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mm 녹트 가격을 보고 든 생각

NIKKOR Z 58mm f/0.95 S Noct
출시가격 : 1천만원-2천원=9,998,000원
라이카M용 Noctilux 50mm f0.95 출시가격이 15백만원이니 비싸다고는 할수 없는가?
그러나 라이카 버전 녹티 렌즈의 2/3 가격밖에 안하는데도 엄두도 못내는 걸 보면 새삼 가난이 실감납니다.
끽해야 20만원짜리 렌즈(집사람에게는 짧은거 10만원 긴거 20만원 통일)로 족해야지...여보~~~
비싼건 둘째치고 부자들이나 사라고 기술과시용으로 만든 것 같긴 한데, AF는 배제하더라도 과연 효용성은 있는 건가 궁금해졌습니다.
노출의 3요소인 셔터속도, 조리개, ISO중에 필름카메라 시절 필름이 가질수 있는 ISO는 끽해야 800수준(나중에 컬러는 1600까지 흑백은 3200까지 나오긴 했죠)인 상태에서 야간 촬영시 적정노출을 가질수 있는 방법은 셔터속도를 매우 느리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해버리면 핸드헬드가 불가하고 움직이는 피사체가 있을 경우 심한 블러가 나게 되겠죠.
그래서 조리개 구경을 키워 원활한 야간 촬영을 할수 있게 만든게 Noct렌즈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Noct라는 단어 자체가 라틴어 Nocti에서 나온 단어이고 "야간에"라는 의미이니 태생부터 야간에도 사진을 찍을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종의 특수 렌즈인 셈이 아닐까 싶네요. 틸팅이 되는 PC렌즈도 용도는 다르지만 수동방식 특수렌즈니까요.
조리개 구경을 극단적으로 키우게 되면 야간 촬영도 수월해지지만, 피사계심도도 극단적으로 얕게 되죠.
f0.95라는 f값으로 사물을 촬영하면 그야말로 입체적이고 몽환적인 순간을 연출할수 있으니 원래 목적보다는 다른 용도로 유명하게 된 렌즈라고 볼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구경이 커진만큼 화질도 매우 좋겠죠.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고 나서 상용ISO감도는 무지막지하게 올라가서 요즘 디지털 카메라는 ISO 6400수준까지는 노이즈 없이 깨끗하게 밤에도 촬영할수 있고, 셔터속도도 손떨림 보정 기능을 통해 어느정도 저속에서도 충분히 핸드헬드 촬영이 가능한 시대 아닙니까?
즉, 녹티 렌즈의 태생의 배경이 된 야간촬영이라는 용도가 현재는 유효하지 않다고 볼수있는 것이죠.
극단적인 배경날림을 제외하고 얻을수 있는 이점이 그렇게 크진 않고 AF도 안되는 렌즈를 천만원 주고 살 필요성은 전혀 없다고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지고 싶다......가지면 안되는 이유를 적다 보니 더 가지고 싶다...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역시 장비는 필요해서 사는게 아니라 가지고 싶어서 사는게 맞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