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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R이 RP보다 좋은 8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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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과 RP 투 바디 사용자입니다. 가격차이가 두 배에 가까운 R이 RP보다 좋은 건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RP를 사기 전에도 그랬고, RP사서 쓰면서도 R은 이 부분을 비교했을 때 어떨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R을 들인 입장에서 제가 궁금했던 그렇지만 게시판에서 얻지 못했던 정보를 포함해서 어떤 면에서 R이 좋은지 간단히 적어 보겠습니다. 저처럼 두 번 돈 쓰시는 분들이 없길 바라며 R과 RP 사이에서 고민 중이신 분들이 참고하시라고 올립니다.
1. 포커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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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는 거의 비슷합니다. 지난 번 충격적인(?) 펌업 이후 별다른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두 바디가 거의 똑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다만 한 가지 R이 뛰어난 점은 MF입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렌즈 중 하나가 Voigtlander 20mm F3.5 캐논마운트 렌즈입니다. 팬케잌에 가까운 매우 얇은 두께에 가벼운 무게, 그 사이즈에서 나오는 퍼포먼스라고는 믿을 수 없는 화질까지. 마운트 어댑터를 껴도 충분히 가벼운 무게 덕분에 셀카용 렌즈로도 톡톡히 활용합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은 매뉴얼 포커스 전용 렌즈라는 점이죠. R과 RP 두 바디 모두 포커스 피킹 기능을 지원하고 있고, 성능도 거의 같다고 느낍니다. 다만, R의 경우에는 포커스 가이드라는 기능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예전 니콘 DSLR 써보신 분이라면 뷰파인더 내에 포커스 안내 마크 아시려나 모르겠는데 그 비슷한 기능입니다. 이게 생각보다 쓸만해서 포커스 피킹보다 훨씬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M-fn 터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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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가지고 계신 분들 중에 이 터치바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많고, 꺼두신다는 분들도 많으신 거 같은데 의외로 제겐 매우 편리하고 요긴하게 쓰이는 기능입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R과 RP 공히 소니와 같은 초점부위 자동확대 기능이 없습니다. (소니는 접점이 있는 렌즈의 경우 AF/MF 모드 상관없이 포커스 링을 돌리기 시작하면 초점 부위가 자동으로 5~10배 확대됩니다.) 수동 초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엄청 편하게 썼던 기능입니다. 캐논의 경우 제가 못찾은 건지 모르지만 아직 그런 기능은 없는 것 같습니다. R의 M-fn 터치바는 그런 제게 편리하게 화면 확대를 해줄 수 있게 해주는 도우미가 됩니다. 터치바의 기능 설정을 슬라이드는 확대로, 왼쪽 터치는 초점 가이드로, 오른쪽 터치는 피킹으로 해두면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수동 초점에 대응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물론 별도의 버튼으로 할당할 수도 있지만 한 곳에 수동 초점과 관련된 모든 기능이 몰려 있는 건 기억하기도 쉽고 편리합니다. 이 기능 덕분에 20mm 렌즈는 거의 R에서만 사용합니다.
3. 진일보한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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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역광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좌측은 기본 컨버팅 우측은 ACR에서 Shadow를 +100해준 뒤 컨버팅 한 결과물입니다, 아래는 우측 사진의 일부 크롭입니다. 예전에 쓰던 5Dmark3나 6D와 비교해보면 캐논 바디에서 이 정도만 해도 꽤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으로 비교한 사진은 없습니다만, 해외 리뷰들을 봐도 그렇고 제가 실제 raw 파일을 만져본 결과로도 R의 암부의 정보가 훨씬 많이 살아 있습니다. 