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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으로 기억합니다. 저의 전 직장이었던 인텔에서 제 통장으로 1만달러 정도의 돈을 입금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왜 입금했는지 이유를 알아보다가, 한국 기업의 혁신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1만 달러는 구글, 애플, 어도비, 인텔 등 미국 실리콘벨리의 최첨단 기업들이 2000년대 중반 상호 전문인력의 스카웃을 제한하기로 담합했던 사건의 보상금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도 실리콘밸리는 ‘인재영입 전쟁’ 중입니다. 좋은 사람을 영입하고, 빼앗기던 ‘사람의 전쟁’을멈추자고 기업들이 합의했지만, 미국법원은 이를 불법으로 판단했습니다.
2011년 전문기술인력들은 집단소송을 냈고, 당시에 근무했던 저는 (당시에 이직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1만 달러 정도의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좋은 사람은 좋은 회사에 다녀야 합니다. 그 길이 혁신과 창의력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좋은 인재가 한정된 회사에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소수의 기업이 최고의 인재를 독식하고 있습니다. 
‘인재비만’에 걸린 기업들은, 귀한 인재를 충분히 귀하게 여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인재정책은 창의력 극대화 전략입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그 기본입니다.  
눈치퇴근, 불필요한 잔업, 의견을 내기 어려운 상명하복식 기업문화는 사람 귀하게 여기지 못하는 기업문화의 잔영입니다. 
기업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창의력과 새로움이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는 정치·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문제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백발의 청년들이 여전히 도전적이며,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기업은 최고의 인재들이 쉰 살이 되기도 전에 뒷방으로 몰리고, 소진되어 밖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 현실이 바뀌어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혁신의 동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창의력이 혁신의 바탕입니다. 새로운 혁신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일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미국으로 영구적 이민을 결심했었습니다. 가장 혁신적인 벤처기업에서 다시 도전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개월의 시간동안 대한민국으로 다시 돌아와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았습니다.  
10살 막내아들과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교차되는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최고의 스타트업 입니다. 
새로운 벤처 대한민국을 이끌 대표선수를 선발해야 할 상황, 저는 문재인 후보의 팀과 함께 조국을 위해 헌신하고 싶습니다. 
권위주의와 기울어진 운동장이 지배하는 나라에게 4차 산업혁명은 분명 위기입니다. 하지만 공정과 창의가 꿈틀대는 나라에게 4차 산업혁명은 절호의 기회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전하고 혁신하는데 미력이나마 모든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971년 인천 출생
1994년 광운대 컴퓨터공학 학사
199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
200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 
2001년~2011년 인텔 수석매니저
2011년~2014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상무
2015년~2017년 2월 현대자동차 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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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미뉴미뉴 2017/02/23 10:59

    아씨..멋있어서 울컥하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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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쿠』 2017/02/23 11:23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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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bitte 2017/02/23 11:30

    백발의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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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너스담력 2017/02/23 11:31

    독도 전문가와 4차 산업을 위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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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크색둘리 2017/02/23 11:35

    인재 비만.
    저 4글자에서 드러나는 통찰력과 철학이 대단하네요.
    지금의 초심 잃지 않고 새로운 대한민국에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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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Alive 2017/02/23 11:39

    아아 현대자동차 연구소 ㅠ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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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kei-47 2017/02/23 11:43

    와... 프로필을 보니까 비교적 젊은? 나이에 엄청난 자리를 거쳤네요 ㄷㄷ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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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우고싶당 2017/02/23 11:56

    경선에서 이재명에게 투표할 예정이지만, 경선에서 문재인이 이기더라도 마음 놓고 지지할 수 있겠네요. 요즘 문재인의 행보가 참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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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虛雪 2017/02/23 11:58

    멋지다... 백발의 청년과 인재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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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컴파일러 2017/02/23 12:04

    인재들이 다 차별 대우 받고 있는 가장 최고의 후진 나라 대한민국 공정에서 부터 시작 할수 있는 불모지 임이 틀림 없습니다. 기회를 잘 잡으 셨네요. 나두 저기에 작은 힘이 될수 있는데. 아웃사이드는 오늘도 딴짓거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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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쌈질말고웃어 2017/02/23 12:08

