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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재즈로 시작하는 음악잡담

  늘 다른 분들의 글들만 읽으며 웃기도 하고 가끔씩 깊은 생각도 해보다가, 이야깃거리나 보태보자는 생각에 글을 써봅니다. 아내의 권유로 아는 게시판에 가끔씩 재즈와 음악에 관한 글을 나누고 있는데요, 여기도 음악에 관심있는 분들 많은 것 같아 복잡한 일들에서 머리나 식히고 싶은 분들과 음악이야기나 나누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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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이민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학교에서 열리는 발표회를 자주 참석하게 됩니다. 댄스, 합창, 연극 등 다양합니다. 많은 경우 아이들의 어설픈 모습에 웃음 짓고 다소 지루할 때 몸을 뒤틀다가도, 내 아이 차례가 되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흥미롭게 지켜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공연들은 한국에서도 경험해 본 것들이지만, 미국의 학생공연에서만 독특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재즈밴드’ 공연입니다. 트럼펫, 색소폰의 여러 관악기와 피아노, 드럼, 베이스가 함께하는 재즈공연은, 가장 미국적인 음악공연이면서도 외국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낯선 면이 있기도 한 문화이겠지요.

 

 사실 재즈라는 용어자체는 한국사람에게도 너무나 친숙합니다. 제게는 어릴 적 재즈피아노라고 크게 적혀있던 동네의 피아노 학원의 창문이 기억납니다. 차인표라는 배우를 스타로 만들었던 드라마의 색소폰 연주장면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하지만 재즈를 공부하고 연주하게 되면서 알게된 것은, 재즈라는 음악을 이해하는 사람은 굉장히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릴 적 피아노를배웠던 곳도 재즈피아노를 가르친다고 적혀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재즈를 연주하거나 가르칠 수 있는 분은 없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클래식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한 영화음악, 가요, 팝송 등의 음악은 다 그냥 재즈라고 불렀었죠.

 

재즈가 어떤 음악인지를 이야기 하려면 너무나 긴 이야기가 될 겁니다. 다른 음악처럼  역사, 사회적 배경, 그 음악이 끼친 영향도 살펴야 할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 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재즈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동의하는 것 두가지만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 두가지는 어떤 재즈관련서적에서도 재즈를 정의할 때 빠지지 않는 것들이지요.

 

 먼저 두 개의 영상을 한번 보시죠. 모짜르트의 “Ah vous dirai-je, Maman” 주제에 의한 변주곡 K.265, 우리가 흔히 “Twinkle, twinkle little star”로 알고있는 곡입니다. 위의 것은 위대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씨의 연주이고, 아래의 것은 미국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이 두 영상을 보면 재즈가 가진 중요한 특성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스윙(Swing)이라는 것입니다. 모짜르트의 원곡과는 다르게 재즈버전에서는 톡톡 튀듯이 독특한 리듬의 변화를 주며 멜로디가 연주됩니다. 이런 경쾌한 리듬사용의 방식을 스윙(Swing)이라고 합니다. 단순하게 설명한다면, 8분음표를 길고 짧게 만들거나 액센트에 변화를 주어이런 느낌을 주게 됩니다.

 

 앞의 원곡에 비교한다면 어찌보면 가볍고 불안하기도 한 이런 느낌이 재즈만의 신나고 흥분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지요. 재즈연주자들은 모두 아는 격언이 하나 있습니다. “It don't mean a thing if ain't got that swing” 스윙할 줄 모르면 아무 의미가 없다! 재즈에서 얼마나 스윙이 중요한지 알려주는 말이지요. 이 문장은 유명한 재즈곡의 제목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재즈의 두번째 필수요소는 즉흥연주(Improvisation)입니다. 두번째 영상을 보면 원곡의 멜로디와는 다른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이 나옵니다. 기존곡의 화성진행을 이용하면서도 자신만의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이러한 멜로디는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연주하는 그 순간 나오는것이기에, 그것을 즉흥연주라고 부릅니다.

 

 바로 이 점이 클래식 연주와 재즈연주가 곡을 대하는 큰 차이가 생기는 곳입니다. 클래식 연주에서는 원곡 작곡가의 의도를 정확히 표현하고 깊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라면, 재즈연주에서는 원래의 곡을 놀이터라고 한다면, 연주자는 그 위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처럼 자신의 연주를 만들어내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시 재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 이 두가지만 기억해도 일단 서론은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댓글
  • thomyorke 2019/12/05 18:21

    재즈를 잘 알진 못하지만 마일스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허비 행콕 즐겨 듣습니다. 심화 버전도 읽고 싶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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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ron 2019/12/05 18:24

    재즈의 성인들의 이름이군요!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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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dvju 2019/12/05 18:26

    누구누구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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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9/12/05 18:42

    재즈 게시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반갑습니다.
    앞으로 많은 가르침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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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ron 2019/12/05 18:47

    grdvju// 너무 많지요. 지금 바로 떠오르는 이름만 말한다면, Kenny Barron, Keith Jarrett, Pat Metheny, Hank Mobley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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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에이브이y&gray 2019/12/05 18:4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조슈아 레드맨이나 브래드 멜다우 이런 세대 이후로는 누가 잘합니까?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악기에 상관없이 음악성 면에서 post-팻메스니 라고 할만한 사람이 혹시 있을까요? 추천해주시면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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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ron 2019/12/05 19:09

    n에이브이y&gray// 요즘은 너무나 개성이 다양해서 하나를 꼽기는 뭐하지만, 브래드 멜다우 쪽이라면 저는 Tigran Hamasyan 이라는 아르메니아 출신 피아니스트를 유심히 봅니다.
    팻 메스니는 음악 스펙트럼도 넓고 그만의 서정성이 있어 그와 비교하긴 뭐하지만, 펫메스니그룹의 주었던 퓨젼밴드음악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Snarky Puppy 같은 그룹은 그러한 퓨젼밴드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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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심선언 2019/12/05 19:11

    스윙 좋죠
    아쉽게도 첫째 영상은 안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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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lythew 2019/12/05 19:17

    앞으로 좋은글 기대하겠습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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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theny 2019/12/06 05:05

    케니 베런 팬입니다. 재즈씬에서 저평가된 피아니스트 중 한명이고 본문의 스윙과 임프로바이제이션을 매우 잘 이행하는 장인이라 생각합니다 허비 행콕도 그런 인물 중 한명이지만 다양한 업적 때문에 배런보다는 더 인정 받고 평가 받았죠. 배런은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연주를 해온 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키스자렛 처럼 재즈와 그 주변 음악을 다 아우르는 성인에 가까운 인물도 대단하긴 합니다. 매우 창조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팻메스니의 음악적 발자국들도 충분히 재조명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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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rron 2019/12/06 05:52

    Metheny// 케니 배런의 팬을 만나니 너무나 반갑습니다. 몇해전 그의 공연에서 함께 사진도 찍고 잠시나마 대화도 나누는 영광을 누렸었는데, 언제 한번 그 이야기도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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