전국적으로 보편적인 음식가운데 하나입니다. 땅콩/풋콩 세트에 바지락볶음 하나 시켜 놓고 맥주 홀짝하면서 메인 꼬치요리 기다리는게 중국 꼬치집의 국룰 아닙니까?? 위에 고수 올라가는거만 빼면 한국인이 정말 정말 환장하는 그런 양념맛(매운라면스프)입니다.


(총소해삼)


세 번째는 총소해삼葱烧海参, 해삼요리입니다. 해삼은 중국에서도 아주아주 비싼 식재료에 속합니다. 가끔 마트나 백화점 같은데 가면 특별코너로 말린 해삼 선물세트를 파는 가판대를 설치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가격이 수십~수백만원씩 합니다. 그만큼 중국에서 고급 식재료 혹은 약재로 사용되는 해삼이다 보니, 산동의 해삼요리 또한 매우 중요한 일품요리로 꼽히는데요, 아쉽게도 저는 먹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가격표에 “싯가” 붙어있는 느낌)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먹어볼 기회가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패스


(요우먼대하)

 

교동음식 마지막은 요우먼대하油焖大虾입니다. (뭐라고 번역해야 할지 몰라서 대충 저렇게 적었습니다.) 油焖은 문자 그대로, “기름에 한번 볶고 뚜껑을 덮어서 잔열로 익히는 조리방식”을 뜻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새우구이인데요,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이런 가장 기본적인 조리방식과 맛이 바로 산동음식의 특징입니다. 그만큼 전형적이라는 뜻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교동지방은 각종 해산물 볶음이 많습니다. 앞에서 바지락볶음을 말했는데, 그냥 재료만 바꿔서 볶으면 하나의 교동지방 특산 요리가 됩니다. 바닷가 수산시장에서 바로 사서 바로 조리해먹는 그런 느낌?


 

2. 제남음식济南菜


다음은 제남음식입니다. 제남济南은 산동성의 성도로 산동 내륙지방의 중심도시입니다. 이 제남음식이야말로 산동의 전통음식을 대표하는 동시에, 어떻게 보면 중국 중원의 음식문화를 대표하기도 합니다. 해안지방의 음식인 교동음식에 비해 맛이 강하고 진한 것이 특징인데, 이 부분은 해안과 내륙 지방 음식 간에 발생하는 본질적인 차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몇 가지 대표음식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제남오리구이, 북경오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오리요리, 카오야烤鸭하면 북경오리만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북경오리의 원조는 남경오리입니다. 명나라 주원장이 남경에 수도를 정한 후 황실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오리요리가 후에 수도 천도와 함께 북경 지역으로 전해져 발전해 온 것이 오늘날의 북경오리입니다. (이 오리요리烤鸭는 나중에 번외편으로 다시 다루겠습니다.)

제남이 남경에서 북경으로 가는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보니, 천도하는 과정에서 제남에 오리요리가 전해지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합니다. 그렇게 보면 제남오리가 북경오리보다는 시기적으로 더 앞서는 요리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남경오리는 전병에 고기를 싸먹지 않는데, 제남오리와 북경오리는 전병에 고기를 싸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쨌든 이 오리구이는 나중을 위해 지금은 잠시 말을 아껴두겠습니다.

 

다음은 덕주배계德州扒鸡, 통닭요리입니다.


(덕주배계)


이 요리는 가게보다는 마트에서 가공된 제품으로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입니다. 슈퍼에 가면 이렇게 포장된 레토르트 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조리 방식이 한번 튀겼다가 다시 푹 고아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는 통닭과는 달리 바삭바삭한 식감이 없고, 살이 아주아주 부드럽습니다. 어느 정도로 부드럽냐면 닭다리뼈가 다 녹아서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이거 먹을 때는 뼈까지 씹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세상의 그 어떤 닭요리도 한국식 치킨에 비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요리 역시 닭요리입니다. 황민계黄焖鸡, 황먼지라고 발음합니다.


(황민계)

 

이 요리는 어쩌면 산동음식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요리일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산동음식이라고 잘 알지 못하는 요리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지역색이 강한 특색 있는 음식이라기 보다 일상생활에서 정말 보편적으로 즐기는 요리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마산아구찜 하면 사람들이 전부 마산의 특산 음식으로 인식을 하지만 실생활에서 그리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잖아요. 대신 제육볶음이나 닭볶음탕 같은 경우 어느 지역 음식인지는 몰라도 자주 즐기지요. 대략 이런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황먼지미판(황먼계+쌀밥)”이라는 이름을 단 가게들이 전국적으로 수도 없이 퍼져 있고, 점심 때 한 그릇 뚝딱하기 정말 좋습니다. 간장과 생강을 베이스로 한 양념에, 닭다리살과 피망, 표고버섯이 기본 재료고 여기에 오뎅이나 팽이버섯, 감자 등을 추가해서 먹을 수 있는데, 맵기를 맵게 선택하면 기본 밥 세 공기 금방입니다. 가히 밥도둑계의 조세형(마타 아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탕추리지糖醋里脊입니다.


(탕추리지)


중국식 탕수육이죠, 정확히 말하면 탕수육이 한국식 탕추리지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사실 보다 전통적이라 할 수 있는 산동음식은 돼지고기로 만든 탕추리지(리지里脊는 등심이라는 뜻)가 아니라 튀긴 잉어에 탕수 소스를 끼얹은 탕추리위(탕수 잉어)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탕수육이 더 익숙하므로 탕추리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본 베이스가 케찹입니다. 케찹에 식초, 설탕, 전분물을 추가해서 튀긴 고기와 버무려냅니다. 과거 산동에서 화교들이 인천 등지로 건너갈 때 짜장면과 함께 건너가 지금은 한국의 대표적인 중국음식 메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요즘에는 한국에서 탕수육을 만들 때 까만색 빛을 띠는 간장소스를 많이 쓰지만 소위 옛날식이라고 하면 케찹탕수육이 정석이지 않습니까?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나중에 동북지방 음식을 소개할 때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사실 꿔바로우라고 하는 요리도 탕추리지가 건너가서 변형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간에 과거 안중근 의사도 즐겨먹었다고 알려지면서 1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현재와 같은 모습의 꿔바로우가 등장한 것은 대략 30-40년 전 쯤이라고 여겨집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자세히 따져보겠습니다.)