    문재인의 인재영입을 보면 문재인이 바꾸고자하는 세상이 보이죠.
    능력중심 사회, 열심히 일하고 쉬지도 못하는데 이상하게 통장의 잔고가 없는 불합리의 개선
    특히 기업들은 최근 쏟아지는 구직자들과 정규직 자리의 불균형을 이용해서 노동을 후려치고
    코딱지만한 정규직도 비정규직화하려고하는데 대한민국의 생산인구의 인구절벽 금방입니다.
    후려쳐진 궁핍한 세대들이 자식도 못낳고 애가 있어도 대학 안보내거나 못보내고 그럼 이제
    인구절벽에서 전문인력 대졸이상 고급인력 어떻게 구할건가요? 대한민국 황폐화시켜놓고
    다른 선진국으로 본사 이전하실래요? 근데 대한민국에서 인건비 후려치던게 그동네선 힘들텐데
    화창할때 비올날을 대비하는게 맞죠. 장마철에 지붕수리하는게 아니라... 이 등신들아
    여튼 문재인의 인재영입은 꼭 저의 생각과 같네요. 대한민국의 문제를 정말 정확하게 보고있다는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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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별달 2017/02/23 12:09

    자랑스러운 우리 고등학교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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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rnerback 2017/02/23 12:21

    멋진 글이고 감동적이긴 한데... 인텔 삼성 현차...
    제가 문외한이긴 하지만  몸 담으셨던 기업들이 딱히 '혁신'이라는 상징성을 씌우기에는 좀 별로같은 느낌이...
    삼성 현대가 일단 혁신의 대표적인 상징이 아니니까 "인텔에서의 전 수석매니져"라고 브랜딩 하시는데
    솔직히 인텔의 행보들을 보면 인텔 역시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요. 양아치 소리 듣던 인텔인데...
    다른 영입인사들에 비해서 이분은 일단 좀... 빈 수레가 요란해보이긴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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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운나날 2017/02/23 12:24

    수년전 기술 배울때 전수를 해주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한 청년이 일본에서 극소수만이 아는 메뉴를 어렵사리 배워와서 한국에서 창업을 했더니 자본에 밀려 뺏기게 되어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이건 출처를 찾을 수 없는 카더라 같은 말이지만, 그 선생님이 없는 말을 지어내진 않았을거라 봅니다.
    이 말인 즉, 기술이 좋아도 자본이 밀어버리면 답이 없는 구조를 말씀해 주셨던거 같습니다. 어제의 기술이 오늘은 상식이 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끊임없이 면학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 하는 이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헌데 이걸 자본으로 밀어버리고 잠식을 해버리는 구조.
    네비게이션 어플 김기사가 카카오한테 몇백억에 넘겨버렸었죠. 이걸 두고 어떤 이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한계다라고 말입니다.
    페이스 북과 같은 그러한 것이 원천적으로 힘든 것이 아닌가.. 누군가 볼적에 몇백억이 거액이겠지만,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무언가로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사실 저 얘길 해준 분은 택시기사였습니다. 카카오택시가 나오기 이전에 그와 비슷한 어플을 개발하던 사람이였는데, 대리는 물론 도시가스검침, 거의 모든 택시에 블랙박스가 있으니 이를 통해 안전,치안 등에도 활용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하다가 모 회사에서 인수하겠다는 제의가 왔었는데 거절하고 완성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되었다고 말입니다. 굉장히 구체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제가 다 알아듣진 못했었죠. 좀 오래전 얘기이기도 하고요.
    당시에 저걸 개발할때 주변에서 손가락질을 당했답니다. 저 얘길 해준 택시기사 나이가 쉰이 넘었으니까요. 주변에선 생소해 했을테고, 허황된 말이라며 구름을 잡느라 남은 생을 왜 소모하느냐 질타도 받았답니다.
    결국 모든 것이 무산되고 잘 안되서 영업 택시 기사로 연명을 하고 있었죠. 당시 저 내용을 들으며 수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나라는 개선내지 개혁해야 할 부분이 많은거 같습니다.  단군이례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이들이 넘쳐나지만, 그 인재들이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에 있게끔 해주는 것. 또는 하고자 하는 것을 최소한 할 수 있는 기회라도 제공이 된다면, 실업율이 이정도이진 않을 것이고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에 비해 꿈과 희망이 없다고 울부짖는 비참한 상황은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듭니다.

    (HMjc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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