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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우드슬랩 구입기

저희 집 지하실엔 바(bar)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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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면서 전용 공간이 생기자
이X아에서 상판과 다리를 사서 만들었습니다.
상판은 30T 두께의 MDF, 다리는 스테인레스 제품으로 높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2m x 60cm 상판이 3만원 정도, 다리가 하나에 3만원씩 15만원
합계 18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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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초기의 모습입니다.
어두운 실내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렸지요.
하지만 MDF 특유의 가볍고 통통거리는 질감은
좀처럼 익숙해지질 않더군요.
 
 
내무부장관님께
스타X스 같은 원목 테이블 (우드슬랩이라고도 하지요)에 대해
꽤나 오랫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좀처럼 효과가 없다가
작년 크리스마스 쯤
아내의 직장 동료들을 초대해서 술자리를 가질 일정이 잡혔는데
MDF 의 벌어진 틈새를 감추려고
유성매직으로 모서리를 칠하고 있으니
그 모습이 딱해보였는지 원목 테이블에 대한 윤허가 나왔습니다.
 
 
 
 
 
 
우드슬랩이라는 게 찾는 곳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더군요.
재질도 워낙 여러가지고,
색깔이나 모양에 따라 가격 편차가 커서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백화점에 갔을 땐 비슷한 크기 테이블이 600만원 정도 했고, (월넛으로 기억합니다.)
우드슬랩 전문 도매점에 갔을 땐 350 만원 정도  (뉴송, 몽그루)
알음알음 찾아간 소규모 창고형 매장에서는 상판만 80만원 (뉴송) 정도 나오더군요.
 
이래저래 알아보면서 느낀 건
고급 테이블이라고 해서 내구성이 짱짱인 건 아니고
비주얼상의 포스가 거의 절대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일 마감 제품은 6개월마다 오일을 다시 먹여줘야 한다거나
노출표면 제품은 뭐 흘리면 지워질 때까지 대패질을 해야 한다거나....
물론 월넛처럼 단단한 나무들은 물리적으로 손상이 갈 확률은 좀 낮겠죠.
 
아무튼 이래저래 계속 알아보다가
생각보다 우리나라 좌탁들이 가격이 싸다는 걸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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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2미터 짜리 좌탁이 50만원도 안 하면
그냥 좌탁을 사서 다리를 뽑아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일단 기존에 쓰던 다리가 있기도 했으니
이론상으론 타당한 접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업체에 연락을 해보니
다리도 뽑아주고 원하는 색으로 도색도 해주더군요.
 
다만 예상하지 못했던 건
상판 무게만 100kg 이 넘어간다는 것이었고....
 
화물 택배 아저씨 :  어이쿠 무슨 테이블이 이렇게 무거워?! 원목이에요?!
저 : 네.
화물 택배 아저씨 : 원목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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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박은 뒤엔 바닥에 닿지 않게 한 번에 뒤집어야 한다는 점이었죠.
 
하지만 이미 화물택배 아저씨는 전국팔도 어딘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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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힘이 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까딱하면 윗면은 한 번도 못 보고 판 꺾어 먹을 뻔 했습니다.
 
다행이 기존 다리가 1개당 지지 하중이 50kg 인 제품이라 지지력엔 문제가 없었습니다.
 
좀 얇은 만 원짜리 다리가 있는 걸 모르고 3만원 짜리를 사서 후회하고 있었는데
 
오늘에야 본전을 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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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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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곳은 8 cm, 얇은 곳은 7 cm 정도 됩니다.
 
길이는 2200 cm, 폭은 70 cm 로 소폭 커졌습니다.
 
총 구입비용은 배송비까지 48만원 정도가 소요되었고, 기간은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무슨 마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2-3일 정도 락카 비슷한 냄새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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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내려놓을 때마다 원목 특유의 따듯함과 묵직한 쿠션감에 감탄하게 됩니다.
 
아내에게
 
'고마워, 잔을 내려놓을 때마다 당신이 생각났어.'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아내가
 
'테이블 세우느라 개고생 한 것 때문에?'
 
라고 대답했습니다.

'..... 그것도 있지만.'
 
 
한줄 요약
 
국산 원목 좌탁 + 이X아 높이조절 다리 = 우드슬랩 테이블 짱짱.

댓글
  • kalten 2017/02/21 15:59

    크으으으 예전에 지하실 수리하셨던 글 봤던 기억이 나네요.
    바 엄청 멋있습니다.  ㅠㅠ
    저도 이렇게 하나 꾸미고싶네요...
    집짓는게 제 10년짜리 계획이자 소원인데.. 지하실은 이걸로 롤모델 삼아야겠습니다. ㅎㅎㅎ

    (AiBMcT)

  • 통통다람쥐 2017/02/22 18:43

    모서리를 유성매직으로...
    엄청 안쓰러워보이셨겠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계획하신건 아니신지 ㅋㅋ
    엄청 이쁘네요 테이블

    (AiBMcT)

  • 키노=사쿠라 2017/02/26 12:13

    글을 읽고 기억에 남은 것
    결혼 후 취미활동엔 배우자의 도움도 필요하다. (여러가지 의미로)

    (AiBMcT)

  • 모하임 2017/02/26 12:29

    으어? 뿜뿌가 오는 글이네요

    (AiBMcT)

  • 해질녘가비 2017/02/26 13:17

    나래바 같은 홈바라니!!!

    (AiBMcT)

  • 새와물고기 2017/02/26 13:46

    2200cm이라니...
    22m짜리 테이블이 들어가는 지하실이라니...
    집 넓은곳 사시네요.. 부럽....

    (AiBMcT)

  • Stardust. 2017/02/26 15:17

    저도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보니 눈길이가네요 ㅎㅎ
    전문용어로 떡판테이블이라고하죠 ㅎ
    스벅때문에 가격거품이좀있죠

    (AiBMcT)

  • 아슈리꿍 2017/02/26 15:55

    이렇게 만들 수 있을리 없지만 웬지 스크랩을 하고 있습니다. 멋진 인테리어네요!

    (AiBMcT)

(AiBM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