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서 두 렌즈 비교를 부탁하신 다른 분의 글에 리플로 남겼던 내용에, 가독성을 조금 향상시키고 다듬어서 옮겨봅니다.
일단 저는 둘 다 사용하다가 지금은 둘 다 방출했습니다. (이유는 후술하겠습니다.)
크게 다음과 같이 6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서 비교를 해보고자 합니다.
1. AF속도
2. AF정확도
3. 해상력
4. 최소초점거리
5. 보케
6. 기타
*AF속도와 AF정확도를 분리한 이유는, AF속도가 빠르다고 반드시 핀이 박히는 정확도가 높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소니의 35.4Z가 85.4GM보다 AF속도는 눈에 띄게 빠르지만, 결과물을 보면 85.4GM의 초점 성공률이 높습니다.
**최소초점거리는 여러분들이 크게 관심을 두시는 부분은 아닐 듯 합니다만, 바로 위의 해상력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기에 굳이 항목을 개설하였습니다.
***두 렌즈를 저울질하실 분이라면 가격이나 무게는 이미 감당가능하신 분일거라 생각되기에, 해당 부분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사용 바디는 A9(버전 6.0)이며, 렌즈 펌웨어는 모두 최신버전입니다.
1. AF속도
AF속도는 현재 아트쪽이 눈에 띄게 빠릅니다.
아트의 펌웨어 업데이트 전에는 둘이 또이또이한 수준이었는데,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에는 차이가 꽤 많이 납니다.
최소초점거리~무한대 왕복과 같은 경우에도 아트쪽이 시원시원하게 팍팍 꽂히는 느낌이 있습니다.
2. AF정확도
정확도는 자이스쪽이 더 좋습니다.
일반 단사, 연사 구분할 것 없이, 아트의 경우는 간혹 초점이 미세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사용자의 초점 민감도에 따라서는, 크게 어긋나지 않은 이상 '이정도면 선방한 것 아니야?'하실 수도 있으나,
저처럼 초점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분명히 불만이 생길 수 있을 만큼의 차이입니다.
또한, 아트는 간혹가다가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에 핀이 크게 튀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광에서 정지해있는, 이목구비가 뚜렷한 인물에 Eye AF를 사용하고 촬영했는데,
그 어디에도 초점이 맞아있지 않은 경우가 정말 간혹가다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LCD상에서는 눈에 초점이 맞았다고 초록색 네모가 확실히 박힌 상태입니다 -.-;;
촬영 직후에 깨달으면 모델에게 부탁을 해서 다시 촬영을 하면 되지만(당시의 상황과 표정, 분위기등을 다시 연출할 수 있다면 말이죠...)
소니 LCD 특유의 안타까운 화질과 어우러져서 얼핏보기에는 문제 없었던 사진이, 집에 와서 열어보고 엥?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
한 두번 이렇게 중요한 샷을 날려먹은 이후로는 아트의 AF정확성, 신뢰성에 믿음이 가질 않아서 항상 찍고나면 리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자이스에는 없습니다.
*두 렌즈 모두 근중거리(약 2~5m 이내)에서 빠르게 종이동하는(촬영자쪽으로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사람의 속눈썹에 칼핀을 박지는 못합니다. 자이스는 모터 구동속도가 부족한 것으로 보이고, 아트는 AF정확도가 떨어지는 걸로 보입니다.
3. 해상력
다른 분들의 평가를 봐도 그렇고, 실제 국내 국외의 각종 리뷰를 보아도 그렇듯 둘 다 정말 좋습니다.
어떤 것이 중앙부에서는 더 좋고, 어떤 것이 주변부에서 더 좋고 하는데, 개체차에 따른 오차범위 이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단, 최대개방 + 최소초점거리 부근에서의 근접촬영에서는 눈에띄는 차이가 납니다.
아트의 경우 최소초점거리에서의 촬영에서도 선명합니다만,
자이스의 경우 최소초점거리 부근에서 구면수차가 올라와서 해상력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아트와 같이 칼같은 해상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조금 조여줘야 합니다.
4. 최소초점거리
아트가 40cm, 자이스가 45cm입니다.
그리고 접사배율은 아트가 약 0.18x, 자이스가 약 0.15x입니다.
약 20%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아트가 피사체를 약 44%가량 더 커다랗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1.2 * 1.2 = 1.44)
그래서 겨우 5cm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실사용에서 느껴지는 최소초점거리의 차이는 굉장히 큽니다.
아트 사용하다가 자이스 사용하면 '어 이정도에서도 핀이 안들아간다고?' 싶은 경우가 굉장히 많고, 불편합니다.
또한 3번에서 언급한 최소초점거리 부근에서의 해상력 저하까지 더해져서, 자이스는 초근접촬영 및 간이접사에서 상당히 불리한 편입니다.
5. 보케
두 렌즈의 가장 극명한 차이입니다. 각자 특성이 너무나도 뚜렷합니다.
5-1. 점광원의 보케 형태
아트는 최대개방상태에서 조리개날이 완전히 열려있기 때문에 완벽한 원형이 나옵니다.
자이스는 최대개방상태에서 조리개날이 살짝 조여져있기 때문에, 11각형(?)이 나옵니다.
이게 완전히 11각형인건 아니고...
뭔가 원형인듯 하면서도 어딘가 동그랗지 않고 찌그러져있는 형태입니다.