노출 올릴 때 생기는 노이즈도 R이 RP에 비해서 적은 편이고요. (화소수가 차이 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발전했다고 볼 수 있겠죠.) 제가 소니 A7M2도 가지고 있는데 R은 이제 A7M2 보다 약간 나은 수준의 센서를 가졌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 소니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A7M3나 R4같은 바디들과는 비교가 안되겠지요. 하지만 이 정도면 됐다.. 라는 느낌이랄까요? A7M2를 몇년 간 사용했는데 처음 RP를 사고나서 raw를 만지면서 실망했던 것과는 많이 비교됩니다. 역광이나 노출차가 큰 장면에서도 R 정도면 안심입니다.
4. 더 나은 동영상 화질
요즘에는 편의성 때문에 동영상은 거의 아이폰으로 찍고 있습니다만, 가끔 자연스러운 배경흐림이 필요한 동영상을 촬영할 땐 여전히 큰 카메라가 요긴합니다. 스펙만 봐도 나오지만 1080P 기준으로 R이 RP에 비해서 눈에 띄게 화질이 좋습니다. 심지어 R은 소니 A7M2와 비교해서 동영상 화질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용량문제와 무시무시한 크롭 비율 때문에 4K는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여기서 평가하기는 좀 어렵군요. 1080P 위주로 동영상 찍으신다면 R로도 충분한 느낌입니다. 센서 전체를 맵핑하는 4K가 꼭 필요하시다면 소니쪽으로 가셔야겠죠.
5. 뷰파인더와 L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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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다! RP 쓰다가 R 뷰파인더를 보고 처음 느낀 감상입니다. R의 뷰파인더는 100% 시야율에 0.76x 배율입니다. 이 스펙은 캐논의 DSLR 기함인 1DX Mark II와 같은 사양입니다. 심지어 나름 고급기종인 5D Mark IV 의 0.71x 보다 더 크고 시원합니다. 이에 반해 RP의 뷰파인더는 0.7x로 평범한 사양이죠. 게다가 해상도 역시 R이 더 높습니다. RP 뷰파인더 보다가 R 뷰파인더보면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주사율이나 여러 문제로 DLSR의 광학 파인더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R의 뷰파인더는 미러리스 카메라들 사이에선 거의 최상급이 아닐까 합니다. 한 가지 결정적인 R과 RP의 뷰파인더에서의 차이점은 색온도 조절입니다. 파인더의 밝기와 색온도를 내 모니터의 색온도와 비슷하게 조절해 놓으면 리뷰로 볼 때와 흡사한 결과물을 모니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RP보다 더 크고 해상도 높은 후면 LCD는 매우 유용합니다. 촬영 후 초점면을 확대해서 볼 때 RP에 비해 R이 확실히 눈이 편안하고 확대한 화면에서도 거친 느낌이 없습니다.
6. 1/8000 그리고 전자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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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캐논포럼에서 많이 논의된 내용이지만 RP에겐 전자선막을 끌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전자선막이 무조건 on 상태이기 때문에 1/1600 이상 고속셔터에서 예제 사진처럼 보케가 반달형으로 짤립니다. 예제 사진은 1.4에 1/4000초 셔터 스피드로 촬영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1/4000초 제한 때문에 조리개를 1.4밖에 열지 못한 사진이죠. ND4정도의 필터만 사용해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실내외를 드나드는 여행 같은 상황에서는 ND필터가 매우 거추장스럽습니다. 제가 R로 바꾼 가장 이유 탑3 안에 드는 이유가 바로 50mm 1.2L 일명 오이만두 렌즈를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하고자 함에 있습니다. R로 바꾼 이후에는 ND 필터를 빼고 프로텍터 하나만 붙이고 실내와 실외에서 편안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7. M-fn 버튼 그리고 폭넓은 커스터마이징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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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M-fn 터치바가 아닌 버튼 이야기입니다. 셔터버튼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이 버튼은 RP에도 똑같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RP는 입문기 혹은 보급기라는 스탠스에 걸맞게 캐논의 급나누기라는 추노 마크를 제대로 맞은 바디지요. 