 

다음 소개할 요리는 구전대창(九转大肠)입니다.


(구전대창)

 

구전대창이라는 멋있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원칙대로라면 “홍소红烧”라는 방식으로 만든 돼지곱창요리이니, “홍소돼지곱창” 정도로 번역하는 게 맞겠습니다. 청나라 때 제남에 구화루九华楼라고 하는 음식점이 있었는데, 이 집의 시그니쳐 메뉴가 바로 홍소곱창 요리였습니다. 어떤 손님이 이 요리를 먹고 너무 감동한 나머지 더 멋있는 이름이 있어야 한다면서 “구전九转”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죠. (도교의 구전선단九转仙丹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사실 “홍소”라는 방식으로 조리한 것 중에 맛이 없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동파육 소스가 바로 홍소 소스거든요. 단짠+오향의 조합인데, 홍소 붙으면 다 맛있습니다.

 


3. 공부음식孔府菜


마지막으로 소개할 산동음식의 세 번째 하위음식은 공자를 받드는 종갓집의 요리, 공부음식입니다. 앞서 소개한 음식이 지역으로 구분한 음식인데 반해, 이 공부음식은 지역적으로 구분되는 음식이라기 보다 어떤 유가적 이념을 현실화한 요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불교의 사찰음식이라던가, 안동의 종갓집 음식 혹은 제사음식 등과 같은 개념이지요. 산동에는 곡부曲阜라고 하는 공자의 고향으로 알려진 지역이 있어, 전 도시 자체가 공자(를 팔아먹고 있..)의 문화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공자 및 유가 문화전통을 구현한 요리가 전승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공부孔府라는 말을 이해하자면 위에서 언급했듯 “종갓집” 요리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듯 싶습니다. 한 가문의 음식이라는 뜻인데요, 우리가 흔히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말을 할 때, “집안을 잘 다스려야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고 이해하는데, 이 집안이라는 개념 자체가 현대인의 가족 개념과는 차이가 큽니다. 옛날에 중국 고사들을 보면 어떤 왕족이 수천명의 빈객을 문하에 두고 있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집안에 머무르는 손님만 수천명(아무리봐도 과장)이라는 얘긴데, 고대의 한 가문이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따라서 공부음식도 이처럼 손님접대, 연회, 제사 등을 위한 음식과 일반 가정식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공부 10대음식)

 

대략 이런 느낌이라고 하네요. 앞으로도 접할 일이 없을 것 같으니 넘어가겠습니다. 그나마 공부음식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음식이 있다면 훈제두부가 있습니다.


(공부훈제두부)

 

요렇게 살짝 검게 그을린 모습이 특징인 두분데, 원래부터 공부음식 중에 두부 요리가 유명했는데, 과거에 주방장이 깜빡 졸다가 두부를 불에다 쏟아서 태운 후에 영감을 얻어서 탄생했다고 하죠. 보통 두부의 비린 맛도 없고 담백하니 맛있습니다.

 

또 한가지, 음식은 아니지만 공부孔府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것으로, 공부가주도 있습니다.


(공부가주)

 

한국에서도 중국음식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엄청난 전통을 지닌 술은 아니고 1988년 곡부 지방에서 특산품으로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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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반적인 산동음식에 대해서 다뤄봤습니다. 산동음식은 다른 음식 계열에 비해 특색이 비교적 적어서 소개하기가 다소 까다로웠습니다. 다음 편은 산동음식의 나머지 주식과 간식, 그리고 번외편으로 “짜장면”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댓글
  • 비머 2020/05/03 17:50

    중국사람인가요?

    (RJt0iP)

  • LG大路 2020/05/03 18:19

    볼 때마다 느끼지만 엄청난 내공이십니다.
    꿔바로우가 중귝식 원조 탕수육에서 유래한 음식이군요.
    넘 흥미롭습니다.

    (RJt0iP)

  • 성인카호 2020/05/03 18:36

    비머// 제가 한국말을 잘 못쓰는것 같나요? ㅠㅠ 토종 한국인입니다 ㅠ

    (RJt0iP)

  • 성인카호 2020/05/03 18:37

    LG大路//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꿔바로우는 하얼빈 일대에서 탄생했는데, 동북지역 음식 자체가 산동음식을 바탕으로 변형된 거라서 영향이 없을 수가 없지요

    (RJt0iP)

  • 성인카호 2020/05/03 18:38

    추천 한번씩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Jt0iP)

  • 파랑보라 2020/05/03 20:23

    산동하면 만터우 아닌가요? 만터우도 하나 글 쓰셔야 할듯 ㅋㅋㅋ 중국 음식은 끝이 없죠,, 평생 글 쓸 소재거리 나올듯...

    (RJt0iP)

  • 성인카호 2020/05/03 21:10

    파랑보라// 이번엔 메인 요리만 다뤘고, 다음편에 주식과 간식 다룰 예정입니다 ㅎㅎ

    (RJt0iP)

  • 오퍼레이션 2020/05/04 00:45

    오늘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글 읽으면서 중국여행 뽐뿌가 옵니다ㅜㅜ

    (RJt0iP)

(RJt0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