다만 아트가 9매 조리개, 자이스가 11매 조리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F2.8 이후의 구간에서는 아트가 눈에 띄게 각이 지기 시작하는 반면, 자이스는 상당히 원형을 잘 유지합니다.
5-2. 주변부 찌그러짐, 회오리 보케
대물렌즈 구경이 더 큰 아트가 확실히 덜 찌그러지고, 따라서 회오리 치는 느낌도 훨씬 덜합니다.
반면 자이스는 55.8z마냥 미쳐돌아가는 회오리 수준은 아니지만, 대물렌즈가 작아서 구경식이 꽤 있으며...
무엇보다도 구석에서 보케가 흔히 말하는 럭비공, 고양이눈 모양도 아닌 요상한 형태로 찌그러집니다.
5-3. 원거리 보케(소형 보케)의 형상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나무나 수풀, 분수 등 반짝이기 쉬운 물체를 배경에 두고 촬영할 경우,
수많은 작은 보케들이 화면에 잔뜩 생기게 됩니다.
이 때, 아트는 보케의 가장자리 부분이 밝아지는 이른바 도넛형 보케가 생기기 쉬워집니다.
마치 록시아 2/50과 같은 올드렌즈 스타일의 보케가 나오기 때문에,
이것들이 서로 겹치게 되면 배경 처리가 상당히 지저분해지게 됩니다.
특히 최대개방에서 화면 주변부로 갈수록 심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자이스쪽이 훨씬 더 부드러운 배경 처리를 보여줍니다.
위는 참고 이미지로, 좌측이 자이스, 오른쪽이 아트입니다.
물론 올드렌즈와 같이 화려한 보케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트쪽의 보케가 더 매력적일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인 취향이나 최근의 트렌드에 따르자면 자이스쪽이 더 보기 좋은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케가 저렇게 작아졌을때의 이야기고,
근중거리 촬영을 하여 보케의 크기가 꽤 커졌을 때는 두 렌즈 모두 부드럽고 예쁜 배경흐림을 보여줍니다.
6. 기타
이 외에 특기할 만한 점으로는 플레어 억제력을 들까 합니다.
플레어 억제력은 자이스가 확실히 우세합니다.
아트의 플레어 형태가 나쁘지는 않은데, 역광촬영시 밴딩노이즈를 유발하는 보라색 플레어의 발생확률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때문에 역광촬영에서는 아무래도 자이스를 쓸 때보다 좀 더 조심스럽습니다.
또한, A9에서의 AF-C 촬영에서 자이스가 20연사를 지원하는 반면 아트는 15연사까지만을 지원하니,
이 부분이 중요하신 분은 꼭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요약-
아트를 사야하는 사람
-최대 개방에서 완벽하게 동그란 보케를 원한다
-회오리보케 혐오자
-간이접사 촬영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다
-핀 정확도에 목숨을 걸 만큼 민감하지 않다
-A9에서 동체추적 15연사로도 충분하다
자이스를 사야하는 사람
-어떤 장면에서도 극히 부드러운 보케를 원한다
-조리개를 조여도 보케가 원형이길 원한다
-구라핀은 용납할 수 없다
-플레어로 인한 밴딩노이즈 발생 확률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싶다
-A9에서 동체추적 20연사가 꼭 필요하다
이상입니다.
두 렌즈를 고민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내용추가
나중에 적는다는 방출 이유를 까먹고 적지 않았네요.
저의 경우 자이스는 근거리에서의 동체촬영시 AF속도에 부족함을 느껴서 방출하였고,
아트는 지저분한 원거리 보케 및 AF신뢰성이 아쉬워 방출하였습니다.
당장은 E마운트의 50mm구간 렌즈 중 제 요구조건(?)에 부합하는 렌즈가 없는 관계로 구매 계획이 없습니다만,
둘 중에 하나를 다시 영입해야 한다면 자이스를 고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에게는 보케의 부드러움과 AF신뢰성이 더 중요해서요.
https://cohabe.com/sisa/121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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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3. 6 추천 100개요.
진짜 af 속도와 정확도 부분. 배경흐림. 극 공감 합니다.
제가 35.4za를 방출한 이유가 85gm의 af때문입니다.
빠른데...부정확한 느낌이 계속되서...
그후 50mm도 아트와 비교하니 비슷하도라고요.
Af포인트 움직임의 속도보다 결과물의 핀의 정확도를 보면 50.4za에 손을 들어줍니다.
보케는 찌그러지는데 확실히 윤곽이 부드러운 느낌이죠.
원거리 보케가 정신없는건 시그마 렌즈의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요.
최근 발매된 40.4, 35.2, 그리고 45/2.8 렌즈는 이 부분이 확연히 개선되었는데 그 이외의 렌즈들의 보케는 부드러움하고는 좀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특히 저렴한 가격과 강력한 손떨방에 매력을 느껴서 구매했었던 70-200 스포츠는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 저 도넛보케가 작렬하는데다가 이선보케까지 난리도 아니여서 방출했습니다... -.-;;
좋은 비교 잘 읽고 갑니다. 사실 둘 다 써봤지만 막눈이라 저는 잘 모른다는...ㅎㅎㅎ
아트에서 자이즈로 이사온 1인 입니다
제가느낀 그대로 분석해 주셨습니다^^
저도 AF의 정확성이 차이가 나서 아트에서 자이즈로 넘어왔습니다.
분석하신 부분이 제가 느낀것과 같네요
정말 좋은 비교기네요. 50mm를 구입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자이스 쓰다가 아트로 간 1인입니다.
거의 정확한 분석이네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