이 M-fn 버튼에 할당할 수 있는 커스텀 설정이 RP는 너무 부족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점모드를 할당할 수가 없어서 추적 모드와 스팟 AF 모드 간의 전환을 빠르게 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R이나 RP 모두 Eye AF가 완성형이 아니다보니 Eye AF 모드로 인물을 찍다가 옆모습이나 고개 숙인 모습을 찍으려면 스팟 AF모드를 전환해야 하는데 R의 경우 M-fn 버튼 한 번으로 신속히 전환이 가능한 반면, RP는 듀얼 펑션이라는 기능을 이용해야해서 신속한 전환이 불가능 합니다. (버튼을 누른 후 다이얼을 또 돌려줘야 합니다. 물론 이것도 기본 기능은 아니고 몇 단계의 설정을 직접 해줘야 합니다. 익숙해지면 나쁘지 않지만 버튼 하나 누르는 것에 비해 찬스를 놓치기 쉽죠.) 이 기능 하나 만으로도 R로 바꾼 보람이 느껴졌을 정도랄까요? 단순히 이 뿐만 아니라 RP는 버튼 커스터마이즈에 ISO조차 할당할 수 없습니다. 등급을 나눠도 좀 심하게 나눈 느낌.
8. 배터리, 그립감 그리고 SD카드 수납
배터리 수명은 훨씬 용량이 큰 R쪽이 당연히 오래 갑니다. 수명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배터리 호환성에서 DLSR 쓰다가 이전하시는 분들께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기존 DSLR 대부분에 사용되던 LP-E6N 배터리를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구매 비용이 절약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행용 충전기 같은 주변기기도 그대로 쓸 수 있고요. 예전에 오막삼 팔 때 여행용 충전기랑 정품 배터리 1개를 여분으로 안 팔고 나뒀는데 그대로 쓸 수 있어 뭔가 돈 번 느낌이었네요. 배터리 길이만큼 바디가 살짝 높아서 손이 큰 저에겐 R의 그립이 손에 딱 들어오는 점도 더 마음에 들었지요. 또 하나 저를 매우 편리하게 만들어준 것은 SD카드 수납 위치입니다. 무선 전송이나 USB 전송보다 그냥 SD 카드 빼서 전송을 선호하는 저에게 일일이 바디 바닥을 열어서 SD카드를 빼야 하는 RP는 매우 불친절한 바디였죠. 솔직히 옆쪽으로 넣으려면 넣을 공간이 충분해 보이는데 굳이 밑으로 배치한 것은 급나누기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네요.
이 외에도 렌즈 교환시 셔터막으로 CMOS 보호, 연사, 영상에서 C-log 사용가능, 더 많은 화소 등의 장점이 있지만 저런 부분은 제 개인에겐 별로 해당사항이 없는 장점이라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RP가 아주 못쓸 바디가 되어버린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도 않습니다. 보급기로서 게다가 신품 가격이 이제 100만원 초반대를 향해 내려가는 현 시점에서는 가성비 최고의 바디가 아닐까 합니다. 이 가격대에서 RP 정도로 Eye AF를 구현한 풀프레임 미러리스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으니까요. 어찌보면 부담없이 미러리스 입문해 보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이 없을 겁니다. RP의 장점 몇 가지를 꼽으라면 가벼운 무게와 작은 부피, R에 비해 훨씬 뛰어난 가격대 성능 비율, 편리한 모드 전환 다이얼 (이건 정말 RP가 엄청 편합니다. R은 왜 그런 식으로 만들어서..)
수동 렌즈를 많이 쓰실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R을 추천드리고 싶고, 여행용으로 쓸 계획이 있으시면 RP도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가방이 정말 가벼워 지거든요. 물론 어떤 RF 렌즈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요.
끝으로 R과 RP로 찍은 비슷한 사진을 한 장씩 올려봅니다. 위쪽이 R, 아래쪽이 RP입니다. R이 좀 더 콘트라스트와 채도가 강한 느낌입니다.
EOS R + EF 50.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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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RP + EF 50.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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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금딱지아빠 2019/12/06 21:04

    좋은 비교 글 같습니다.

    (HJoNli)

  • 트랜지스터 2019/12/06 21:09

    잘 봤습니다. 실 사용자의 리뷰 수준의 비교기네요.

    (HJoNli)

  • 박도도님 2019/12/06 21:10

    잘봤습니다

    (HJoNli)

(HJoN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